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8일 주일
(녹) 연중 제23주일
(녹) Twenty-third Sunday in Ordinary Time
대 피터르 브뤼헐, 십자가를 진 그리스도, Pieter Bruegel the Elder, Christ Carrying the Cross, 1564, Oil on oak panel, 124 x 170 cm,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박물관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3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 재물을 분별하여 사용하고 천상 사물을 알아보도록 이끄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로서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성령의 지혜를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119(118),137.124
주님, 당신은 의로우시고 당신 법규는 바르옵니다. 당신 종에게 자애를 베푸소서.<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저희를 구원하시어 사랑하는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를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참된 자유와 영원한 유산을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지혜서의 저자는, 주님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면 누가 그분의 뜻을 깨닫겠냐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오네시모스를 종이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로 맞아 달라고 옥중에서 부탁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당신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신다(복음).
그리스도 왕, Christ the King, St. Catherine’s monastery, Sinai. 6세기경. 가장 오래된 이콘, 시나이 성 카타리나 수도원
필립포 게라르디, 지혜의 승리, Filippo Gherardi, The Triumph of Wisdom, 1671, Oil on canvas, Convent of San Giorgio Maggiore, Venice. 이탈리아 베네치아 성 조르조 마조레 수녀원
에기디우스 사델러 2세, 무지를 정복하는 지혜, Aegidius Sadeler II, Wisdom Conquering Ignorance, 1590s, Engraving on paper, 505 x 360 mm, Szépmûvészeti Múzeum, Budapest. 헝가리 부다페스트 미술박물관
제1독서
<누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9,13-18
13 어떠한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겠습니까?
누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14 죽어야 할 인간의 생각은 보잘것없고, 저희의 속마음은 변덕스럽습니다.
15 썩어 없어질 육신이 영혼을 무겁게 하고
흙으로 된 이 천막이 시름겨운 정신을 짓누릅니다.
16 저희는 세상 것도 거의 짐작하지 못하고
손에 닿는 것조차 거의 찾아내지 못하는데
하늘의 것을 밝혀낸 자 어디 있겠습니까?
17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18 그러나 그렇게 해 주셨기에 세상 사람들의 길이 올바르게 되고
사람들이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으며 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Reading 1
Wis 9:13-18b
Who can know God’s counsel,
or who can conceive what the LORD intends?
For the deliberations of mortals are timid,
and unsure are our plans.
For the corruptible body burdens the soul
and the earthen shelter weighs down the mind that has many concerns.
And scarce do we guess the things on earth,
and what is within our grasp we find with difficulty;
but when things are in heaven, who can search them out?
Or who ever knew your counsel, except you had given wisdom
and sent your holy spirit from on high?
And thus were the paths of those on earth made straight.
화답송
시편 90(89),3-4.5-6.12-13.14와 17(◎ 1)
◎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 인간을 먼지로 돌아가게 하시며 당신은 말씀하시나이다. “사람들아, 돌아가라.”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사옵니다. ◎
○ 당신이 그들을 쓸어 내시니, 그들은 아침에 든 선잠 같고, 사라져 가는 풀과 같사옵니다. 아침에 돋아나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 말라 버리나이다. ◎
○ 저희 날수를 헤아리도록 가르치소서. 저희 마음이 슬기를 얻으리이다. 돌아오소서, 주님, 언제까지리이까? 당신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 아침에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는 날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실어 주소서. ◎
Responsorial Psalm
Ps 90:3-4, 5-6, 12-13, 14 and 17
R. (1) In every age, O Lord, you have been our refuge.
You turn man back to dust,
saying, “Return, O children of men.”
For a thousand years in your sight
are as yesterday, now that it is past,
or as a watch of the night.
R. In every age, O Lord, you have been our refuge.
You make an end of them in their sleep;
the next morning they are like the changing grass,
Which at dawn springs up anew,
but by evening wilts and fades.
R. In every age, O Lord, you have been our refuge.
Teach us to number our days aright,
that we may gain wisdom of heart.
Return, O LORD! How long?
Have pity on your servants!
R. In every age, O Lord, you have been our refuge.
Fill us at daybreak with your kindness,
that we may shout for joy and gladness all our days.
And may the gracious care of the LORD our God be ours;
prosper the work of our hands for us!
Prosper the work of our hands!
R. In every age, O Lord, you have been our refuge.
세밀화가 영국, 성 바오로의 서한, MINIATURIST, English, Epistles of St Paul with Gloss, c. 1150, Manuscript (Ms. Auct. D.1.13), Bodleian Library, Oxford, 옥스퍼드 보들리 도서관 필사본
성 필레몬(Philemon, 우)에게 사도 바오로(Paulus, 좌)의 편지를 전하는 성 오네시모(Onesimus)
성 오네시모(Onesimus)를 맞아들이는 성 필레몬(Philemon, 우)
제2독서
<이제 그를 종이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받으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필레몬서 말씀입니다. 9ㄴ-10.12-17
사랑하는 그대여, 9 나 바오로는 늙은이인 데다가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님 때문에 수인까지 된 몸입니다.
10 이러한 내가 옥중에서 얻은 내 아들 오네시모스의 일로
그대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12 나는 내 심장과 같은 그를 그대에게 돌려보냅니다.
13 그를 내 곁에 두어,
복음 때문에 내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그대 대신에 나를 시중들게 할 생각도 있었지만,
14 그대의 승낙 없이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대의 선행이 강요가 아니라 자의로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15 그가 잠시 그대에게서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를 영원히 돌려받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16 이제 그대는 그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그가 나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형제라면,
그대에게는 인간적으로 보나 주님 안에서 보나 더욱 그렇지 않습니까?
