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자면신군(紫面神君) 담세기.
봉황성의 제일왕야(第一王爺).
당금 정도무림의 제이인자라 할 수 있는 거목이다. 그가 유세옥의 청원을 들은 순간 놀랍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자네가 출정(出征)하겠다고? 그것도 광풍사(狂風沙)를 치겠단 말인가?"유세옥은 그를 직시하며 결연한 어조로 청했다.
"승낙해 주십시오. 사형! 이것은 소제 일생에 있어 가장 중대한 결정입니다.""왜... 무엇 때문에 그러는 것인가? 광풍사는 지옥삼겁천 중 가장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네. 우리는 아직 그들을 상대로 출진할 태세가 갖춰져 있지 않네. 왜 그리 서두르는 것인가?"담세기는 유세옥의 표정을 읽으며 그 의도를 파악하려 했다.
유세옥은 나직하면서도 또렷한 어조로 말했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따름입니다. 사형!"
"......!"
담세기는 무언가를 물으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의 완고한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의 생각하는 바를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담세기는 유세옥의 생각을 알아차리자 더 이상 그를 붙잡을 수 없었다.
두 사형제간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들은 서로의 고충을 서로간에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담세기는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사제(四弟), 그 때문인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군... 자네라면 능히 그런 생각을 가질만 하지, 사실은 나도 그렇게 심기가 편하지만은 않다네. 하지만......."유세옥은 손을 저으며 간곡한 어조로 청했다.
"부탁합니다. 사형! 소제는 그의 명성을 부러워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나 자신을 시험해 보고자 할 따름입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담세기는 잠시 그를 응시하다 길게 탄식하며 말했다.
"놀라운 일일세... 그 자로 하나로 인해 우리 삼왕이 이토록 흔들리고 있다니......."유세옥은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니, 제일왕야인 사형께서도......?'
담세기는 그의 표정을 통해 그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
"나도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네."
"그렇군요."
유세옥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삼왕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이처럼 자신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갈등에 빠지기는 처음이었다.
천우가 돌아온 이후 봉황성의 모든 관심과 이목은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출천환룡(出天幻龍), 그는 은연 중 봉황성의 제이인자로까지 부상한 것이다.
빛과 그림자처럼 그의 광휘 뒤편에 덮인 그림자에 가려진 삼왕은 불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 지난 이십여 년 간 고심 속에 다져온 자신들의 기반이 급속히 추락되는 것을 피부로써 느낀 것이다.
바람(風).
확실한 바람은 불고 있었다. 그것도 천지를 뒤바꿔 놓을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 바람은 어떤 자에게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주는 잔인한 바람일 수도 있었다. 또한 어떤 자에게는 희망을 가져다 주는 해빙(解氷)의 훈풍일 수도 있는 것이다.
바람은 하나였다.
그렇건만 그 위용은 온천하를 감싸안을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 바람은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키며 중원을 뒤덮고 있었다. 중원은 그 회오리 속에서 새로 태어나고 있었다.
두두두두두--!
중원전사단(中原戰士團)의 출진(出進).
육중한 봉황성문의 활짝 열리며 수천 필의 준마가 봇물이 터지듯이 짓쳐나왔다. 뽀얀 흙먼지가 운무처럼 피어오른다.
선두의 인물.
그는 다름아닌 봉황성의 제삼왕야 옥수서생 유세옥이었다.
북천을 바라보며 달려가는 그의 자태는 늠름하기만 했다. 희디흰 백의무복 탓인지 그의 수려한 용모가 한층 더 돋보였으며 얼굴엔 비장의 결의가 굳게 서려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봉황성!
흙먼지 속에서도 그 장엄한 웅자는 마치 태산처럼 압도적으로 보였다.
유세옥은 신광을 발하며 힘있게 뇌까렸다.
"다시 돌아오리라...! 내가 회성(回城)한다면... 이 유세옥은 지난 날의 유세옥이 아닐 것이다."그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말의 옆구리에 힘차게 박차를 가했다.
히히히힝--
준마는 말발굽을 힘차게 놀리며 북으로 치달렸다. 흙먼지가 사방 천여장을 완전히 뒤덮어버렸다. 유세옥과 중원전사단의 위용은 가히 태산이라도 허물 듯했다.
혈겁(血劫).
바야흐로 중원과 변황의 운명을 건 한판의 승부가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자원하여 선봉에 선 유세옥의 목표는 사천(四川)을 장악하고 있는 광풍사(狂風沙)였다. 지옥삼겁천 중 가장 막강하다는 광풍사의 수는 이 만을 헤아린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그들 중 오천이 구파일방의 장문인들과 대등한 무공수위를 지녔다고 하니 그들의 힘이 얼마나 절세적인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리라.
그들은 그야말로 중원을 황폐화시키는 광란의 모래바람이었다.
과연 유세옥은 그 광풍사를 상대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는 단목준 못지 않은 혁혁한 전과를 세워 봉황성으로 귀환할 수 있는지 그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리라.
운명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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