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건국대 석좌 교수-
-류시춘 EBS 이사장과-
12.9일 05:00시에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의 일정을 살펴 본다. 몇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15:00분에 대만 기륭항에 도착하여 주최측에서 진행하는 여행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함께 하는 팀과 자유 여행 중에서 본인들이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일찍부터 김박사가 안내하는 자유여행으로 결정했다. 07:00분에 갑판 위로 올라갔다. 새벽 운동과 일출의 황홀함에 빠져볼 요량이다. 새벽을 사랑하는 몇 분들이 똑 같은 마음으로 나와서 갑판 둘레를 돈다. 아직 일출의 시간은 한 참 남아 있고 약간 쌀쌀한 기운 속에서 걷기에 안성 맞춤인 날씨다, 걷기는 인간의 가장 기본 행위다. 이 기본적인 것을 소홀히 하면, 건강을 해친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소홀히 하여 늙어 고생한다.
아침형 인간인 김텃골 박사도 함께한다. 어둠이 멀어지면서 밝음이 찾아오는 순간, 낮이 된다. 낮을 알리는 일출은 희망으로 우리 가슴으로 온다. 그래서 희망은 밝음이다. 반대인 어둠은 절망으로 표현된다. 첫 기운, 그 일출을 맞이하는 의미도 밝은 기운을 내 맘 속에 간직하여 힘의 원천을 쌓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에너지를 받아 힘찬 하루를 보낸다.
아침 한 시간여의 운동은 그 날을 활기차게 시작하는 원동력이 된다. 샤워하고 08:20분에 식당에 모였다. 가볍게 먹는다는 것이 늘 과식하기 마련인 것이 여행이다. 여행 후에 몸무게가 늘었다는 사랃들이 의외로 많다. 약간 늦게 최열 이사장의 강의를 들었다. 최열하면 늘 떠오르는 것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다. 우리나라 정부조차 환경에대한 무지로 개발에만 치중할 때, 환경 파괴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파괴를 막아내는데에 투쟁을 불사했던 사람이다. 갖가지 압력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고 굳굳하게 환경 지키이 역할을 했다. 현재는 환경재단 이사장으로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아직도 자가용이 없으며, 에어컨을 키지 않고 사는 현대문명의 혜택을 거부하며 사는 사람이다.
그린보트도 일본의 환경운동가와 대화 중에 일본과 우리나라가 함께 환경과 평화를 위한 항해를 통하여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였으면 하는 제안으로 2005년부터 시작 되었고, 그 때 서산에서 남현우 서.태안환경운동연합 대표와 함께 참여했다. 오늘도 그는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전도사로 굳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어서 진행된 조용헌 교수의 '명당이란 무엇인가(11:00~12:00)?'에 참석했다. 철저한 가톨릭 신앙에 충실했던 나는 어렸을 때부터 굿이라든가, 점을 본다는 것 등 사마니즘에 해당하는 것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왜? 그런 행위에 대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세월이 흘러서다. 명당이란 것도 그렇다. 내가 자랄 때, 시골에서 초상이 나면 지관을 불러다 산소자리가 좋은지 나쁜지를 보고 자리를 잡는 것을 보면서 정말 명당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에 빠지기도 했다. 우리 가문은 양지 바르고 따뜻하면 좋은 것이라는 자연의 순리에 의해서 산소를 잡고 모시며 기도하는 것으로 족한다. 어릴 때부터 그런 환경에 자라서인지 아직도 믿지는 않지만 이 또한 관심이 늘 있어 왔고 어느 부분에서는 고개가 끄덕이는 측면이 있다. 특히 조용헌 교수의 '조용헌 살롱'은 늘 관심과 흥미의 대상으로 읽곤 했으니까?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는 시작부터 파격적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는 식이다. 명당에는 양택과 음택을 구분해서 말한다. 과연 명당이란 어떤 곳인가? 한 사람이 죽으면 10일 이내에 꿈에 나타나는 것이 상례라고 한다. 그 때, 편안한 모습으로 나타나면 좋은 곳에 묻힌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터라는 것이다. 제일 무난한 것은 화장이라며 화장은 무로 돌아가는 행위이기에 가장 무난한 방법이라며 자신은 화장해서 자연에 뿌리고자 한다고 했다. 납골당이나 수목장도 또 하나의 폐해라는 입장이다.
좋은 터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른는 질의에 잠을 자보면 안다라는 대답이다. 잠이 잘 오고, 아침에 일어나면 상쾌한 곳은 좋은 터라는 것이다. 아파트 시대에 명당을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는가라는 질의에는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잠이 잘 오고, 그곳에서 사업이나 자손들이 잘 되는 곳이면 좋은 장소라는 평범한 이야기다. 가능하면 60이 넘은 어른들은 3층 이하에서사는게 좋다라는 답이다. 특히 귀담아 들을 일은 경매물건 절대로 사지 말라는 것이다. 경매 물건은 잘못된 것이기에 거런 물건 함부로 사는 행위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결혼하여 합방 할 때도 좋은 장소에서 편안하고 맑은 상태에서 하라는 충언이다. 생명을 잉태하는 행위는 신성한 것인데 좋은 터에서 기를 받아야 좋은 생명이 탄생한다는 말에는 수긍이 간다. 옛 날 사대부 사람들은 합방 할 때 이 모든 것을 감안해서 조절했다며 현대도 태교라고 해서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생각과 행동을 통하여 아이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않느냐며 똑 같은 행위라고 한다. 여러가지 일화를 이야기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는 물음을 통하여 바르게 산다는 것이 중요한게 하닌가 한다.
