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르엘에 입주한지 벌써 9개월이 지났다. 잘 입주했다는 생각과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이 교차되는 시점이다. 그래도 이정도 시점에서 한번 이것 저것을 바라보고 싶다.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힌다. 아파트 값이 요동을 치고 있지만 입주시점이 맞아 상대적으로 덜 피곤하게 입주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어렵게 입주한 분들게는 죄송스럽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른바 커뮤니티라는 공동시스템에 대해서는 제대로 의견 수렴을 했는지가 궁금하다. 이 아파트는 조합원이 상당수이고 비 조합원들이 소수인 그런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헬스장과 샤워장을 포함한 사우나시설이다. 헬스장은 그야말로 조그만데 사우나시설은 대단한 위용을 자랑한다. 아마도 지금 한국 아파트가운데 최고의 규모가 아닌가 생각한다. 반포르엘 바로 앞에 모 헬스장을 보자. 그곳은 헬스장 규모는 운동장인데 샤워장은 상대적으로 작다. 그것이 정상이다. 강북의 명품 아파트라는 경희궁 자이 아파트를 보자. 그곳도 지금 반포르엘과 입주민 비슷하다. 6백가구 선이다. 그런데 그곳의 헬스장은 상대적으로 넓다. 운동 기구도 다양하다. 반포르엘처럼 자리나기 기다리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냥 봐도 좁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바로 샤워시설을 포함한 사우나 시설이다. 그런데 이 사우나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사용금지이다. 현재 관리비에 어떻게 적용되는 지는 잘 모르지만 무슨 하루중에 반이상을 사용금지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물을 받는 시간이라는데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그리고 사우나 시설을 이용하기가 무슨 정보기관 입장하는 것처럼 복잡하다. 그리고 개인 타올과 삼퓨 등을 놔두는 시설은 30번에 멈춘다. 받은 번호는 35번이면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옆 사람에게 물어보니 그냥 대충 두라는데 그렇게 두고 난뒤 그 자리를 배정받은 이가 오면 나는 무엇이 되는가. 기본이 안된 사람이 되는 것 아닌가. 극장에서 당연히 좌석을 받는데 그냥 대충 앉으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게 별것 아닌것 같아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쓰레기 버리는 시스템도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그동안 숱하게 많은 아파트를 다녔다. 한국의 최고 시스템이라는 곳에서도 살았다. 하지만 쓰레기 버리는 곳에 cctv 설치한 곳에서는 살아보지 않았다.물론 설치한 곳도 있을 것이다. 감시카메라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입주민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범죄를 예방하기위해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다. 쓰레기 버리는 곳까지 설치하는 것은 입주민을 불신한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이다.예전에 외국 어느 곳에 유학을 간 한국인 학생이 그 학교 학생회에의해 고발 당했다. 그 이유는 그 학생이 타고온 자전거의 열쇠를 채우는 것이 문제가 됐다. 사실 우리는 흔하게 그런 행위를 하지만 그 학교는 그것을 문제 삼았다. 어떻게 같이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을 불신해서 자전거에 열쇠를 채우는냐는 것이었다. 결국 학생은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고 퇴학처분을 받지는 않았지만 지역 사회에서 이슈가 됐던 상황이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하면 물론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면 입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릴 때 조심할 수 있다. 하지만 입주민의 상황이 그야말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런 감시적인 시스템이 과연 좋은 상황일까 한번은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전 입주민이 날카롭게 정확하게 모든 것을 잘 처리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입주민 스스로 아무 문제없도록 처리하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감시사회가 불신만 초래하다가 결국 붕괴하는 것을 우리는 한두번 본 것이 아니다. 그래서 쓰레기 업체가 있는 것 아닌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감시카메라는 입주민의 한사람으로서 슬프다. 왜 이런 감시를 받아야 하는가. 이제 입주가 거의 마치고 정상 궤도에 들어가는 반포르엘 입주민으로서 주거공간에 대해 피곤한 소리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시스템으로 관리를 이뤄야지 감시 기능을 동원한다고 제대로 움직여지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생각에 한마디 하고 간다.
2023년 6월 19일 반포르엘 입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