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24
열왕기하권 4장~8장까지!
(2열왕 4,2)
“이 여종의 집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기름 한 병밖에 없습니다.”
묵상ㅡ
기름 한 병이 재산의
전부였던 과부를 만난다.
엘리사의 성품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열왕기하권이 마치
마르코복음인양
착각했을 정도로,
예수님의 공생활과
너무나 닮아있는거다.
달랑 기름 한병,
몇대 독자의 죽음,
나병에 걸린 병자,
위험에 처한 백성.
공통점은 바로 이거,
결핍상태에 놓인
사람들이라는것,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약자들의
삶, 가난한 이들의
절박한 생존의 사건.
마르코복음을 닮은
열왕기하권엔,
어릴적 소풍간날,
보물찾기를 위해
선생님들이 숨겨놓은
보물이 제대로 숨기지
않아 여기저기에서
그 보물들이 슬핏슬핏
보였던 그런 풍경이랄까.
여기도 있네,
어머 저기도 있어.
옴마야, 이게 다 뭐다냥.
이게 다 내꺼여?
신난다 신나..라고 하며
팔짝팔짝 뛰던 아이같은 마음인거다.
그만큼 묵상할 꺼리도
많고, 머물러서 몇번씩
읽게 되는 장면들이
많았다. 이를테면,
각 꼭지별로 에피소드가
있는 옴니버스 영화
한편을 재미지게 본
것 같은 느낌이다.
터치해볼건 많지만,
우선은 그 많은 보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에서 찾아보았다.
엘리사가 방문한
가난한 과부의 집,
가진거라곤 기름 한병뿐.
남편죽고 두아들과
살아야하는데 기름만
떠먹을순 없잖은가.
죽고사는 문제인거다.
완전한 결핍,
이로서 과부는 가난한
빈손뿐인 손을 활짝
펴서 엘리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녀에겐
마지막순간에 잡은
지푸라기였던 셈.
(2열왕 4,3~4)
엘리사가 말하였다.
“밖으로 나가 모든
이웃 사람에게서 그릇을
빌려 오시오. 빈 그릇을
되도록 많이 빌려다가,
두 아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서,
그릇마다 기름을 붓고
그릇이 가득 차면 옆에
옮겨 놓으시오.”
과부의 동냥에 엘리사가
한 일은, 먼저 이웃에게
가서 빈그릇을 많이
빌려오라는 하청을 준다.
가난을 인정한것도
모자라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야하는 수치심마저
감수해야 했던거다.
자칫 마음이 위축되고
더 좌절할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시키는대로 순명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만 해' 라고 화를
내거나 드러워서
안하고 말지라고
생각했다면, 기적은
일어나지 못했을터,
과부는 자신의 가난과
결핍을 뼈속깊이 인지
한데다 두아들을 살릴
책임감에 펼친 빈손을
오그리지 않은거다.
소화데레사의 책 중
'빈손'이라는 책이 있다.
"하느님의 도우심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아이같은 존재입니다."
라고 고백한 그녀의
작은길, 영적어린이의 길
영성을 대변해주는 내용들이 담겼다.
나 역시 기름한병뿐인
때가 있었다.
질병으로 아무일도
못하니, 본의아니게
다 내려놓고 먹고 살
걱정에 사로잡혔던
그때 나는 빈손이었다.
수험생이던 두딸을
뒷바라지해야 하는데
사업의 어려움에 처한
남편마저 집에 없었으니,
그야말로 동냥이 필요한,
하루치의 만나가 절실했던
빈손이었던거다.
삼중고의 시련에 빠져
발버둥을 치던 어느날,
내가 잡은 것이
지푸라기라는 것을
깨닫고, 양손을 펼쳐
그것을 놓았다.
그리고는 그 손을
주님께로 향하며,
내 가난과 결핍을
뼈저리게 내보여 드렸다.
그때부터 내겐 엘리사같은
예언자와 우리가정을 돕고
이끌어주는 주님의
도구들이 나타나,
힘든 광야길을 잘 견디도록
도움을 주었다.
손을 펼칠수록 나의
결핍은 더욱 드러났고
그만큼 주님께서
채우시고 도우시는
은총과 선물들은
넘치도록 충만했다.
최대한 많은 그릇을
빌려오라던 이사야의
말을 나는 알아듣는거다.
자존심도 수치심도
느낄 겨를이 없던 그시절,
나는 하느님의 은총은
충만과 풍요속에서가 아닌
가난과 결핍 사이에서
이뤄지는 신비같은 것임을
체험할수 있었다.
돈주고도 살수 없던
귀한 깨달음이고,
진정한 행복과 풍요는,
아기예수님처럼
초라한 마굿간 구유에
누워, 마리아와 요셉을
통해 베푸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결핍안에 있는것이다.
왜일까!!!!!
주님께서 다 해주실거니까.
빈손인 아기가 무엇을
한단 말인가.
하여 나는 오늘,
엘리사와 과부의 대화를
통해,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엘리사의 연민의 마음과
자신의 가난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온전히 열어준
과부의 유연한 관계가 나와
우리의 가족을 살리고,
하느님과 함께 하는
성가정의 뿌리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엘리사의 그런 마음,
널리 살피고 돌봐주고
돕고 중재하는 공감적
소통을 본받아,
결핍으로 소외된
가난한 과부와 병자들을
위해 더욱 중재기도를
해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열왕기하권의 보물찾기,
하나를 찾으면 열의
보물을 덤으로 얻는
참 가난과 결핍의 보물까지
획득하는 횡재를 누린거다.
소화데레사성녀가 말씀하신
보물같은 이거,
"가장 위대한 성인은 누구일까.
가장 작은 자다. 왜냐하면
가장 약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공로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 나약과 가난때문에
하느님께로부터 모든 것을
받아들일수 있는 가장 넓은
그릇을 내어드리게 된다."
[하느님의 사랑이 나와 함께 자랐습니다.]
(대전가르멜여자수도원 옮김)
이 말씀을 마음이 아닌
영혼깊숙한 곳에 다시금
새겨볼 양이다.
행복한 아침, 빈그릇
빈마음, 빈집!!!!
너무 가득 차서 주님의
은총이 비집고 들어오기
힘든 그런 그릇들이
있는지 살펴서 버릴건
버려야 쓰겄다.
가난한 과부처럼 되도록
많이 빈그릇을 빌려다
엘리사 앞에 내어놓아야 할터,
남에게 빌릴필요가 있을까.
내집엔 아직도 버릴게 많고
내마음엔 너무 꽉차서
덜어낼 것들이 많지않은가.
빈그릇 다 내놔.
하느님이 은총 택배를 잔뜩
포장하고 계실테니,
어여어여 그러자고!!!!
주님께서는 이토록
좋은것들을 성경통독에
숨겨놓으시고 기쁘게
찾게 해주셨다.
기가막힌 보물찾기,
감사와 영광을 받으소서
첫댓글 너무 좋은 묵상 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