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부산을 향해 갈 때의 열차는 상행선인가, 하행선인가. 당연히 하행선이다. 반대로 부산에서 서울로 갈 때는 상행선을 탄다. 그러면 문산에서 서울을 향해 가는 열차는 상행선인가 하행선인가. 이때도 역시 상행선이다.
왜 상행선인가? 지방에서 서울을 가면 상경(上京)이고 서울에서 지방을 가면 하향(下鄕=落鄕)이라고 한다. 이는 오랜 전통에서 이어져 온 관용어다. 일본에서도 수도인 도쿄(東京)를 향해 갈 때는 죠쇼쿄(上京)라 한다. 영국에서도 수도인 런던을 향해 가는 도로는 '올라가는 길(the up line)'이고 그 반대는 '내려가는 길(the down line)'이다.
지금은 이북 땅인 함흥이나 원산, 평양에서 서울을 향해 갈 때는 상경인가 하향인가. 당연히 상경이고 '올라간다'라고 해야 한다. 반대로 서울에서 함흥이나 원산, 평양을 향할 때는 '내려간다'고 해야 옳은 표현이다. 이는 하늘이 무너저도 바뀔 수 없는 표기법이다.
평양은 공산정권이 점령하여 저들의 '혁명수도(革命首都)'라고 하지만 우리의 지리부도에서는 평양을 이북지역의 '주요도시'라고 학실하게 표기해놓고 있다. 이북 정권은 '동서남북(東西南北)'의 방위개념조차 뒤집어 '북남'이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동아시아의 한자문화권에서 누천년 간 사용해온 '동서남북'을 서동북남이라고 우기는 것은 북이 남보다 우위에 있다는 오기를 부리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면서 평양에서 서울에 오는 것을 '이번에 내려오면서 보니까~'식의 표현을 서슴치 않고 지껄인다. 우리 측은 한술 더 떠 '이번에 올라가면서 보니까 벼농사가 잘된 것 같더라~'라고 대꾸해 어안이 벙벙했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북한이 드론을 띄워 우리 영토를 넘본 사안에 대해 국군통수권자가 '북이 드론 한 대를 내려보내면 우리는 세대, 네대를 올려보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과정에 참모는 물론 어느 누구 하나 '잘 못된 표현'에 대해 인식하는 사람이 없어 혀를 차게 했다.
우리 스스로 '평양으로 올라갈 때, 서울로 내려올 때'라는 잘못된 표현을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 혹자는 북의 위도가 남보다 높으니까 당연하다고 말해 무식을 드러낸다. 북극을 위쪽으로 비스듬하게 만들어놓은 지구본만 보아왔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 지구본을 왜 23도 쯤 비스듬하게 만들어 놓았을까. 그리고 거기에 왜 서경, 동경으로 나누어 선을 빙 둘러 그려놓았을까.
하늘은 높고 땅은 평평하다는 초등학생들에게 태양계와 은하계의 우주를 설명하고자 하는 뜻이었다고 이해하면 무난하다. 광대무변한 우리의 우주공간을 하염없이 떠도는 동그랗고 조그마한 지구에 위가 어디에 있고 아래는 또 어디에 있는가.
적자생존 수단으로 생활의 편의를 위해 정해진 규칙이 '서동북남'아닌 '동서남북'의 개념인 것이다. 이제 더 이상 6.25 남침을 '북한 괴로군이 쳐내려올 때'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첫댓글 올려 보낸다는 것이 아니고 내려 보내 과감하게 처리하겠다고 하는 말이 옳은것이네요.
겁없이 올라 오는 괴로군 북한놈이라고 해야 겠어요.
서동북남 되게 어색하네요. 동서남북 이말이 옳기에 자연스럽게 읽어 집니다.
국가 안보에도 철처하게 말이 뒤 바꾸지 않도록 알아 두어야 할 것 같아요.
서정 선생님 ~ 댓글 썼지만 잘 이해 한건지 몰라 비밀글로 했습니다. 잘못 이해되었다면 또 저는 부끄러워 질 것 같아서요..
꽃순이님께서 사진만 대가인게 아니고 글표현도 수준급이군요. 댓글로 호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비밀글 해제해서 다함께 공감했으면 합니다.
네 선생님 그래도 되면 풀게요.
배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과찬 쑥스럽습니다.
저도 서울로 내려오고, 평양으로 올라가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