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란 한 마디로 무엇인가?
누구나 술에 얽힌 사연 한 가지쯤은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술에 관한한특별히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개인적으로 술에 대한 깊은 관심도 없었을뿐만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어머니로부터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귀가 달도록 들어 왔던 것 중의 하나였다.
내가 어려서부터 아버지는 자주 술에 취하셨다. 술에 취한 아버지는 거의 맨날 어머니의 잔소리와 함께 여지없이 다툼은 이어지곤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술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커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다짐을 어머니와 함께 약속을 하고, 지금까지는 대체로 착한 아들이다.
나는 할아버지에 대한 다른 기억들은 잘 나지 않는다. 그저 술에 취하신 할아버지 그리고 아버지... 형님도 같은 마음인지 잘 모르지만, 형님과 나는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내가 술에 취해 본 일이 없다.
그런데 내게 술에 대한 지나친 편견으로 부터 벗어난 계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여행작가이자 술 기행가이시고 전통술품평가이신 허시명작가와 나는 우연한 기회에 해외여행을 함께 한 일이 있었다. 그 인연으로 한 권의 책을 접하게 되었고, 허시명작가의 남다른 우리 술에 대한 특별한 조예와 깊이를 느끼게 되었다. 이후 나는 직장 동료에게도 맛깔나는 술에 대한 강의를 부탁한 일이 있었다.
허시명 작가의 " 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 " 는 내가 읽은 허시명 작가의 출간 책 중에서 처음 대한 것인데, 그 책을 받아들고 나는 집에 와서 밤을 세워서 단 숨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마치 막걸리를 벌컥 벌컥 들이키듯이....허시명 작가의 술에 대한 남 다른 애정과 글 하나 하나의 맛깔나는 글 솜씨에 깊이 빠져들고 말았다. 그 때 나는 처음으로 악마가 빚어낸 것이 술이 라니라 술에는 진정 인생 만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작가 허시명님은 “술은 음료가 아닌 약이요 전통이요 시대정신이요 문화적 상징인데, 가전(家傳)으로만 맥을 유지할 뿐이라 숱한 보고(寶庫)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고 말 한다.
“술에 녹아든 정성과 손맛까지 이해한다면 술에 대한 자기 통제력도 절로 생기고 아껴 마실 줄 알게 됩니다. 일제에 의해 소외된 술 문화, 깐깐한 규제가 가해지는 소중한 가양주(家釀酒)를 복원하고픈 욕구가 생겼습니다.”
허시명작가는 전북 김제에서 13대째 백화주(白花酒)를 빚는 학성강당 김씨 가문을 만나 가슴 저민 술의 심연에 빠져 들게 됐다고 했다. “백가지 꽃으로 빚은 백화주는 우리 술의 절창(絶唱)입니다. 1년 내내 약초와 꽃을 모아 적어도 80일간 공을 들여 만든 까다로운 술인지라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효자주(孝子酒)’ 소리를 들을 법 하지요.”
그는 ‘진짜 우리 술’의 연원을 찾고자 ‘규합총서’ ‘동의보감’ ‘음식디미방’ ‘임원십육지’ 같은 문헌들을 뒤지고 물 좋고 경치 좋은 술 익는 마을들을 찾아 다녔다.
술 만드는 장인들은 한결같이 ‘최고’라 자부했고, 비기(?技)를 호락호락 알려주는 법이 없었다. 어느 고장에서 산버찌술을 청했을 때 술 다듬는 이로부터 “줘봤자 시덥지 않은 소리 할 텐테 뭐하러 내줘!”라고 퇴박을 맞은 일쯤은 별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선생님 공력(功力)이면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테니 비법이 제대로 전승되도록 알려주십시오”라고 간청을 되풀이했고, 술 빚는 요령까지 책에 담을 수 있었다.
