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중동부 DMZ. 산천어의 고장 화천은 1급수의 맑은 물이 흘러 수달의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화천댐 건설로 생겨난 거대한 호수 파로호와 북한의 의도적 댐 방류를 막기위해 지어진 평화의댐은 자연명소가 되었고 고라니, 너구리, 산양 등의 희귀동물은 살 곳을 마련하게 되었다. 가장 치열했던 전선에서 청정자연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화천댐은 1944년에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댐으로 수로식 수력발전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한국전쟁당시 화천댐은 남한전력의 주요공급원이었기 대문에 이를 차단할 목적으로 온 중공군과 치열한 일전을 벌이기도 했던 역사적 유적지이다. 이밖에도 파로호를 거슬러 올라가 있는 평화의 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안보, 자연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화천 DMZ - 평화와 생명을 꿈꾸다
DMZ의 중부 산악지역에 속하는 강원도 화천은 동쪽으로 태백산맥이 펼쳐지고 북쪽의 광주산맥 자락에 1,000m가 넘는 대성산, 적근산, 흰바우산 등이 전개되면서 전반적으로 높고 험준한 산지 지형을 이룬다. 화천의 동쪽지역으로 북한강이 흘러 파로호로 흘러드는데 산간지역이라 일반적인 강유역처럼 평지가 거의 없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예로부터 손바닥만한 하늘만 볼 수 있다고 전해지는 산 깊은 청정한 지역이다. 화천은 생물지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60년 가까운 과거에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던 곳에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전당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이제 화천은 평화생명지대(PLZ: Peace Life Zone)의 중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화의 댐, 비목공원, 백암산, 파라호 안보전시관 등을 연결하는 코스는 세계적인 생태·평화관광지이다.
산양의 단절, 수달의 소통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은 한국 내에 700여 마리가 있는데 이 중 100여 마리가 화천과 양구지역에 서식하고 있다. 또한 인제, 철원 등 강원도 지역 DMZ 내에는 300마리 가까운 산양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철책선에 가로막혀 DMZ 내 산양과 민통선 지역 두 산양 그룹은 60년 가까이 교류가 단절된 상태다.
반면, 수달은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최근 수달연구센터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달에 전파발신기를 달아 평화의 댐에서 방사를 했는데, DMZ 내부에서 보내오는 신호가 잡혔다. 이는 수달이 남북을 오가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동해안 바닷가를 통해 수달이 남북으로 오고 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단절된 채 살아가는 DMZ의 산양이 수달처럼 자유롭게 남북을 오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북한강의 발원지 화천댐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와 간동면 구만리 사이에 있는 북한강의 발원지, 화천댐. 수력발전도 하고 있고, 홍수대비도 하는 이로운 댐이다. 그러면서도 일제가 대륙침략을 위한 전력생산 용으로 만들어진 아픈 역사를 품고 있기도 하다. 1944년에 완공된 후 거대한 인공호수가 생기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파로호이다. 주변의 첩첩한 산들과 구불구불한 물길, 큰 호수가 어우러져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인간의 거대한 건축물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주소 :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1134-1)
평화통일의 기원장 - 세계평화의 종공원
구만리 파로호 선착장에서 이름도 예쁜 물빛누리호를 타고 1시간 20분가량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평화의 댐이 나온다. 평화의 댐 선착장에 내려 아담한 가로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세계평화의 종공원이 보인다. 이곳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종, 세계평화의 종을 만날 수 있다. 이 종은 세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종으로, 한국전쟁 당시의 탄피들과 전 세계 29개국 분쟁지역의 탄피들을 모아 2009년 5월에 완성되었다. 실제로 종을 쳐보면 산과 물에 어울리는 은은한 종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산책로처럼 잘 조성된 공원을 걸으면서 세계 각국의 종들도 구경해본다. 근처에 화천의 명물인 산천어요리 집이 있어서 맛있게 밥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다음 코스로 향한다.
한국전쟁의 기억을 간직한 인민군사령부 막사
상서면 다목리로 넘어가면 인민군사령부 막사가 나온다. 1945년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 사령부의 막사로 지어진 것으로 등록문화재 제 27호로 지정되어있다. 찾아가보니 전쟁영화에서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화강암과 시멘트로 만든 벽이 단단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전해진다. 다행히 주위에 들꽃들과 풀들이 자라주어 전쟁의 상처를 가려주는 것 같다. 이곳에서 청정자연을 자랑하는 산양리를 지나 칠성전망대로 향한다.
