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가 한창 영화를 즐기던 1950~60년대에는 미국영화 못지 않게 불란서영화도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좋은 프랑스 영화를 볼 수 있었고 따라서 불란서 미녀들도 눈에 익었다.
그 중에서 다니엘 다류, 미셀 모르강,시몬 시뇨레, 마르틴 카롤, 프랑소아즈 아르눌, 잔느 모로,
브리짓 바르도, 카트린 드뉘브 등에 관해 언급하려고 한다.
이들 프랑스 여배우들 가운데 가장 먼저 들어야할 미녀는 다니엘 다류(Danielle Darrieux)다.

Danielle Darrieux(1917~ )는 실은 우리들보다는 한 세대 위의 펜들에게 맞는 여우였지만
나는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몇 편 볼 수가 있었다. 아마 그녀의 작품 중에서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영화는 1938년작 '새벽에 돌아오다(She Returned at Dawn)'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영화로 그녀는 한국에선 단연 불란서 최고의 미녀로 알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다니엘 댜류를 처음 본 것은 스탕달 원작의 '赤과 黑(The Red and the Black,1954)'에서였다.
이 영화를 찍을 때 그녀는 나이가 37세였으니 극중의 역에서와 같이 중년 여인의 모습이었다.

다음에 본 작품은 '차타레이부인의 사랑(Lady Chatterley's Lover ,1955)'이었는데
원작 소설에서 느꼈던 에로티시즘 같은 것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러나 그녀는 유명 남배우들과 공연을 많이 한 당대 프랑스 최고의 여배우중 한사람이다.

장 마레와 공연 장면

1952년 '다섯개의 손가락(5 Fingers)'에서

제임스 메이슨과 공연

샤르르 보와이에, 비토리오 데 시카와 함께

그녀는 84세 때 '8명의 여인들'(8 Women, 2002))에 출연, 카트린 드뉘브 등 젊은 여배우들과
공연하여 건재함을 과시한 바도 있다. 이 영화는 몇 해 전 국내에도 개봉된 적이 있다.
(아래 화면의 맨 왼쪽이 다니엘 다류, 가운데가 카트린 드뉘브)

다니엘 다류는 올 해 95세가 되는데 아마도 현존하는 최고령 여배우의 한사람일듯 하다.

Danielle Darrieux in 2008
다음은 미셀 모르강(Michelle Morgan, 1920~ )이다.
그녀는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배우라고 할 수 있다.
어딘가 그레타 가르보 같은 신비스런 면모와 연기력으로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한다.



그녀는 1938년 마르셀 카르네 감독의 "Port of Shadow"에서 명우 장 가뱅(Jean Gabin)과
공연한 것을 위시하여 몇 작품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가 1940년 독일군의 프랑스 점령이후 잠시 미국 헐리우드로 가서 RKO 작품에
출연하였는데 1942년에는 워너사의 '카사블랑카'에서 잉그리드 버그만이 맡았던 히로인역을
하기로 내정이 되었으나 Warner Bros와 RKO 간에 출연료 문제가 타협이 되지 않아 출연이
무산됐다고 한다.
그 대신으로 1944년에 '카사블랑카'의 마이클 커티스 감독을 위시하여 험프리 보가트와
출연진(잉그리드 버그만 제외) 이 그대로 참여하여 미셀 몰강과 공연하여 만든 영화
'Passage to Marseille'가 나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흥행에는 별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미셀 모르간은 1946년에 앙드레 지드 원작의 '전원교향악(La symphonie Pastorale)'에
출연하여 크게 히트한다. 이 영화는 장 드라노아 감독에 명우 피엘 브란샬과 공연했다.
그녀는 이 작품으로 그 해의 칸느영화제에서 최우수주연여우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Carol Reed's The Fallen Idol(1948), Fabiola (1949), The Proud and the Beautiful (1953) by Yves Allégret, Les Grandes Manœuvres (1955) by René Clair, Marie-Antoinette reine de France (1956) 등에 출연,
랄프 리차드슨, 잔 마레, 제랄 필립 등 당대의 명우들과 공연했다.






위 장면은 '포도의 계절(The Vintage 1957)'에서 미셀이 멜 화라, 존 카 , 피어 안젤리 등과
공연할 때의 모습이다
고교 3학년 때 졸업식을 며칠 앞두고 순하, 수정, 광학, 유동, 철주 등과 대구 자유극장에서
함께 봤던 영화다.
이후에도 그녀는 Claude Lelouch 감독의 Le Chat et la souris (1975)에서는 Serge Reggiani 와
공연했고 Stanno tutti bene (1990)에서는 Marcello Mastroianni와 공연하는 등 영화출연을 지속했다.
미셀 모르강은 올 해로 92세가 되는데 아직도 건강하게 여생을 보낸다고 한다.
다음은 시몬 시뇨레(Simone Signoret, 1921~1985)다.

그녀는 앞의 두 여우에 비해서 비교적 늦게 유명해진 케이스이지만 전성기에는 더 이름을 날렸다.
시몬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영화는 1953년 마르셀 카르네 감독의 '테레스 라캉(Thérèse Raquin)이다.
에밀 조라 원작의 이 영화에서 그녀는 라프 발로네와 공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그녀는 1959년 영국 영화 'Room at the Top'에서 로렌스 하베이와 열연하여 스타덤에 올랐다.


이 영화로 그녀는 칸느영화제 최우수여우상을 비롯하여 아카데미 최우수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프랑스 여배우가 아카데미 최우수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시몬 시뇨레는 1944년 영화 감독 이브 알레그레와 결혼하여 살다가 이혼하고 1951년 동갑인
이브 몽탕(Ive Montant)과 재혼하여 1985년 그녀가 죽을 때까지 부부생활을 지속했다.

줄 담배를 즐겨 피웠던 시몬 시뇨레는 1985년 64세에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이상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배우 다니엘 다류, 미셀 모르강, 시몬 시뇨레 3명의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회에서는 마르틴 카롤, 잔느 모로, 프랑스와즈 아르눌, 브리짓 바르도 등을 취급하려고 한다.
(2012. 2. 15. 鶴軒 記)
ㅡ 흐르는 곡은 Juliette Greco가 부르는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