녹두장군 전봉준이 관군과 일본군에 부상한 몸으로 끌려가면서도 찾았다는 대나무를 훈증해 만든 ‘죽력고’(정읍), 머리를 맑게 해준다 해서 과거 응시자들이 마신 ‘잎새곡주’(단양), 개고기로 빚은 ‘무술주’(김해 부근) 같은 술 말고도, 조선 유교사회에서 술 마시는 예법을 규정한 ‘향음주례(鄕飮酒禮)’ 의식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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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맥주·양주와 희석식 소주에 가린 채 골 아프고 냄새나는 술이라는 부당한 편견을 받지만, 우리 술은 곡물·약초·미생물을 결합한 최고 음료고 까다로운 규약에 따라 숭상하며 마셨다”고 예찬한다. “곡물을 요체로 한 우리 술은 가장 오래 보관할 수 있는 2차 가공식품의 총아고, 고향에서 떠온 흙 한 줌처럼 고장의 흥취를 떠올리게 하는 혼(魂)의 음료입니다. 전통술에 대한 정보를 계승해 이를 계승하는 일은 우리 정신의 복원이자 지역 관광산업 부흥, 쌀 소비 촉진과도 얽혀진 중요한 일입니다.”
저자는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고향 경북 영양을 찾아 그의 ‘숙연한 풍류’와 주도구단(酒道九段·술 마시는 이의 9가지 등급)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소주 반 병이면 취한다”는 그는 “우리 술의 순수성을 상실케 한 일본을 여행해 한·일 술문화를 비교한 뒤, 우리 고유의 알갱이를 분리·분석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술 박물관,
며칠 전 나는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가소롭기 짝이 없는 문폐에 많은 사람들은 건방지고 예의없는 사람의 작태 정도로 폄하하거나 나물할 요량으로 안성의 대한민국 술 박물관 박영덕과장을 면대 했을 것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사뭇 궁금해서 꼭 찾아가면 질문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안성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이름표였다.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게, 내 집에 꽃 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덧 시름 잊을 일 의논코자 하노라.’ 경기 안성에 위치한 술박물관에 들어서면 눈에 띄는 시조이다. 한잔 두잔 오가다보면 슬픔을 지워주고 기쁨을 더해주는 술. 낯선 사람과는 소주 같은 친밀감을, 친한 사람과는 와인 같은 깊이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술의 힘이다. 박영덕 관장(52)은 술이 좋고 사람이 좋아 박물관을 열었다고 한다.
박관장이 술과 인연을 맺은 건 25년 전.
원체 애주가인 터에 1980년부터 슈퍼마켓과 주류대리점, 도매상을 운영하며 술에 매료됐다. “유전자 속에 술을 좋아하는 인자가 있나봐요. 주량은 세지 않았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면 술술 들어가요. 형제들도 다 좋아하죠. 건축을 전공하고 유학가겠다는 막내동생을 나랑 같이 술장사하자고 붙잡았죠.”
동생 박영국씨가 함께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넓혀갔다. 91년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술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 모으기 시작했다. 중요한 자료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 전남 순천, 경북 울진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버려진 양조장 쓰레기통이나 고물상 한편을 닥치는 대로 뒤져가며 자료를 찾았죠. 고물상 같은 데서는 일을 도와줘가며 친분을 쌓은 뒤 얻어내기도 했고. 1,000원도 안 되는 병따개를 얻으러 시골 촌구석까지 가느라 10만원이 들어도 내가 원하는 걸 가지게 되면 그냥 마냥 좋았다고 한다.
식사를 한 뒤 박관장님의 안래로 전시관을 둘러 보는데,
열쇠를 열고 문을 여는 순간..........
깜짝놀라고 말았다. 2층으로 된 전시장에는 없는 물건이 없이 가득하게 전시가 되어 있었다.
제 1전시실에는 각종 민속에 관련된 유물이 전신되어 있는 "민속품 전시관", 전통술 빚기에 쓰이는 각종 양조도구, 도자기 등의 " 우리술 전시관", 술 관련 고서적, 논문 등의 관련문서, 서적을 보관, 연람할 수 있는 "문서 자료관"으로 구성되어 과거 우리의 생활상과 우리술에 대한 역사와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제 2전시실에는 소주, 맥주, 와인, 양주, 전통 민속주 등의 다양한 술과 광고 홍보물 등이 전시되어 근대사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다.
야외 전시관에는 전통주를 빚을 수 있는 부뚜막 시설과 술방(발효, 숙성실)이 있어 우리술 빚기 시연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곳곳에 야외 전시공간(예정)이 마련되어 있다. 어른들에게는 과거로의 여행을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체험과 교육의 장이 될것이다.