분단의 상황이 실감나게 느껴지는 곳 - 칠성전망대
칠성전망대는 민간인출입통제구역이기 때문에 가기에 앞서 약 7일 전에는 화천군청 문화관광과에서 허락을 받아야한다. 이곳은 중동부 전선 최전방 전망대로 북한과 불과 1.5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차량으로 이동해서 전망대에 오르니 사병이 친절하게 브리핑을 해준다. 여러 겹의 철책들과 군인들, 겹겹이 서있는 산들이 멀리까지 펼쳐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군 도로와 사단소 등 북한의 군사시설들이 눈에 들어온다. 어쩐지 지금의 분단 상황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비수구미 마을 » 파로호가 빚은 육지 속 작은 섬마을
물 반 고기 반인 파로호는 곳곳에 빼어난 경치를 숨겨두고 있는데 대표적인 비경이 비수구미 마을이다. 해산령 고개를 넘어 평화의 댐 방면으로 가다 보면 우측에 비수구미 마을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를 지나 500m 후방 파로호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므로 육지 속의 섬 마을이라 불리는 것이다. 배를 타지 않고 도보로 가는 방법도 있다. 바로 해산령 쉼터 우측 산길로 걸어내려가는 것인데 산길 따라 흐르는 계곡물소리 벗 삼아 걸으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이처럼 산길 따라 혹은 물길 따라 찾아가는 비수구미 마을은 한국전쟁 이후 화전민들이 모여 들면서 마을을 이루었고 한때 100가구가 넘게 살기도 했지만 70년대 이후 화전민들이 모두 마을을 떠나 현재는 세 집만 남아 있다.
(주소 :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산 215)
평화의 댐 » 사람 대신 자연이 평화의 물꼬를 트는 곳
파로호를 거슬러 올라 가파른 산굽이를 돌고 돌아 해산터널을 지나면 높이 125미터의 거대한 평화의 댐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울울창창한 산림에 둘러싸여 경치는 더할 나위 없이 수려하지만 마땅히 있어야 할 물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강 상류에 쌓은 북한 금강산댐(임남댐)의 둑이 터지면 쏟아지는 물을 막기 위해 방어용으로 지은 대응댐이기 때문이다. 1986년 착공 당시에는 80미터였으나 지금은 금강산댐보다 3.5미터 더 높은 125미터에 저수 용량도 0.3억톤 큰 26.3억톤으로 완공되었다. 안타까운 분단의 상징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물의 고장 화천을 대표하는 안보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평화의 댐 상류에는 자연스럽게 습지가 만들어져 생태계의 보고로 거듭나고 있다. 청정 습지인 이곳에는 수달, 삵, 담비 등 보호가치가 높은 야생동물이 주로 살고 있는데, 지난 2006년에는 길 잃은 어린 수달을 보호하다가 평화의 댐 북쪽의 안동철교 아래서 방사했다. 차마 사람은 갈 수 없으니 너라도 대신가서 평화통일의 물꼬를 트고 오라는 깊은 염원을 담아 평화의 댐 북쪽의 안동철교 아래서 방사하기도 했다.
(주소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산 321-4)
평화의 댐 세계 평화의 종
범종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이 평화의 댐 안에 있다. 세계 평화의 종이다. 에티오피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 세계 분쟁 현장에서 보내온 탄피, 포탄 등을 이용해 만든 것으로 넓이 3m, 높이 5m, 무게 37.5톤이다. 전통 무게 단위로 치면 1만 관이지만 실제로는 9999관이다. 나머지 1관은 종 윗부분에 달린 비둘기 날개인데 통일 후에 붙이려고 따로 분리해 전시하고 있다. 세계 평화의 종을 중심으로 소박하게 꾸민 세계 평화의 종 공원에는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보내온 각국의 종들이 모여 있고,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한 인물들의 ‘악수하는 손’ 조각품도 볼 수 있다.
자전거 싣고 떠나는 무박2일 에코레일열차
DMZ 주변을 자전거로 달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에코레일열차를 타고 신탄리역으로 가는 것이다. 오대미마을, 백마고지, 노동당사를 거쳐 이걸리 검문소, 전선휴게소, 직탕폭포, 고석정을 돌아 다시 신탄리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신탄리역에서부터는 자전거 투어를 할 수 있다. 각각의 거리가 2km~7km 사이지만, 마지막 고석정에서 신탄리역까지는 약 20km 정도다. 무박2일 에코레일열차로 떠나는 DMZ 기차여행 참조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542
산악자전거 타고 달리는 안동철교 일대
화천군 평화의 댐 부근의 이 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드물어 마치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 고요하다. 길 왼편으로는 북한강이 흐르고 오른편으로는 고라니와 산새가 살 고 있는 숲이 펼쳐져 있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산악자전거인들에게는 최고의 MTB 코스로 인정받고 있다. 출입 10일 전까지 화천군청 문화관광과(033-440-2731,www.tour.ihc.go.kr)으로 출입 신청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