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수아 1기 조은애입니다.
1기가 후기 안 쓴다고 성화이신 태현샘, 기쁘시죠? ㅎㅎ
어제 마지막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를 나누고 나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진도를 다 나간 요즘 애들한테 시험범위에서 중요한 내용 짚어주라고 시키고 있는데요,
유독 수업하기 가장 어려운 반에서는 자원하는 아이가 없는 거예요.
어쩝니까...
난 너네 반 수업이 제일 싫거든요...
가뜩이나 월요일 수업시간에 이 아이들이 보여준 모습은...
그러던 중 날아온 사서 선생님의 메시지.
12월 도서실 사용현황표였습니다.
금요일 수업을 도서실에서 할 수 있더군요. 아싸. 바로 예약했습니다. 만화나 보며 날 괴롭히지 말아라.
그러던 중 날아온 컴시간 알리미의 메시지.
목요일 수업 시간 변동입니다. 아싸. 도서실 비는 시간으로 변동되었습니다. 이틀 연속 도서실이다~
그런 후 계산해 보니. 다음 월요일 한 시간 남더라고요.
마지막 시간이니까 다른 반에서 애들이 수업한 내용을 짜깁기해서 초성퀴즈 내며 시간 보내야지~~~
그런데...
대화를 하라는 거죠.
제일 먼저 떠오르는 수업하기 싫은 반. 고민했습니다.
일단 금요일까진 도서실에 두는 거야. 그리고 월요일에 대화해야지.
아니야. 생각났을 때 하라고. 주말 지나면 이 마음 사라진다.
저는 정말, 위험(?)한 선택을 했습니다.
오늘도 도서실에서 만화나 보는 줄 알았던 아이들을 교실로 불러올린 겁니다.
역시나 애들은 도서실이 더 따듯하다는 둥, 왜 도서실이 아니냐는 둥, 궁시렁궁시렁거립니다.
저는 참...
교실을 한바퀴 빙 둘러보며,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도 쳐다보려고 하며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래도 안 보는 아이는 계속 안 봤습니다만.... 흑.)
100% 진심은 아니었지만 이런 내용의 말을 했습니다.
"어제 도서실에 너희들을 불렀더니 너희들 얼굴을 볼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얼굴 보고 수업하려고 교실로 불렀어."
애들이... 왜 그랬냐는 표정으로 절 쳐다 봅니다.
"아... 보고 싶어하면 안 되는 거였구나. 미안. "
마지막 말은 농담조였지만 어쨌든 애들의 반항(?) 섞인 눈빛은 누그러 들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음 월요일에 하려던 짜깁기 초성 퀴즈를 써 버린 거지요!!! ㅠ
내 마지막 아이템을!!! ㅠ.ㅠ
답만 말하고 지나가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며!!!
지난 월요일의 그 반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만... 그래서 좋았습니다만...
그게 꼭 어제 생각한 것을 실천(실천이나 했냐만은)했기 때문이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다음 주 월요일은 어쩌죠??
무려 6교시, 마지막 시간인데...
첫댓글 마지막 아이템까지 사용하시다니.. ㅋㅋ 그런 기분 저도 경험해 봤지요. 마지막이야 하며 써 먹은 아이템 이후 한 시간이 더 남았을 때의 절망감이란.. 근데 왠지 샘 음성 지원이 되는 것 같아요. 두 번째 모임 때 국어과 모임에서 같이 토론하셨던 분 맞지요? ㅎㅎ
앗 제가 음성지원이 될만큼 특이사항이 있나요? ㅎㅎㅎ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모임엔 오시는 거죠? ^^
특이사항이라기보다는 샘의 안타까움이 여기까지 느껴져서요. ㅎㅎ 다음엔 가야죠. 오늘은 회복적 생활지도(?) 워크샵 가기로 했는데 이번 주 완전 풀가동이었습니다!! 행수만을 스킵한 게 마음에 걸려서라도 다음 모임에는 꼭!! ㅎㅎ
@서정 : 회복적 정의를 가셨구나..ㅋㅋ,
@은애 : 모든 것을 써 먹은 선생님에게 화이링!!!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