점심식사 후 유시춘 EBS 이사장인 유시춘의 '여자들은 언제부터 정치에 참여했을까?(13:30~14:30)'의 강의에 참석했다. 류시춘은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교사와 여성 인권운동과 정치에도 참여했으며 1973세대 신인상 수상을 통해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기도 했다. 유시민의 누이며 저와 거의 같은 세대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는 여성들이 현실 정치에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고, 현재는 각 분야에 여성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지만 정치 분야는 너무 미흡하다는 얘기다.
지금은 오히려 남성들이 많은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여성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남성들이 설 자리가 점점 미약해지는 측면도 보인다. 이 문제는 남녀의 문제로 풀기보다 인간의 문제로 보는 것이 어떨까? 인간은 평등하다는 진리를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가르치면 된다. 평등의 원칙에따라 서로 돕고 보완하며 사는 것이 조화고 그 조화에서만 좋은 사회가 되는 것이다.
15:00분 기륭항에 도착했다. 자유여행 팀은 16:15분에 8층 그랜드바에 집결하여 입구하는 절차를 마치고 여행을 하면 된다. 대만에서 자유롭게 1박을 할 수도 있다.
기륭항에서 맞은 환영 소녀들의 춤사위가 현란하다. 저 멀리 크게 우리를 맞는 영어로 쓰여진 ‘Keelung’이라는 글자가 반갑다. 지룽 항구는 16세기 일본 해적의 본거지였다. 이후 17세기 스페인이 단수이와 이곳에 들어와 정착한 것을 시작으로 네덜란드, 프랑스, 청나라에 이어 다시 일본까지 점령해 왔다. 그런 점에서 지룽은 타이완에 들어온 외세의 역사를 말해 주는 지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룽은 북부 지역 해상 교통의 중심지이고 타이완 국제 5대 항구 중 가오슝(高雄) 다음으로 큰 항구 도시이다.
우리 일행은 김박사의 안내를 받으면 된다. 마침 그린보트에 참여한 한 여성이 일행에서 벗어나 혼자 자유여행을 택하여 우리와 함께하게 되었다. 창원YWCA에서 온 이형미씨다. 대단한 용기를 가졌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오는 대만 여행이며 어느덧 어둠이 밀려 오는 밤에 혼자 여행길을 나선다는 것이 예사롭니 않았다. 하여튼 인연이 되었고 함께 했다. 밝은 얼굴에 친화력도 좋아 쉽게 우리 팀과 함께하여 기뻤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홍등이 아름다운 주펀(九份)이다. 다음백과에 의하면 '원래 매우 한적한 산골 마을이었던 주펀은 청나라 시대에 금광으로 유명해지면서 화려하게 발전했으나 광산업이 시들해지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급속한 몰락을 맞게 되었다. 그러다 현대에 와서 이런 주펀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은 영화 〈비정성시(非情城市)〉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지금은 타이완에서 손꼽는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
주펀은 산을 끼고 바다를 바라보며 지룽산(基隆山)과도 마주 보고 있다. 산비탈에 자리잡고 있는 지형의 특성상 모든 길이 구불구불 이어진 계단으로 되어 있고, 그 계단을 따라 오래된 집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골목마다 독특한 분위기의 상점과 음식점 그리고 찻집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그렇다. 좁은 골목길을 돌고 도는 그 길에 여객행들로 꽉 차 있었다. 밤이 아름다운 곳이다. 먹을거리들이 즐비하다. 오가는 손님들과 손님을 맞이하는 주인들의 상생이 빛나는 거리다. 이 산비탈 열악한 마을이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지역으로도 변모될 수 있다는 사례다.
요기를 하기 위해서 작은 식당, 여기는 모두가 작다. 비좁게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대만에서의 첫 번 째 식사다. 술은 팔지 않는다. 한 잔의 술이 그리워지지만 어쩔 수 없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빨리 빨리 자리가 비워져야만 했기에 술판은 시간을 끌게 되어 있어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 되기도 했다. 어쨌든 술이 아닌 분위기에 취하면 되지 않겠는가?
기륭항에 도착하니 어둠이 휩싸인 항구에 꾸며진 크리마스 트리다. 이곳에도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욱 신이 났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예수 탄생의 장면을 장식한 아름다운 형상이 반짝이는 조명등에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별빛 터널도 일품이다. 이곳 저곳에서 기념촬영에 열중들이다. 조명과 함께 더욱 빛나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예수 탄생의 기쁨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온세상 인류의 죄를 씼어주기 위해 오신 예수 탄생을 일찍 이곳 대만 기륭항에서 맞이하는 기쁨의 순간들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숙소로 돌아온 시각은 밤 10시다. 10시30분부터 11시 15분까지 펼쳐지는 선상 오페라 공연과 이어서 밤 12시 15분까지 라틴 파티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