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은 향기가 없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모란꽃에도 분명히 향기가 있고 벌, 나비도 날아든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익은 저서 '성호사설'에서 모란꽃에도 분명히 향기가 있으나
벌이 날아들지 않는 것은 냄새가 나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상희 ''꽃으로 보는 한국 문화 3) 그러면 왜 모란꽃에는 향기가 없다는 말이 나왔을까?
그 이유는 다른 데 있다.
모란은 부귀를 뜻 한다. 그리고 나비는 한자어로 '질수(耋首)'
곧 80세를 뜻한다.
그러나 모란꽃 그림에 나비를 그려 넣게 되면 여든 살까지 부귀를 누리라는 뜻이다.
畵蛇添足, 모란도에 나비를 그려 넣음으로서 영원히 누려야 할 부귀가 '80세까지로 한정되는 것이다.
결국 '모란꽃은 향기가 없다'는 말은 동양화의 讀畵法 원리를 모르고 한 것이다.
신라의 선덕여왕은 공주 시절 당 태종으로부터 모란 종자와 함께 모란도를 선물 받았다.
그리고 2014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은 無窮花 문양 자수 공예품을 선물로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모란과 무궁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시간을 초월한 선물에 문화 코드가 있다.
모란은 꽃의 향기에 초점이 모아졌지만, 무궁화는 꽃보다 이름의 어원에 방점이 있다.
무궁화는 아침에 활짝 피었다가 저녁에 오므라지기를 이삼일, 또 한 나무에서 7~10월
100여 일 동안 계속해서 꽃이 피기 때문에 '무궁화 꽃'이라는 뜻이다.
그 어원은 두 갈래로 나뉜다.
무궁화는 木槿花라는 한자 이름의 중국어 발음 '무진화'를 한글 아닌 한자로 표기한 것이라는 주장이 첫째다.
'譯語類解' 하권 花草篇이 그 근거다.
다른 주장은 순 우리말 '무-게'를 옮겨 적었다는 설이다.
일본에서도 중국과 같은 한자를 써서 '무쿠게(木槿)'라고 한다.
실제 발음은 鼻音이 섞여 '무쿵에' 비슷하니 '무궁화'에 가깝다.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다.
중국에서도 7월에 핀다는 무궁화, 대한민국의 국화 무궁화! 2014년 7월의 무궁화는 1300여 년 전
羅唐연합군이 3국 통일을 이루고 이후 신라가 찬란한문화를 꽃 피웠던 우리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 모티브는 신라의 꽃 모란이다.
무궁화가 '삼천리 가요산'에 화려한 '槿花鄕'이란 옛 명성을 되찾으려면 오늘 평화의 묘목을 잘 길러야 한다.
박 대통령의 이름에도 '무궁화 근(槿)' 자가 들어 있다. 황성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