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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호주 해군 SSN 지원과 한국 경항모 함의
지난해 6월 10일 호주 정부는 2021년 9월 16일 호주 해군이 프랑스 Naval Group와 계약한 어택급(Attack-class) 12척 재래식 잠수함(SSK) 대신에 미 해군과 영국 해군과 협력하여 차세대 핵추진 잠수함(SSN)으로 번복함에 따라 프랑스에 약 6억 불의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하였다.
비록 지난해 호주 해군의 차세대 SSN 건조가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의 기술, 자원, 인적과 전략적 지원을 전제로 한 결정이었고, 호주 정부가 점차 공세적인 중국과의 전략적 레버리지 확보 측면에서 불가결한 결정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호주가 프랑스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호주 조선소에서 SSN을 건조하기로 결정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국가 모든 국가에게 가장 큰 충격이었다.
당시 미국의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십국들은 이러한 호주 정부의 결정이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 지원, 호주와 중국 간 경제, 사회, 문화적 갈등에서의 전략적 카드 구축, 중국 군사력의 남태평양과 인도양으로의 팽창에 대한 비대칭적 대응 등을 고려할 시 호주 정부가 전략적 안보를 마련하기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평가하였다.
반면, 아세안 등의 국가들은 호주와 중국과의 남중국해, 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의 직접적 대립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면서 동아시아에서의 SSN 경쟁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는 입장을 보이며, 기대 반 우려반의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9월 15일 미국-영국-호주 간 결성된 아쿠스(AUKUS) 안보협력체는 결성 발표 하루 후인 9월 16일에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이 호주 해군의 SSN 건조를 지원할 실무팀(Nuclear-Powered Submarine Task Force: NPSTF)을 구성하였다면서 향후 약 18개월 간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의 호주 해군 SSN 건조 지원 방안을 연구하여 다양하며 다각적 후속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당시 NPSTF에게 제기된 과제들은 호주 해군이 전략적 운용 개념하에 결정한 SSN 건조를 위한 호주 내 핵발전 기반체계 수준 극복, 호주 내 핵관련 전문가 폭의 비약성 해소, SSN 탑재무기 체계 성격, SSN 운용 개념 등이었다.
통상 대부분의 차세대 전력 건설은 우선 작전개념 발전을 구축하고, 이를 지원하는 군사과학기술 또는 군용겸용 기술 수준을 평가하며, 관련국 국내 방위산업과 자원지원 능력 등에 의해 추진되는 상황과 과정을 고려하여 확정되나, 지난해 9월 15일 AUKUS 공동선언문에서 공개된 3국 간 안보협력 과제인 사이버,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수중작전 능력의 4대 공동 연구과제 중에 사업타당성 등의 선행과정 없이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이 호주 해군의 SSN 건조를 가장 빠른 우선순위에 둔 것은 호주 주변국과 전략적 파트너십국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하였다.
현재 NPSTF는 다음과 같은 순차적이고, 단계적 제도 구축과 협력 조치를 취하였다.
첫째, 지난해 11월 22일에 호주 해군의 SSN 건조를 위해 3국 해군 간 호주 해군의 SSN용 핵추진체계 관련 기술협정서(Exchange of Naval Nuclear Propulsion Information Agreement between US Navy, Royal Navy and Royal Australian Navy: ENNPIA)을 체결하였다.
