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千字文(천자문) - 90
殆 위태할 태
辱 욕될 욕
近 가까울 근
恥 부끄러울 치
■ 殆辱近恥(태욕근치) : 욕됨에 이르면 수치(羞恥)가 가까우니,
林 수풀 림
皐 언덕 고
幸 다행 행
卽 곧 즉
■ 林皐幸卽(임고행즉) : 산수간(山水間)에 나아감이 바람직하도다.
90. 殆辱近恥 林皐幸卽(태욕근치 임고행즉)
: 위태롭고 욕된 일이 있으면 수치가 가까우니 기회를 보아 물러나서 숲 속 물가로 나아가 閑居(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이 귀한 지위에 오르게 되면 윗사람에게는 혐의를 받는 경우가 많고 아랫사람에게는 미움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그마한 실수에도 곧 치욕을 받게 된다. 시기를 보아 자리를 내놓고 물가를 가서 한가한 몸이 되도록 하라는 말이다.
老子(노자)는 “족한 것을 알면 모욕을 당하지 않고 그칠 것을 알면 위태로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적당한 시기에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벼슬자리를 오래 하면 욕도 많다. 우리나라 속담에 “썩은 밤송이 삼 년 간다.”라는 말이 있다. 벼슬자리에서 물러날 정도가 되었는데도 계속 추하게 물고 늘어져 버티는 경우를 풍자하는 말이다.
태(殆)는 '위태할 태', '다가설 태'이고, 욕(辱)은 '욕될 욕'이며, 근(近)은 '가까울 근', 치(恥)는 '부끄러울 치'입니다.
태욕(殆辱)은 '욕됨에 이르다'는 뜻이며, 근치(近恥)는 '수치(羞恥)가 가깝다'란 뜻입니다.
맹자(孟子) 진심장구(盡心章句)에서,
● 人不可以無恥(인불가이무치)- "사람에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 無恥之恥 無恥 (무치지치 무치의)-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을 부끄러워하면, 결국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
라고 했는데,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수오지심(羞惡之心)하며, 이를 맹자는 의(義)의 근본이라 했습니다.
과욕(過慾)은 화(禍)를 부르고, 욕됨에 이르면 수치가 눈 앞에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임(林)은 '수풀 림', 고(皐)는 '언덕 고', '늪 고', 행(幸)은 '다행 행', '즐길 행', 즉(卽)은 '곧 즉', '나아갈 즉'입니다.
임고(林皐)에서 임(林)은 '우거진 수풀"이고, 고(皐)는 '늪'이란 뜻이니, 임고(林皐)는 '숲이 있는 물가'를 말합니다.
그런데, 임(林)은 산림(山林)을 말하고, 고(皐)는 물가를 뜻하니, '산수(山水)'라고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행즉(幸卽)은 '즐겨 나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임고행즉(林皐幸卽)은 "산수간(山水間)에 나아감이 바람직하다" 라는 말입니다.
욕됨에 이르렀는데도 버티면 수치(羞恥)스러운 치욕(恥辱)을 당하기 마련입니다.
세상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훌훌 털고 산수간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