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미지 2012-02-08
하나 둘 셋 넷.... 아직 열개 남았네
앞으로 열번은 더 끓여 먹을수 있으니 신난다~
예전에 친정식구들은 다들 된장찌게와 비빔밥을 즐겼는데
김치와 함께 늘 밥상위에 오르는것이 있다면 뽀글거리는 뚝배기 된장찌게였다.
그 된장찌게로 여름이면 연한 상추와 열무로, 겨울이면 시레기국과 배추 겉절이로
비빔밥을 엄청 즐겨 먹었었다.
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 나도 얌전하고 깔끔하게 먹기위해 무던히도 참았는데
그 습성을 어찌하랴 혹시나 신랑이 어떻게 생각할까 눈치를 보며
아침부터 밥을 확 비볐더니
역시나 새신랑이 묘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것이었다.
얌전해보이고 음식에 까탈스러워 보였던 아가씨였는데... 하며 의외로 보이기도 했을것이고
비벼먹는 취향이 아닌 신랑이 아침부터 밥을 비비는 나의 모습을 보니 새색시라기보다는
푹 물이 오른 아줌마처럼 보였을것이다 호호호
그래서 그때 신랑의 그 묘한 눈빛 이후론 살짝 창피하단 생각이 들어서
신랑과 둘이 식사 할때 만큼은 비벼먹는 습성을 자제를 했었다. 후와후와...
그런데 어찌됐건가네 내가 된장을 엄청이나 좋아하는데
시집을 와서 보니 이럴수가...
시댁 된장이 어찌나 맛있는지 어머님께서 만드신 된장에
매료되어 난 정말 시집 한번 잘왔다는 생각을 하기까지... 하하하
대한민국에서 젤 맛있는 된장이다.(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일본 온지 1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 이젠 일본된장에 익숙해 질때가 됐는데도
남들이 다 맛있게 먹는다는 일본된장인데도
내게 있어서 우리 어머님표 된장은 한치도 밀리지 않고
여전히 우리집 냉장고에서 어머님표 된장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겨울이 다가올 무렵이면 시어머님께서 청국장을 만들어 보내 주시는데
보내 주신 청국장을 한번 끓여 먹을 만큼씩 덜어 내어랲으로 꽁꽁 싸서
냉동실에 보관하여 두었다가 먹고 싶을때 하나씩 꺼내어 청국장을 끓여 먹는다.
그런데 이 청국장은 먹는사람은 신이 나는데 그 냄새가 참 대책이 안선다.
일본와서 얼마되지 않았을때는 이 냄새가 밖으로 흘러 나가면 일본사람들이
저 한국인 사는집에 고약한 냄새 난다고 경찰서에 신고가 들어 갈까봐
문을 꼭꼭 닫고 환픙기도 틀지 않고 숨어서 끓여먹었다.ㅎㅎ
그런데 요즘은 한류붐으로 인해 일본에서의 한국인들의 위상이 하늘을 치솟는
그런 당당함이작용을 한것일까 나는 환풍기까지 틀고 떳떳하게 끓여먹고 있다.
하지만 좀 조심스럽긴하다.
이웃에 인도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집앞을 지나다보면 늘 기름에 볶는듯한
깝깝한 냄새가 풍겨나와서 내가 그집앞을 지날때는 살짝 숨쉬는걸 한박자 거를때도 있다.
아마도 이웃에 사는 일본사람들이
아휴 저 한국인집과 저 인도인집에서 풍겨나오는 냄새때문에 .....
하면서 아마도 두박자정도는 숨을 거르고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후후후
오늘 저녁 메뉴는 무우생채, 콩나물무침, 시금치 무침 그리고 청국장을 끓이려고 하는데...
끓이기전에 두손모아 살짝 양해의 인사를 먼저 보내보노라
죄송합니다 청국장 좀 끓이겠습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