관장님, 관장님은 아주 큰 잘못을 하고 계십니다.
그 첫째는 이 많은 소중한 보물과 같은 것을 너무나 학대수준으로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것이 큰 잘못의 첫째이고,
두 번째 잘못은 이 귀한 보물을 혼자만 보고,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눠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는 큰 잘못을 하는 것 같습니다 라고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대단한 박 관장의 열정에 그저 머리를 숙이고 돌아서야 했다. 안성에 이런 분이 계시다니 하는 존경과 자부심에 내 마음이 얼마나 행복하게 여겨지던지.....
박관장은 민속주의 전통이 끊어진 것을 안타까워했다. “요즘에는 제대로 된 민속주를 찾기 힘들어요. 각종 첨가제를 넣다보니 머리가 아픈 거지. 누룩으로 만든 술은 아무리 마셔도 머리 안 아파요. 민속주를 제대로 만들면 외국의 어떤 술보다 더 좋을 것을…. 박관장은 ” 진정한 ‘약(藥)’이 되는 술을 나누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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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둔 호수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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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내부,
식사를 이곳에서 한 뒤에 전시실에 가면 별도의 입장요금을 받지 않는다.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식사를 하지 않으면 별도의 입장 요금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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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차림표도 대한민국,
가격은 저렴하지만 맛은 정갈하고 그만이다. 딱 시골 어머니 밥상이다. 60석 정도의 아담한 식당으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칸막이와 앉는 의자가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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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배기 앞에선 속 옷 차림의 박영덕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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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90년 전의 책자라고 한다. 술을 빚는 기술서라고 한다. 3000만원의 가치가 있는 책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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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니다. 그림의 문양이 특이하다. 직접 찾아가서 물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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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때의 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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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앵란씨, 1964년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의 사진..
모놀 60차 답사에서 술박물관이 제외된 것이 얼마나 안타깝던지.....
▲찾아가는 길 안성시청 앞 로터리에서 진천 쪽으로 313번 지방도를 따라 3㎞ 정도 올라가면 길 오른쪽 언덕에 위치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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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개산리 204-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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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 안성시외버스터미널 → 안성시청방면 도보 5분 → 조흥은행 옆 시내버스터미널 → 100번버스탑승 → 금광농협(개산지점)에서 하차 진천방향 50m 전방 [자가용] - 안성 시외버스터미널 → 금광면사무소방면 → 금광농협(개산지점)에서 진천방향 50m전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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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71-3903 //웃는돌(011-9223-04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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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고!! 술 입에도 못대는 저이지만 기회 됨 꼭 가보고 싶네요.웃는돌님께서 앞장 서시길....
아이고~~ 길다. 이따가 찬 찬히 봐야지이~~~~
모놀에서 술 박물관 가지 않았나요?..간것 같은데...허시명님과 함께한 술기행 39차 영천답사.충주에서던가?...안성에는 왜 이렇게 볼곳이 많은거야요?..웃는돌님을 안성홍보대사로 임명해야 할것 같네요
충주에 다녀왔는데, 이곳은 개인박물관이랍니다. 뭔가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유~ 정말 안성 답사 일정에 빠진게 아쉽네요. 저 식당에서 운치있게 대한민국 밥상을 받고나서 천천히 소화시키면서 둘러보았으면 제격이었을텐데....그땐 몰랐던 곳 인가벼요?
알았지만 그 진가를 알지 못한 것이랍니다. 그러나 몰랐다고 해야하지요. 실제로 말만 들었지 술이랑 영판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발길을 옮기지 않아서리....
진천에서 안성 드나들면서 보았고 익히 알고있지만... 아직 밥맛도.. 술맛도... 보지는 못했는데 함 가봐야 되겠네요.
네, 맞습니다. 형아님,, 꼭 한 번 들러보세요. 괜찮으실 것 같습니다. 해장국도 맛나게 좋습니다.
쩝 공짜 시음도 있나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시음은 하지 않던데...........제가 한 사발 대접해 드리지요..
웃는돌님의 철학이 느껴지는 글...... 술 박물관 저기 꼭 가보고 싶네요~~가까우니까 기회를 봐야겠어요~~~ㅎㅎ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