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례를 무릅쓰고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사과의 말씀부터 올리겠습니다.
저는 며칠전 나마스테님께서 방문하신 전주콩나물국밥집 관계자입니다.
저희 식당을 이용하심에 있어 불편을 드린점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나마스테님의 글을 보게 되었고 저희 업소란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저희 식당으로 인해 나마스테님과 가족분들이 느끼셨을 불쾌감에
정말 고개를 들 수 없을정도로 창피했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다보면 실수도 하고 잘못된 일도 많이 발생합니다.
하여 고객님들게 만족은 커녕 불편을 드리는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돈을 받고 음식을 파는입장인데 의도치 않게 불친절과 불쾌감을 드리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항상 죄송스럽고 손님께 실수라도 하게 되는날이면 죄인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식당업을 하면서 늘 마음속에 설정해 놓은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단란한 가족외식이 우리식당의 맛, 불친절 때문에 기분을 망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당을 하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이며 잘 안지켜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늘 문제가 발생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획기적인 개선책이 나오질 않아 계속해서 고민이 되는 부분입니다.
다시한번 죄인의 자세로 사과드리며 한가지 어려움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식당은 혼자서 할 수 없는 업입니다. 주인이 있으면 종업원이 있어야 하고,
주인과 가족이 운영하는 집이라 할지라도 그집이 모두 친절한곳이지는 않습니다.
식당에서 직원 구하기 참으로 힙듭니다.
특히 저희처럼 24시간 운영 매장에서의 야간 시간대가 더욱 그러합니다.
서비스의 질도 심야시간대가 더욱 흐트러지게 됩니다.
그 시간대에 근무를 하고 계신 분들은 대부분 '서비스'라는 인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한편으로는 감싸고 싶을 정도로 경제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분들이기도 합니다.
본인들의 그런 환경속에서 생활했던터라 친절이 생각보다 잘 안나오는것 같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도 있고 잘못도 할 수 있지만 이번 경우는 실수의 정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직원은 다음날 바로 해고 하였습니다.
그 직원의 생계문제도 마음에 걸렸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하여 즉시 조치하였습니다.
그리고 네가지 지적사항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점에 대한 말씀을 해 주시니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 해주신 쓴소리는 저희에게 있어 좋은 약이 됩니다.
그리고 조금은 해명할 기회도 주셨으면 합니다.
1. 첫째 맛입니다. 그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자재 선택이 중요합니다.
저희집은 일부 혼합 양념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제품이 국내산 식자재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콩나물 역시 중국산보다 2배 이상 비싼 친환경 국산콩나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콩나물국밥집 및 콩나물이 들어간 식당들의 대부분은 중국산콩나물을 사용합니다.)
백미가 아닌 고단가 고품종의 현미잡곡밥을 제공합니다.
좋은 맛을 유지하고 찾아주시는 고객님들께 보답하고자 저급 저단가의 식자재는 철저히 배재하고 있습니다.
2. 둘째 친절입니다. 작은 배려가 감동으로 그 집을 또 찾게 만드듭니다.
현재 부천 중동점은 전문 매니저로 운영되고 있는 본사 직영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 드린점 정말 죄송스럽고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서비스 및 친절과 관련한 재교육을 시키겠습니다.
3. 셋째 가격입니다. 비슷한 맛과 친절도인데 가격 비싸면 당연히 안가죠.
이 부분은 가장 아쉽고 또한 바로 잡았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저희집은 얼큰돼지국밥이 8,000원입니다. 비싸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대국밥 및 다른돼지국밥류의 잡고기,내장이 아닌 국내산 목심으로만 사용합니다.
돼지원육도 170~180g이 소요되어 원육값만 판매가의 1/3이 넘는 원재료 단가가 매우 높은 메뉴입니다.
똑같은 식자재, 재료, 양, 맛인데 가격이 다르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품질차이로 인한 가격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희집 메뉴 몇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잡채한접시 4,000원 - 대형 마트에서 가격 확인 부탁드립니다.
머릿고기(편육 200g) 4,000원 - 시장에 가격 확인 가능하십니다.
오징어사리 1,000원 - 콩나물국밥에 넣어드시는 썰은 오징어로 마진없이 드리고 있습니다.
그외 다른 메뉴들도 마진폭을 최소화하여 그 가격이 1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일부 소량 판매되는 메뉴2종류만 재고 문제로 인해 1만2천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집은 남은음식 100%재사용 금지업소입니다.
처음부터 몽땅 퍼주면서 가격을 비현실적으로 싸게 책정하고 그 음식을 재사용하는
그런 비도덕적인 업소가 아님을 다시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 네째 분위기 입니다. 그집만의 독특한 분위기, 인간미가 있어야 오래갑니다.
이 부분은 친절 문제와 연계되는것으로써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저희 역시 식당업을 하고 있으면서 때론 소비자가 되어 수많은 식당을 방문하게 됩니다.
어떤곳은 가격이 비싸고, 또 다른곳은 맛이 없고, 불친절하고, 위생이 안좋고....
그런 모습들을 봐 오면서 "우리 매장만은 이런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늘 다짐하면서 노력을해도 또다시 문제가 발생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100% 완벽히 해결할 자신이 없는것도 사실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개선해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하나씩하나씩 개선시켜 놓겠습니다.
고객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고 매장을 재정비하여
'싸고 맛있는 식당','친절하고 편안한 식당'이 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추워진 날씨에 건강 유의 하시고 회원님들 모두 항상 행복한일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 추가내용 :
나마스테님 댓글 감사합니다!!
댓글쓰기 권한이 안되어 여기에 답글 드립니다.
해당 직원은 이전에도 유사 사례가 몇차례 있어서 마지막 경고를 주었던 상태였습니다.
좀 더 일찍 조치 했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정말 죄송합니다.
'친절'과'서비스'는 어려운 수학공식을 풀거나, 영어 단어를 암기하는 등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비로서 배울 수 있는 그런종류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도저히 할수 없는'것을 하라고 한다면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것은 대단히 잘못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해고된 직원보다 현업에서 열심히 일해주고 있는 직원들이 더 걱정됩니다.
새로운 직원이 채용되고 익숙해지기까지 잠도 제대로 못자고 매장을 운영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힘들겠지만 직원교육도 다시 하고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진전되고 가치있는 매장 분위기를 만들어 놓겠습니다.
첫댓글 친절하신 답신 감사 드립니다.
언제 다시 한번 들러 분위기를 살펴 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제가 지나친점이 있지않았나반성도해지는군요.조금 더 친절의식을 고취시켜서,할 수있다면 종업원구하기도 힘드실텐데,
구관이 명관이라고 다시한번 더 그분에게 기회를 주시는것도 좋을것같군요.
마음이 편치않아서그럽니다.
이글을 보시고 또 드시러 가실것이고..종업원 해고가 맘에 걸려서 편안한 밥상이 안될것 같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