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흥분된 목소리로
'엄마 내가 반주자로 결정이 되었어" 라며 바쁜 수업중 전화가 왔다.
7월달 꿈.끼 작음음악회때
3학년은 리코더를 두 곡 부르는데 그 리코더에 맞추어 반주자를 선발한다고 하였다.
예솔이가 반주자 하고 싶다해서
"예솔이 정도면 할 수 있을걸" 용기주고
피아노 칠 때면 딩당딩당 연습 하더니
개굴개굴 개구리는 그래도 쉬웠든데
문 리버는 코드 변형이 많아서 어려웠는데
3명이 선발되어 나가서 예솔이가 제일 적게 틀려서 예솔이가 되었다고 했다.
(공정한 심사였겠지만, 3학년 담임쌤이 예솔이를 많이 챙겨주시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문리버는 연주하는 것을 들어봤는데
코드 맞지 않는 것이 많아서
"예솔아 엄마가 피아노학원 쌤께 연락해 놓을테니 지금 니가 치고 있는거 말고 배워서 다시 쳐봐." 일러주고
오늘 피아노 학원에 가면 악보 먼저 드리고 쌤이 가르쳐 주는대로 어려워도 짜증내지 말고 배워오라고
아침에 일러주고 학교에 보냈다.
4시가 넘어서 예솔이 전화한통화.
"엄마. 원장쌤이 문리버 안가르쳐줘."
"'원장쌤 바쁘나?""
'"응 바뻐'"
"'그러면 내일 가르쳐 주려나 보네. 악보 먼저 드려.'"
'"나 악보 내가 못 줘.' "
'"그러면 친구랑 같이 가서 악보 드려.'"
'"나 그렇게 못 해.'"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해. 집에 와서 보자.'"
'"엄마 나 혼자 문리버 칠 수 있는데 왜 배우라고 하는데?'"
'"알알어. 있다가 집에서 얘기해.'"
그러고선 문자 한 통.
(사진첨부)ㅋㅋ
예솔 하교후
한창 공부방 학생들 많은 시간이여서 얼굴도 못 보고 안부도 못 보고 방에 들어갔는데,
수업 마치고 나와서
"엄마 나 피아노 학원에서 조금 울었어"
"왜?"
"엄마 문자 보고"
"엄마 문자가 왜?"
"화이팅 이라는 그 말 보고 조금 마음이 감동이 됐어."
음...
나는 내가 한 타임 잘 참은게 또 모른척 한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 오늘 한 일중에 제일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머 어떤 이유로 내 마음에 여유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예솔이가 왜 배워야 하는데. 스트레스 받아. 이 문자 보고서는 원래같으면
'니가 좋아서 한다고 해 놓고 왜 엄마 보고 그러는데? 잘 할 수 있으면 도움 얻지마. 엄마는 도와주려고 한거지. 엄마 마음 그렇게 모르나? 반주 그만두던지.....?'
라고 하지 않았을까.................하는 독설엄마였지 않았나 싶었으나.
한 번 모른척 하고
아무렇지 않을척 유머로 받아주니
예솔이도 아무렇지 않은. 조금은 쌩뚱한 반응에 마음이 풀린 것은 아닐까 싶다.
(이거 쓰다 보니...내 자랑 하는 것 같기도 하고...이거 뭔가요....)
그러면서 저녁 먹으면서
엄마 아빠 마치면 해수가서 엄마가 가르쳐줘. 그런다.
와..오늘 성공!!
아이가 자기를 내세우고 싶어할 때 아이의 순간 짜증스러움과 퉁명스러움을 볼 때
따지기보다 숨 한 번 참고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면
긴장된 상황을 잘~모면할 수 있다..오늘의 교훈..ㅎㅎ
첫댓글
ㅋㅋㅋㅋ 때때로 우리 아이에게 힘을 주고싶고 열심을 내게 하고 싶을때 내가 더 열심일 때가 있는것 같아요~~동감동감~
그래도 한 템포 쉼이 예솔이를 더 힘나게 해서 다행이예요~ 예솔은자 화이팅~~
글로 읽으면서 은자 열받겠다 싶었는데^^ 예솔이도 톡에 화났다고 말하네요. 얼굴보며 대화했으면 막나갔을지도 모를듯..
가끔은 문자도 좋을 것 같아요.
맞아요. 아이들에게 뭔가 늘 꽉꽉 채워 넣고 싶은 마음이 들때... 자꾸 잊어버리는 것 한가지를 떠올려 봅니다. '여백이 없는 그림이 있다면, 과연 아름다울까?' 그래요... 좀 서툴러도, 좀 내 마음에 차지는 않아도, 가끔은 그렇게 모른척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참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