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蘭詩
卽卽復卽卽 덜그럭 덜그럭 덜그럭
木蘭當戶織 목란이 문간에서 베를 짜고있지만.
不聞機杵聲 베북 소리는 들리지 않고
唯聞女嘆息 들리느니 아가씨 한숨소리 뿐
問女何所思 무슨 걱정인가 그녀에게 물으니
問女何所憶 무슨 생각인가 물으니
女亦無所思 아무 생각 하지 않아요
女亦無所憶 무슨 생각도 하지 않아요
昨夜見軍帖 어젯밤 소집영장이 내렸는데
可汗大點兵 천자(可汗)께서 군사를 소집한다오
軍書十二卷 그 많은 소집명부 속에
卷卷有爺名 우리 아빠도 끼어 있었소.
阿爺無大兒 아빠에겐 장성한 아들이 없고
木蘭無長兄 내 목란에겐 오라비가 없읍니다.
願爲市鞍馬 하여 나는 안장과 말을 사서
從此替爺征 아빠 대신 싸움터(戰場)에 나가겠소.
東市買駿馬 동쪽 시장에서 발 빠른 말을 사고
西市買鞍韆 서쪽 시장에서 안장과 언치(깔개) 맞추고
南市買轡(고삐)頭 남쪽 시장에서 고삐를 사고
北市買長鞭 북쪽 시장에서 긴 채찍을 사서
旦辭爺娘去 아침에 엄마 아빠께 하직하고 출발하여
暮宿黃河邊 저녁에는 황하강가에 머물러 밤 지샌다.
不聞爺娘喚女聲 엄마 아빠의 애 타는 소리 못 듣고
但聞黃河流水鳴淺淺 들리느니 철철 흐르는 황하 물소리 뿐
旦辭黃河去 다음 아침에 황하를 떠나
暮至黑山頭。 저물어 흑산에서 밤을 지샌다
不聞爺娘喚女聲 엄마 아빠 애타게 부르는 소리 못 듣고
但聞燕山胡騎鳴啾啾 들리느니 연산의 오랑캐 말발굽소리 처연해
萬里赴戎機 만리변경 싸움터에 기기 위하여
關山度若飛 關門과 산을 나는 듯 달렸다
朔氣傳金柝 북방 찬바람은 쇠 종소리 울리고
朔氣傳金柝 삭풍의 찬바람은 쇠 종소리 울리고,
寒光照鐵衣 찬 달빛은 철갑옷을 비춘다.
將軍百戰死 장군은 백전을 싸우다 죽고,
壯士十年歸 장사 십년 만에 돌아오다.
歸來見天子 돌아와 천자를 뵈오니,
天子坐明堂 천자는 명당에 앉아
策勳十二轉 공훈을 열두 등급으로 진상하고
賞賜百千金 백 천 금의 상을 내린다.
可汗問所欲 천자가 목란에게 소망이 뭐냐고 묻거늘
木蘭不用上書郞 목란은 상서랑이란 높은 벼슬 바라지 않으니
願馳千里足 원컨대 明駝千里馬를 빌려주셔서
送兒還故鄕 목란을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주오
爺娘聞女來 아빠 엄마 딸 돌아온다는 기쁜 소식 듣고서
出郭相扶將 서로 부축하여 성문밖에 나가 기다렸다
阿姉聞妹來 언니도 동생 돌아온다는 소식 듣고서
當戶理紅粧 문가 화장대에서 화장을 하였다
小弟聞姉來 어린 동생도 누나 돌아온다는 소식 듣고서
磨刀藿藿向猪羊 칼 갈아 돼지와 양을 잡으려(屠殺) 나선다.
開我東閣門 목란은 자기 집 東門을 열고서
坐我西閣床 서쪽으로 노여 진 침대에 앉았다
脫我戰時袍 전쟁터의 군복을 벗어놓고
著我舊時裳 예전 아가씨 옷으로 갈아입었다
當窓理雲빈(鬢) 창 앞에서 머리 빗어 손질하고
對鏡帖花黃 거울보고 화장을 하였다
出門看火伴 그리고 문밖에 나가 전우들을 만나니
火伴皆驚慌 전우들 모두 깜짝 놀라며
同行十二年 함께 열 두 해 동안 행동했는데도
不知木蘭是女郞 목란이 여자인 줄은 몰랐도다.
雄兎脚撲朔 수토끼는 발을 깡충거리며 달리고
雌兎眼迷離 암토끼 분명치 못할 때 있거늘
兩兎傍地走 그러나 두마리 같이 땅위를 뛰어 달리니,
安能辨我是雄雌 그 누가 암수를 가려낼 수 있겠는가.
이 木蘭詩의 글씨는 拓本으로 중국홈에서 얻은 것이다
송대의 서예가 黃日帶라는 즉 黃庭堅이 쓴 글씨로 추정되는데,
甲戌年이라 기록 되었으니 아마 1130년 전 후인 것 같습니다만,
정확한 것은 미상입니다 행서체로 기막힌 筆法은 우리의 눈을 놀라게 합니다.
이 木蘭詩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전장에 나가 뛰어난 기 개로
무리의 장수보다 더 큰 공을 세운 女戰士 목란의 이야기로 만화를
그리듯 쉽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드라마틱하며 매력적인 이야기 아닙니까?
