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변명 / 김석수

[중산]

황당한 변명 / 김석수

윤석열 대통령 막말 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마국 뉴욕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면담 뒤 걸어 나오면서 비속어를 말하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는 우리나라 외교부 장관과 안보실장을 보며 “국회에서 이××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를 보면서 짜증이 나고 화가 났다. 길거리에 건달도 많은 사람 앞에서는 말을 가려서 한다. 하물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 국제무대 방송 기자 앞에서 이런 말을 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논란이 일파만파를 일으키자 대통령실의 터무니없는 해명이 가관이다. 홍보 수석은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돼 있다. 미국 얘기가 나올 리 없고 ‘바이든’이라고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윤 대통령이 글로벌 펀드 재정 공여 회의에서 1억달러를 약속했는데 거대 야당 반대로 나라의 면이 서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이다. 대통령과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 수용하나 거짓으로 동맹을 이간하는 것이야말로 국익 자해 행위다.”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말한 특정 단어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전 국민을 대표해 외교무대에 선 사람이 싸움판에서나 쓰는 욕설과 비속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 우리 모두를 낯뜨겁게 했다는 것이다. 발언 내용이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미국 정계까지 퍼져 나갔다. 사실 윤 대통령의 막말은 처음이 아니다. 텔레그램 문자에 여당 대표를 향해 ‘내부총질’이란 표현은 그래도 봐 줄 만하다. 대선 과정에서 당시 정부나 상대 후보 진영을 향해 ‘무식한 삼류 바보’,‘미친 사람들’,‘중범죄자’ 같은 거친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했다. 사과는 없었다.

아마 윤 대통령은 검사 생활을 하면서 그와 같은 말투와 행동이 몸에 배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대부분 검사는 범죄 사실을 밝히려고 혐의자나 죄인을 조사하는 일이 일상이다. 심문하다 보면 거친 말이 나오기 쉽다. 쌍스런 욕설과 막말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일부 검사는 대부분 사람을 잠재적 피의자로 본다. 긍정적으로 믿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의심한다. 잘못한 일에 대해 사과커녕 반성조차 하지 않는다. 분석심리학자 융은 "인간은 생활 환경의 영향으로 개인과 집단 무의식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막말도 그 무의식에서 나온 것인지 모른다.

대통령실 '해명'이 옳다면 윤 대통령은 우리 야당과 국민을 향해 욕설과 막말을 한 것이다. 동맹국 관계는 걱정이고 야당을 ‘××’로 부르는 대통령 인식은 아무 문제가 없단 말인가. 더불어 민주당은 ‘국가 참사, 막말 사고 외교’라며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고 외교 안보라인을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여당 의원조차도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의 몫’이냐며 “윤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은 이제라도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신속하게 사과할 일을 변명하고 있으니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논란을 언론 탓으로 돌리는 것도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드는 격’이다. 언론의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다. 언론이 그런 사람의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다면 그 역할을 포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자유’을 외치고 있다. 그러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든다면 과거 군사 독재 정권과 다를 바 없다. 대통령실은 ‘황당한 변명’을 걷어치우고 국민에게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겸허하고 진솔하게 국정을 운영하기 바란다.

[곽주현]

그래요. 하는 짓거리들 보면 너무 황당해서 기가 막혀요. 조롱 당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최미숙]

애들 노는 것도 아니고 유치해서 볼 수가 없어요.

[봄바다]

정치하는 사람들 수준이 왜 저렇게 되었는지 고민이 될 따름입니다.

[이팝나무]

그러게요.
국내도 아니고 해외에서, 각 국가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저런 말을 쓸 정도라면 평소에는 어떨지 머리에 그려집니다.
선생님의 글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