17 그러므로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아들이듯이 그를 맞아들여 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Reading 2
Phmn 9-10, 12-17
I, Paul, an old man,
and now also a prisoner for Christ Jesus,
urge you on behalf of my child Onesimus,
whose father I have become in my imprisonment;
I am sending him, that is, my own heart, back to you.
I should have liked to retain him for myself,
so that he might serve me on your behalf
in my imprisonment for the gospel,
but I did not want to do anything without your consent,
so that the good you do might not be forced but voluntary.
Perhaps this is why he was away from you for a while,
that you might have him back forever,
no longer as a slave
but more than a slave, a brother,
beloved especially to me, but even more so to you,
as a man and in the Lord.
So if you regard me as a partner, welcome him as you would me.
복음 환호송
시편 119(118),135
◎ 알렐루야.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빛나게 하시고 당신 법령을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 알렐루야.
Alleluia
Ps 119:135
R. Alleluia, alleluia.
Let your face shine upon your servant;
and teach me your laws.
R. Alleluia, alleluia.
마스터 토마스 데 콜로스바르, 십자가를 진 그리스도, Master Thomas de Coloswar, Christ Carrying the Cross, 1427, Tempera on pine, 87 X 68.5 cm, Christian Museum, Esztergom. 헝가리 에스테르곰 크리스천 박물관
운보 김기창, 십자가를 지고, 1952
바치 라힙, 제자들을 가르치시는 그리스도, 1684년, Ilyas Basim Khuri Bazzi Rahib, Christ Teaching the Disciples, 1684, Walters Art Museum, Baltimore, United States. 미국 볼티모어 월터미술관
복음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5-33
그때에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Gospel
Lk 14:25-33
Great crowds were traveling with Jesus,
and he turned and addressed them,
“If anyone comes to me without hating his father and mother,
wife and children, brothers and sisters,
and even his own life,
he cannot be my disciple.
Whoever does not carry his own cross and come after me
cannot be my disciple.
Which of you wishing to construct a tower
does not first sit down and calculate the cost
to see if there is enough for its completion?
Otherwise, after laying the foundation
and finding himself unable to finish the work
the onlookers should laugh at him and say,
‘This one began to build but did not have the resources to finish.’
Or what king marching into battle would not first sit down
and decide whether with ten thousand troops
he can successfully oppose another king
advancing upon him with twenty thousand troops?
But if not, while he is still far away,
he will send a delegation to ask for peace terms.
In the same way,
anyone of you who does not renounce all his possessions
cannot be my disciple.”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보편지향기도는 따로 제공하지 않으며 매일미사 책 또는 과거의 보편지향 기도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예물기도
하느님,
저희에게 참된 믿음과 평화를 주셨으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합당히 공경하고
거룩한 제사에 참여하여 온 마음으로 이 신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7 : 그리스도의 순종과 우리의 구원>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세상을 더없이 사랑하시어
그리스도를 저희에게 구세주로 보내 주시고
죄 말고는 저희와 똑같은 처지에서 살게 하셨나이다.
그리하여 성자를 사랑하셨듯이 저희를 사랑하시고
저희가 순종하지 않아 죄를 지어 깨뜨린 계약을
성자의 순종으로써 다시 맺어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주님,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양하며 환호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42(41),2-3
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그리나이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하나이다.
<또는>
요한 8,1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 자기 소유를 다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을 따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자기 목숨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당신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 지혜서의 저자는 겸손하게 고백합니다. “썩어 없어질 육신이 영혼을 무겁게 하고, 흙으로 된 이 천막이 시름겨운 정신을 짓누릅니다.”<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믿는 이들을 생명의 말씀과 천상 성사로 기르시고 새롭게 하시니
사랑하시는 성자의 크신 은혜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오늘의 묵상
예전에 아들을 너무나 아낀 한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시집온 며느리가 아들을 빼앗아 간 것 같아서 며느리를 미워하였습니다. 결국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괴롭힘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아들은 어머니를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평생 아들을 위해서 살았는데 그럴 수 있느냐며 자신을 떠난 아들을 원망하였습니다.사람들은 흔히 ‘사랑’과 ‘소유’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위 어머니가 한 것은 ‘소유’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물건은 소유하는 것이고 사람은 사랑해야 합니다. 사람을 물건처럼 소유하려 하니 좋은 결말을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랑하면 오히려 보내 주어야 합니다.성모님께서는 가장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성전에서 봉헌하셨습니다. 아드님이 십자가에서 죽으면 안 된다고 떼를 쓰지 않으셨습니다. 이미 하느님께 봉헌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봉헌하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표현 방법입니다. 사랑하면 흘려보내 주어야 합니다.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 여기서 ‘미워하라’는 말은 ‘봉헌하라’는 뜻입니다. 봉헌할 줄 모르는 사람은 주님의 제자가 될 자격을 잃습니다.예수님께서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 투자의 귀재가 자신에게 적은 돈을 맡기면 크게 불려 주겠다고 말한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적은 돈을 아끼지 않고 과감히 그에게 내어 줄 것입니다. 이렇게 더 큰 돈을 위해서 적은 돈이라도 내어놓아야 하듯이, 더 큰 사랑을 위해서는 사랑하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겨야 합니다.이것이 주님을 향한 사랑입니다. 주님을 사랑하려면 다른 모든 것을 내어놓고 미워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아드님까지 내어놓으셨습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 Good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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