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열 5일 목요일
아름다운 동행
김미순
아침부터 시끌시끌 분주했다 어떤 중년의 아저씨가 옆자리 송주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야 이 병신아! 빨리하지 못해?"
송주사는 연신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왼쪽 목을 끄덕끄덕 수그렸다.
"제가 해 드릴게요"
나는 인감증명서를 일단 발급해 주고 열이 난 중년의 남자를 돌려보냈다.
가끔 이런 일이 자주 있다.
니는 기가 죽은 송주사를 위로하고 책상 끝에 놓인 녹즙의 뚜껑을 열어 송주사에게 건넸다.
나와 송주시는 우리 마을의 동사무소에 최 말단 직원이다. 내가 두 살 위 누나펄이고 입사도 한 해 빠르다.
송주사는 장애인이다. 장애인을 고용하는게 의무라 송주사는 월급이 나보다 높다.
그러나 그가 겪는 불평등의 깊이는 짐작도 못 한다.
송주사의 장애는 심하게 일그러진 입이다. 그리고 꼬인 손가락이다. 그래서 말을 할 따마다 때때거리고 속도도 늦다. 컴퓨터로 글을 쓸 때도 독수리 타법으로 치니 늦을 수밖에 없다.
그따마다 민원인의 성질을 돋구고 성질이 급한 이들은 몇 분이 흐르기도 전에 소리를 지른다. 어떤 이들은 난리를 끼르고
"병신 새끼야!"
를 외친다.
그날도 그랬다.
송주사는 빙긋 웃으며 눈 가에 조금 눈물을 흘린다. 얼마나 슲플까, 얼마나 분통할까, 이제 그만둘까?
나같으면 고발이라도 했을텐데~~ 그의 어머니는 우리 동네에서 인자하고 당찬 장한 어머니다. 오랫동안 아기가 안 생겨 입양을 했다. 그것도 장애인 아들을 통크게 입양했다.
송주사는 무력무럭 컿다. 커오면서 왕따는 기본이고 공부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스트레스를 주어 신경안정제를 먹곤 했다. 전문대롤 졸업하고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햇다.
결근도 없고 반차도 내지 않는 만점 직원이디. 친절하기가 왕이고 봉사도 으뜸이다.
김치봉사가 있던 지난 가을, 송주사는 자기도 모르게 김치를 담그던 아줌마의 엉더미를 만졌다. 서 있기가 힘들어 잠시 펑퍼진 엉덩이에 기댄 것이다. 깜짝 놀란 아줌마가 성추행으로 송주사룬 고발했다. 몇 번이 경찰서를 왔다갔다 하다가 무사히 무고로 판명났죽
그런데 송주산는 히죽거리기만 하고 예의 근무를 씩씩하게 해 냈다. 참으로 단단한 인생이다.
그날부터 내게 송주사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점심 도시락도 같이 먹고 차도 함께 마시고 여름엔 팥빙수도 나눠 먹으러 다녔다. 다른 직원들은 알레리 꼴레리 연애라도 하는 거라 놀리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송주사는 히죽거리는 웃음을 휙~ 날렸다.
동네 할머니들이 텃밭에 난 작물을 듬푹 싸서 건네 줄 때가 가끔 있다. 송주사는 절대 받으면 안된다고 꼬인 손가릭으로 부끄럽게 돌려 주기도 했다.
나는 그것도 예뻐 보였다.
그런데 우리 동사무소에 아주 큰 재앙이 생겼다.
"나 이 병신 새끼를 불에 태우고 말거야"
이번엔 칠 십대 할아버지가 한 손에 부탄가스를 다른 한 손엔 라이타를 쥐고 나타났다, 몹시 놀란 직원들이 모두 일어나 옆으로 뒤로 그 할아버지를 달워고 막았다. 급기야 경찰관 두 명이 달려들어 그 할아버지를 달랬다.
송조사가 잘못했다. 중요한 서류가 아니면 기계에서 발급이 갸능하다고 실랑미가 생겼나 보았다. 잘 못한다고 할아버지가 말하니, 송주사가 다시 한번 해보라 다시 요령을 설명했디. 그렇게 세 번을 말거리를 두었다. 문제는 그것이었다.
"아이. 더러운 새끼"
다리를 털털 떨며 문 밖으로 나갔다.
나는 애처롭고 안타까워 송주사를쳐다보았다. 그래도 송주사는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나는 그 일로 송주사에 대한 사랑이 깊어졌다. 밥맛도 없고 기력도 빠졌다. 상사병에 걸렸다. 송주사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감기도 안 걸렸는데 기침을 하고 딸국질도 자주 했다.
"무슨 일이예요, 병원에 가 봐요. 이거라도 마셔요"
박하스를 내밀었다. 구역질이 나오려고 했다.
걱정스럽게 보았다. 점심도 같이 안 먹고 차도 안 미셨으니~
'그래 꼭 말 해야지. 꼭!'
<끝>'
송주사는 나를 걱정스럽게 보았다. 점심도 같이 안 먹고 차도 안 미셨으니~
'그래 꼭 말 싸야지. 꼭!'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