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부사관학교, 훈련부사관 임명식… ‘살아있는 교범’ 77명 탄생
맹수열
입력 2022. 12. 25 15:48
업데이트 2022. 12. 25 17:05
17주 동안 고강도 교육훈련 소화
부사관 후보생 양성·훈육 과정 지도
2000년 제도 도입 후 3514명 배출
부부 동시 임명·무도 10단 여군 눈길
내년부터 교육 기간 17→19주로 늘려
‘전투부상자처치’ 자격 전원 획득
‘전투체력지도’ 과목 신설
‘살아있는 교범’으로 불리는 훈련부사관 77명이 명예로운 금빛 휘장을 가슴에 달았다. 육군부사관학교는 지난 23일 정정숙(소장) 학교장 주관으로 22-2기 신임 훈련부사관 I형 임명식을 개최했다.
훈련부사관은 부사관 후보생 양성과 훈련병 훈육 과정에서 이들의 기상부터 취침까지 모든 일과와 병영생활을 밀착 지도하는 ‘담임 교사’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학교는 중사(진)부터 상사(2년 차)까지 지원자를 엄격히 심사·선발해 정예 훈련부사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한다. 학교는 2000년 육군 훈련부사관 제도가 도입된 뒤 지금까지 3514명을 배출했다.
이날 임명된 신임 훈련부사관들 역시 △전투기술 지도능력 △전투체력 지도능력 △병영생활지도 실무능력 △군인정신 및 육군 리더십 등 교관으로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교육에 임했다. 4주 동안 원격교육을 받은 뒤 지난 9월 입교한 신임 훈련부사관들은 ‘우리가 교범이고, 우리가 가르친다’는 구호 아래 13주 동안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소화했다.
교육 기간 이들은 강한 체력, 교관·행동화 능력 등 학교가 요구하는 엄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며 훈련부사관 고유의 상징인 금빛 휘장을 받았다.
특히 미래 전장을 대비한 ‘육군 3대 전투체계 소개 교육’을 통해 워리어 플랫폼, 드론, 통신장비 등 소부대 전투에 활용될 장비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또 MZ세대의 특성, 조직문화와 갈등관리, 수평적 소통방법 등을 교육받으며 앞으로 마주하게 될 MZ세대 신병과 부사관 후보생들을 이해·지도할 수 있는 역량도 키웠다.
이날 임명식에서는 우수한 성적으로 교육을 수료한 최민식(특전보병) 상사가 육군참모총장상의 영광을 안았다. 김동찬(특임보병) 중사는 교육사령관상, 나동민(보병)·김기웅(포병)·김민현(보병)·김준(특전보병) 중사는 부사관학교장상을 받았다.
임명자 대표로 소감을 발표한 김도아 중사는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와 부딪친 지난 13주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교관들의 열정 가득한 지도와 진심 어린 조언·격려 덕분”이라면서 “앞으로 마주하게 될 신병·부사관 후보생들에게 같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교관이 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학교장은 훈시에서 “자기 절제와 단련의 과정은 결코 여러분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여러분의 손끝에서 강한 신병과 부사관이 탄생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임무를 수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부 훈련부사관 김민현(왼쪽) ·강지수 중사. 사진 제공=김현성 중위
이날 임명된 훈련부사관 가운데는 색다른 사연을 가진 이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부사관학교장상을 받은 김민현 중사는 아내 강지수 중사와 동시에 임명됐다. 15보병사단에서 함께 근무하던 부부는 고된 교육과정을 부부애와 전우애로 이겨냈다. 두 사람은 자치지휘 근무자 활동, 체력측정 특급 등 모범적인 태도로 모든 과정을 이수해 동료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남편 김 중사는 “당장 전쟁에 나가더라도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전문가, 교리에 대해 고민하고 발전시키는 최정예 훈련부사관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아내 강 중사는 “서로를 거울 삼아 군문에 처음 들어선 이들을 나라에 충성할 수 있는 군인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허준 중사는 태권도 4단, 특공무술 4단, 합기도 2단 등 총 10단을 보유한 여성 무술 고수다. 학창 시절에 고등부 태권도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던 허 중사는 수도방위사령부 대테러 특수임무부대 태호대대에서 무도 교관 임무를 수행했다. “교육을 통해 변화하는 신병들의 모습을 본 뒤 훈련부사관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는 허 중사는 “운동으로 다져진 끈기와 지치지 않는 열정을 바탕으로 육군 전투력 발휘에 앞장서는 군인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임 훈련부사관들은 앞으로 육군훈련소와 사단 신병교육대, 부사관학교, 특수전학교 등 교육 기관에서 교관 임무를 맡아 최정예 육군 장병을 육성하게 된다.
한편 학교는 이날 “새해부터는 훈련부사관 I형 교육과정을 심화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학교는 내년부터 교육 기간을 17주(원격 4주·소집 13주)에서 19주(원격 4주·소집 15주)로 늘렸다. 또 수료하는 전원이 전투부상자처치(TCCC) 자격을 획득하도록 했다. 운동생리학·트레이닝 방법론 등이 포함된 ‘전투체력지도’ 과목도 신설했다. 학교 관계자는 “제도를 지속 개선·발전시켜 훈련부사관들의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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