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식당을 왜 찾아 가는가?
단골식당이라면 자주 찾아 가는 곳이리라.
내가 가장 오래 찾아 가는 단골은 연수로 따져 근 60년이 되는 칼국수 집- ‘**칼국수 집’이랄 수 있다. 이 칼국수 집을 찾은 것은 공군각종장교 17기로 임관하던 1962년 8월이다. 함께 임관한 동기생중 고교 동기생 한 명과 임관한 8월 어느 토요일 오후 퇴근 후 동기와 함께 찾아간 대전 역 앞 골목에 있는 소문난 칼국수집이다.
퇴근 버스에서 내려 친구와 찾아간 칼국수 집 좁은 음식점 골목에는 눈앞에 칼국수 집 간판이 들어오고 골목에는 눈에 익은 공군 찝 몇 대가 주차해 있었다. 국수집에 들어서는 순간 입구 오른쪽 방안에는 눈에 익은 공군복의 장교들이 한방을 채우고 있었다. 방 안 장교 한분과 눈이 마주쳐 거수경례를 했다. 중령과 한 좌석에 앉은 장교들은 근무하는 부대 단장을 비롯한 부대 단 참모들이었다.
방을 지나 안쪽 방으로 안내받아 친구와 마주 보고 앉았다. 소문을 믿고 우선 삶은 돼지고기 수육 한 접시를 시켰다. 맛은 소문대로였다. 잠시 후‘앞방에 계시는 장교분이 보내신 거’라며 돼지 수육 한 접시를 가져온 아주머니는 소주 한 병도 주신 거라며 놓고 갔다. 부대장과 참모들은 얼마 후 갔다.
우리 둘은 그 후 그 칼국수집의 돼지수육 맛을 잊지 못하고 즐겨 찾는 단골이 댔다. 서울을 비롯한 친구들이 찾아오는 날이면 그 칼국수 돼지수육을 자랑하게 되고 맛을 본 친구들은 기회가 닿을 때면 그곳에서 만나 돼지고기 수육과 시원한 칼국수 국물을 함께 즐기게 되었다.
그 시원한 그 칼국수 국물 맛과 돼지고기 삶는 비법은 식당 안을 졸랑거리며 잔심부름을 다 하던 따님에게만 전해주어 그 집 오늘의 여사장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전수 받은 비법을 이어 받아 그 맛과 명성을 6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얼마 전 그 시원한 칼국수 국물과 삶은 돼지고기 수육이 생각나 찾았다가 홀에 들어서며 낯익은 여 직원의 반기는 인사를 받았다. ‘이집에 얼마나 됐나요?’ 잠시 후 그녀는 ‘저도 곧 15년이 되어요!‘라며 손가락을 펴 보이며 수즙은 듯이 눈을 가리며 ’저와 같은 장기근속자가 이 집에는 많은데요?‘ 라며 ’단골 어르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요!‘(2018. 12. 2, )
첫댓글 언제 가면 같이 들려 돼지수육에 소주맛좀 보아야겠다. 감사.
필자가 돼지고기 수육과 시원한 칼국수 맛을 감칠맛 나게 그려주어 독자의
입맛을 자극해줍니다. 그집은 글을 통하여 대전 토박이인 독자도 알만한
맛집입니다.60여년의 단골 집이라니 대단한 장기 개근입니다. 어느 시인이
이름을 붙여주면 비로서 꽃이된다는 말처럼 한 마음으로 찾아주니 그렇게
단골을 붙잡아 두는 구나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입맛도 조석변개하는 세상
이니 대전의 칼국수 맛집도 역전에서 대흥동으로 이제는 여러곳으로 평준화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한결같은 일편단심 민들레처럼 장기근속 할 수
있는 필자가 부럽습니다. 겨울비가 마지막 낙엽입새까지 딩굴게 하니 그집
칼국수와 수육이 간절하게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