
***교회신문 > 제 580호 커버스토리. 현재의 고난은 그날의 영광과 비교할 수 없다
정말 힘든 여정이었다. 미국에서 멕시코시티(Mexico City)를 거쳐 캄페체(Campeche)까지 이르는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나니, 마치 어두컴컴한 굴속을 간신히 헤쳐 나온 느낌이다.
해가 거듭될수록 남미 선교의 먼 길이 버겁기만 하다. 특히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지대로 호흡조차 힘들게 하는 멕시코시티를 거치는 길은 더욱 힘들다. 아직 시차로 밤낮이 바뀌어 어지러운 마당에 고산지대의 호흡곤란은 이중 삼중의 고통이다. 그래서 되도록 이 도시를 거치지 않는 다른 노선을 찾아보지만, 멕시코(Mexico)의 지방 도시들로 가는 길은 대부분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거치게 되어있는 터라 달리 뾰족한 수가 없다.
캄페체로 가는 국내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저 앞에서 김성자 전도사가 손을 흔들며 반가워한다. 뉴욕(New York)에서 오는 길인데, 비행시간이 맞지 않아 이곳에서 10시간이나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65세의 몸으로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목사님은 그런 김성자 전도사를 보고 더욱 측은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셨다.
공항 게이트는 왜 이리 어두운 것인지, 무거운 몸을 더욱 내려앉게 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비행기가 떴는지도 몰랐는데, 스피커로 벌써 착륙을 준비하는 멘트가 흘러나왔다. 이미 밖은 깊은 어둠이 내려 밤 11시가 넘어있었다. 짐을 찾고 나니 자정이 넘었다. 온몸이 물에 흠뻑 젖은 솜 같다. 목사님은 화장실을 들려 나오시며, “이젠 힘들어서 도저히 못 다니겠구나.” 하신다. 목사님에게서 좀처럼 듣기 힘든 말씀이지만, 우리도 이리 힘든데 목사님은 오죽하실까 하는 생각에 적극 공감했다.
그런데 공항 입국장을 나서니 그 늦은 시간임에도, 세사르(Cesar) 목사와 마르코(Marco) 집사, 그리고 한 무리의 인디언 성도들이 선물을 들고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어둑어둑한 공항 주차장에서 그들은 작은 소리로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며 환대해주었다.
그들이 조용히 연주하는 기타 소리, 그들의 깊은 마음에서 흘러나오는 찬양소리는 피곤에 젖은 우리의 심령을 겸손한 마음으로 씻어주고 있었다. 목사님은 머리를 숙이신 채, 두 손을 들고 그들의 찬양을 묵묵히 듣고 계셨다. 그리고 비디오 촬영을 준비하라고 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진심으로 환대해주는 여러분을 보니, 이곳에 내리며 힘들어 도저히 못 다니겠다고 했던 내가 너무도 부끄러워집니다. 여러분을 보고 그날에 나를 환영해줄 주님과 천군천사를 그리며 새 힘을 받았습니다. 어찌 여느 세상의 환영식과 비교하겠습니까? 정말 주의 이름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 천국에 가걸랑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천군천사들을 명하여 대대적인 파티를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인디언 성도들을 일일이 포옹해주셨다. 그런데 한 성도가 목사님 품에 안기는가 싶더니 몸을 부들부들 떨며 갑자기 넘어지는 것이었다. 귀신이 드러났던 것이다. 목사님은 그를 위해 기도해주셨다.
“살다 살다 결혼식 주례하다가 신부에게서 귀신이 드러나 쫓아본 적은 있었지만, 공항에서 인사하다가 귀신을 쫓는 사건은 또 처음이다. 내가 비디오 촬영을 준비하라고 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구나.”
다음날 아침, 이틀간 목회자 및 실업인 세미나가 열릴 호텔 컨퍼런스 룸을 둘러보았다. 멕시코 사람들이 대개 그렇지만, 느릿느릿한 그들은 아직 제대로 된 준비조차 시작하지 않고 있었다. 목사님은 직접 의자를 나르고 단을 꾸미며 세미나 준비를 진두지휘하셨다. 우리는 준비 작업에 동참하며 우스갯소리처럼 말했다.
“세상에 세미나 강사가 직접 준비하는 분은 우리 목사님밖에 없을 거야.”
목사님의 자세는 늘 한결같다. 목사님 사전에 대강이란 없다. 지극히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어쨌든 명작을 만들어야 한다. 그 정신 하나로 오늘의 성공적인 목회를 이루신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준비한 세미나 시작을 앞두고 우리에겐 참으로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교기행에 계속)
♣ 이초석: 생각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도다 (롬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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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혜로운 찬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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