이것을 Walt Disney사에서 만화영화로 각색하여
'뮬란' 이란 애니메이션의 모체가 된 것입니다.
木蘭을 중국어로 읽으면 뮤란 이라 발음되고
영문식 표기법은 Mulan이 되는데 누군가 잘못 읽어 뮬란이 라 하여
그대로 영화제목도 뮬란이라 했다고 합니다,
이름이 더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木蘭에 얽힌 傳說 중국의 면적(11,173,558㎢)은
유럽대륙과 거의 비슷하며, 우리나라(남북한) 면적의 50배에 이른다.
아직 우리나라에도 가보지 못한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 50개가 합쳐진 면적을 가진 중국을 대강이라도
훑어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木蘭의 이야기는 蒙古草原를 무대로 장엄하고도 소박 하게
목란이란 여전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가없이 펼쳐진
草原 위로 말 달리던 여인의 이야기가 천 몇백년 동안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녀는 遠征軍의 일원으로 참여하라는 軍帖을 받은 병약 한 아버지 대신
男裝을 하고 12년간 치열한 전투에 참여 해 큰 공훈을 세우고 개선했다.
그가 바로 木蘭이다.
그에게 주어진 벼슬은 尙書郞이라는 고관이었다.
그는 그 높은 벼슬도 마다하고 부모 형제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고향땅으로 귀환해 마침내 화장하고 여자의 본 모습으로 돌아갔다.
혹설에 의하면 木蘭이 여자라는 사실을 안 군주가 수청 을 강요했으나
죽음으로써 거절했다고 한다. 이것이 人口에 회자되던 木蘭詩의 대강의 줄거리다.
소설에는 간혹 추한 여인도 나오지만, 시 속에는 그럴 여유가 없다.
시 속의 여인은 항상 아름답기에 말이다.
木蘭은 우리의 春香이나 沈淸처럼 중국 민간에서 가장 人氣있는 여인의 하나다.
효성과 정절을 갖춘 여인인 동시에 국가에 책임을 다하지만 돈과 벼슬보다
인간다움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民草였다.
이 木蘭이 어느 시대, 어떤 전투에 참여했는가 하는 것 은 中國 文學史뿐만 아니라
歷史學界에서도 쉽게 결론 이 나지 않았던 문제였다. 그녀를 다룬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그녀에 대한 사랑이 끔찍한 만큼 그녀와
因緣대기 경쟁도 치열하였던 결과다. 문학작품이란 픽션일 뿐이지만
거기에도 항상 모델이 있게 마련이고, 그 詩語에는 시대적 殘骸가
남아 있는 게 또한 역사의 엄연한 당위적 사실이니까 말이다.
같은 맥락이지만 각도를 달리하여 이 목란시와 궁합을 이루는 악부
勅勒歌를 감상해보자 魏晉南北朝 당시 북방 遊牧民들이 그들의 생활과
초원의 풍광을 파노라마처럼 묘사해 樂府集에 남겨둔 勅勒歌 (칙륵가)는
중국 북방 초원 유목민들이 후세의 인간들 에게 남겨 준 진주보다 찬란한 영원한 보배다.
勅勒歌, 터기 칙륵족의 노래,
-樂府詩集- 勅勒川 陰山下 칙륵천 내린 물은 음산 아래로 흘러가네
天似穹廬 籠蓋四野 하늘은 둥근 지붕 천막처럼 사방초원을 뒤덮었다
天蒼蒼 野茫茫 하늘은 푸르르고 초원은 끝이 없는데
風吹草低見牛羊) 바람 불어 풀 하느작거리면 소,양떼가 보이누나
이 시를 조용히 음미하다보면 윌리엄 워즈워스의 명작 초원의 빛 이란 시도
그 빛을 잃고 만다. 칙륵가는 원래 음산 아래로 흐르는 칙륵천(현Tumd)옆,
가없이 펼쳐진 넓고 푸른 초원 위를 달리던 유목민들이 부르던 鮮卑語로 된 노래였다.
그것이 漢語로 번역된 것인데, 27자밖에 안 되는 짧은 시를 통해 우리는
이들 유목민이 왜 그토록 초원을 떠나지 못했던가를 여실히 알 수 있게 된다.
칙륵가 와 함께 이 초원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작품이 바로 木蘭詩 혹은木蘭辭다.
목란시는 중국의 대표적 영웅문학작품의 하나로 木蘭 이라는 처녀가 연로한 아버지 대신
12년간이란 짧지 않는 세월을 초원에서 벌어진 전투에 종군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이다.
아직도 지금까지도 중국 북방민족 티베트계나 중국인 들에게 즐겨 애송되는 樂府 중 하나다
이 시는 北魏. 孝文帝 太和 20년(496)경에 木蘭이란 여전가가 지었다
전해오는데 확실치는 않다. 이러나저러나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겨울을
그곳 전장 에서 더군다나 12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목란을 생각해 보니,
목란의 그 삶이, 초원의 삶이 그리고 전쟁이란 것이
인생의 시고 달고 쓰고 매운(酸甛苦辣) 그 자체였으리라
생각해 보며 우리의 沈淸이처럼 그 높은 부모사랑의 효심에
깊이 머리 숙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