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아침의 소동!
“여~어. 이제 일어났어?”
따스한 햇살과 함께 가우리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서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다가
저~쪽 나무에 모포 한 장이 걸려있는 걸 발견.
아마… 내가 꿈속에서 발차기로 날려버린 트롤이 저것이었을지도…………
막 몸을 일으키려는데 허리쯤에 모포 한 장이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내가 모포를 날려버린 뒤 누군가가 놓아준 것이리라.
그 ‘누군가’로 추정되는 가우리를 쳐다보자 그는 내 검을 자기 것인 냥 허리에 매고 있었다.
“근데 제로스랑 피리아 여전히 안 왔던데.”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바라보며 말하는 가우리.
“뭐, 좀 더 늦게 올 수도 있어. 신경끄자고.”
아무 일도 아니라는 손짓을 해보이며 강가로 다가갔다.
늦게 온다는 건 잘됐다는 뜻일 테니까.
“더불어 루사도 없어.”
“뭐!!”
가우리가 덧붙인 말에 세수하다말고 고개를 획 돌렸다.
아… 목 아파.
“이제와서 어디 갈리는 없을 테고… 제로스랑 피리아한테 갔나…”
숲 속을 쳐다봤다.
그 쪽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 잠깐 찾아보고 올게.”
마저 씻는 걸 끝내고 발걸음을 숲 속으로 향하는 나.
어제 저녁부터 차곡차곡 눌러놓은 궁금증을 풀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어디까지나 눈치없이 그 둘 사이에 끼어들지도 모르는 루사를 막기 위해……
난 제로스와 피리아가 있을만한 곳으로 향했던 것이다.
………정말이라니까!!!
얼마 가지 않아, 나무에 기대어 자고 있는 둘을 발견했다.
가까이가면 눈치라도 챌까봐 내 시력의 한도가 되는 최대한 먼 곳에서 걸음을 멈췄다.
어렴풋이 보이기론 제로스가 피리아를 망토로 감싼 채 자고 있는 모습이다
역시 잘 해결 되었군.
그럼 이제 어떡할까나………
저러고 있는 걸 한번 깨워봐?
아님………
“쟤네들 늘 티격태격하더니 사이가 좋네.”
“으악! 가우리. 언제 온거야?”
뒤에서 들린 가우리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소리칠 뻔한걸 겨우 참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무래도 생각에 빠져있다가 가우리가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나 보다.
요새 나도 꽤나 긴장이 풀렸다니까.
가우리 성격도 전염이 되나?
그럼 타격이 큰데……
-뚝. 우직. 와작. 우직끈. 쿵.
머릿속 생각이 저 멀리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데 우리가 자던 곳에서 엄청난 소음이 터져나왔다.
고개를 돌리자 흙먼지 바람이 날아온다.
망토로 코를 가리고 실눈을 뜨며 무슨 일이 일어났나 보려하지만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가우리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사인을 보내고 막 그곳으로 달려가려는데……
“무슨 소리인가요, 리나씨?”
그 소리에 깼는지 제로스와 피리아가 어느새 곁에 서있다.
피리아의 눈에는 아직 졸음이 묻어있지만 아까의 모습과는 다르게 제로스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시선을 내 발에 둔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놀리고 싶어지네.
하지만 무슨 일인지 확인하는게 우선이다.
나중에 놀려야지~
“으응… 모르겠어. 가보자고.”
이렇게 말하곤 소리가 난 장소로 뛰어갔다.
그 장소에 도착하자 잔가지와 낙엽 등을 온몸에 뒤집어 쓴 채 쓰러져있는 루사가 보인다.
작게 신음을 하고 몸을 일으키는 루사.
“어떻게 된 거야? 다치진 않았어?”
“아… 네… 잠 안 와서, 저~기서 경치 보다…… 잤나 봐요.”
내 물음에 옆에 있는 나무의 거의 꼭대기를 가리키며 생긋 웃는다.
머리와 옷에 붙은 가지들을 탁탁 털어내는 루사에게서 눈을 돌려 나무 위를 쳐다보자 떨어진 흔적이 8~10m 근방부터 보인다.
저기서 떨어지면 보통은 죽지 않나………
“그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면 위험하잖아요! 다치지 않은게 다행이에요. 다음부턴……”
피리아의 충고가 루사에게 쏟아진다.
피리아, 너…… 정말 엄마가 다 됐구나.
“이봐 제로스. 어제 왜 안 왔어?”
저쪽에서 ‘엄마의 설교’를 감상하던 가우리가 제로스에게 조용히 묻는다.
그 말에 귀가 쫑긋 선 나는 조심스레 그들 곁으로 다가갔다.
“아, 그게…… 일이 좀 생겨서요. 하하.”
뒤통수를 긁으며 웃는다.
역시 말할 생각은 없다 이건가.
“리나한테 고백받은 거?”
가우리가 묻는다.
………………엥?
뭐라고?
왜 그게 나오는데?!
“에? 아~ 그거요. 궁금하세요?”
제로스의 황당한 표정도 잠시, 손바닥을 주먹으로 탁 치더니 나를 살짝 쳐다보고는 장난기 짙은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잠깐 잠깐. 꼭 무슨 일 있었다는 투잖아!!!
“응”
가우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게 말이죠. 리나씨께서 제가 다른 사람 좋아해도 절 좋아하신다면서……”
“함부로 말 생략하지 마!!!!!!”
-퍼벅!!
나의 킥이 제로스의 뒤통수에 정통으로 들어갔다.
그 소란에 피리아는 설교를 멈추고 루사와 함께 나를 쳐다본다.
우……… 시선집중.
“대체 어떻게 들은 거야?!”
자연의 섭리에 따라 저쪽에 쓰러져 꿈틀거리는 제로스를 버려두고 가우리에게 묻는 나.
“그게 다들 가길래 뭐하나 궁금해서 따라가 봤더니 네가………”
“그 뒤에 말한 건 못 들었어?!”
“아니, 그럴 땐 자리를 비켜줘야 하나 해서……”
“네가 언제 그런거 신경썼냐!!”
분노의 슬리퍼 크레쉬가 가우리에게 작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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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는 가우리가 망가지는군요~~~(근데 왜 가우리는 망가지는게 똑똑해지는걸까?;;)
내일모레면 시험이 끝난다는데 희망을 가지고!!!
시험기간인데도 한번 와봤습니다~~
다음화부터는 수정때문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간 올릴게요~~~(이 말만 남기고 튄다;;;)
첫댓글 아아........ 역시 가우리는 아무생각이 없는걸지도.........;; 근데 피리아, 잔소리 많이하면 나중에 친구들한테도 엄마취급받아.. 내가 그랬거든 ㅠ.ㅠ 또, 그 잔소리로 제로스님과 항상 싸울지도? (거의 항상 싸우고 있다구요!! .......흥!)
싸우지요~~ 제피가 재미있는 이유중 하나가 싸우면서 질리지도 않는 커플이라는 거 아니겠습니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