이번 ENNPIA 협정서에서 서명국들은 호주 해군의 SSN 건조에 있어 1954년 미국 원자력 에너지법(USAEA), 1978년 핵비확산조약(NPT) 등의 핵에너지 관련 국제법과 규범을 준수한다고 밝혔다면서,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은 호주 해군에게 SSN의 핵추진체계와 관련된 호주 내 핵에너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 22일 『미 해군연구소 뉴스(United States Naval Institute News: USNI News)』는 미국과 영국이 냉전 이후 미 해군이 나토 해군에게 제공한 나토와 동일한 수준의 SSN 관련 핵추진체계 기술을 최초로 아시아 국가 호주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미국-호주 간 재래식 무기와 장비에 한정되었던 방산협력이 핵관련 방산협력으로 격상되었다고까지 평가하였다. 지난 6월 15일 『USNI News』는 호주 에너지부가 호주 해군 SSN 건조를 위한 호주 내 핵산업 기반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수십억 불의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둘째, NPSTF는 지난 6월 15일에 미 해군과 호주 해군에게 『양국 해군 간 핵잠수함 요원 교육훈련 파이프라인 협정(The Australia-United States Submarine Ofiicer Pipeline Act: AUSSOPA)』 체결을 제안하였다. 이는 호주 해군이 향후 건조될 SSN 운용 요원 2명을 미 해군 기본 잠수함전술학교와 핵잠수함 함장 과정에 파견하며, 향후 미 해군의 SSN 또는 전략핵잠수함(SSBN) 전략 수중작전에 동승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였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AUSSOPA 추진이 아직 호주 해군의 SSN 건조를 위한 개념설계와 세부운용 체계가 확정되지 못한 상황하에서 호주 해군이 어느 시기에 어느 수준으로 미 해군 잠수함 교육 참가와 실전배치 동승이 추진되는가는 미정이라며, 1958년 미 해군이 영국 해군의 SSN 건조를 위한 핵잠수함 운용 요원의 교육훈련 과정과 미 해군 SSBN 또는 SSN 동승은 나토 이외 아시아 국가 호주에게 최초로 공개하는 큰 함의를 우선적으로 부여한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셋째, 지난 6월 22일 『USNI News』는 지난 6월 17일 미 해군이 해군본부 핵잠수함 건조 감독관(Program Executive Office: PEO) 데이비드 고긴스(Rear Admiral David Goggins) 제독을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의 호주 해군 SSN 건조지원을 총괄하는 책임자로 임명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USNI News』는 고긴스 제독이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의 호주 해군 SSN 건조 진행사항을 총괄한다며, 호주 해군이 원하는 SSN 제원과 운용 개념에 대해 미 해군과 영국 해군이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미 해본 연구개발 및 전력확보 참무부(N-5/8)에 정규적으로 보고하여 최적으로 지원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고긴스 제독의 경력을 들어 아마도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SSN을 호주 해군가 원하는 표준모델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영국 해군의 아스터트(Astute)급 SSN은 고가와 부품공급 문제 등으로 호주 해군이 선호하지 않고 있다고 전망하였다.
특히 호주 해군은 미 해군이 개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블록-Ⅴ형 버지니아 무장발사 모듈(Block-Ⅴ Virginia Payload Module: Block-Ⅴ VPM)을 탑재할 버지니아급 SSN Block-Ⅴ 개량형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6월 22일 『USNI News』는 지난해 12월부터 운용되고 있는 NPSTF가 미 해군 버지니아급 SSN을 호주 해군에게 가장 최적으로 방안으로 제안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미 해군 데이비드 고긴스 제독이 대부분의 경력을 버지니아급 SSN에서 보낸 것을 들면서 1999년에 건조하여 2003년에 1번함이 취역한 이래 Block-Ⅴ형 22척이 건조되었으며, 2070년까지 운용할 것으로 알려진 버지니아급 SSN이 가장 최선의 모델이라고 전망하였다.
또한, 군사 전문가들은 미 해군이 미 육군과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미 육군-해군 공동용 극초음속 미사일의 잠수함 발사를 위해 Block-Ⅴ VPM을 탑재하려는 계획과 일부 수중탐지 방식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점들이 호주 해군에게 버지니아급 SSN이 가장 적은 기간, 가장 효율적 방안으로 호주 조선소에서 건조하며, 가장 완벽한 수중작전을 태평양과 인도양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러한 호주 해군의 미 해군 버지니아급 SSN 모방형의 호주 해군 SSN 건조 논리는 지난해 12월에 공개된 『호주 전략적 정책 연구원(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ASPI)』 연구보고서에서도 식별되었다.
지난해 12월 ASPI는 『호주의 핵추진잠수함 프로그램 구현(Implementing Australia’s Nuclear Submarine Program)』 연구보고서에서 ① 과연 AUKUS 결성과 SSN 건조 결정이 옳은 판단였나, ② 누가 가장 최적의 파트너인가, ③ 호주 내에서 건조하는 것이 맞나, ④ 그럼 어떤 조치가 필요하며, 언제 가능하고 단가는 얼마일까 등에 대해 답을 제시하면서 가장 큰 이슈로 SSN의 SSK와 비교한 수중작전 완전성이었다.
예를 들면 추진력에 있어 기존 콜린스급 SSK가 5.2 메카와트, 차세대 SSN이 145∼210 메카와트라며, 이는 호주 서부 퍼스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남중국해에서의 작전기간을 SSK는 11일로, 차세대 SSN은 77일로 확대할 수 있는 잠수함 추진력이라고 평가하였으며, 토마호크 잠대지 미사일 등의 전략용 수단 투발 능력과 향후 수중 무인잠수정과의 유무인 잠수함 혼성팀 구성 가능성에 있어 SSN 추진력이 우세하다며 미 해군 버지니아급 SSN이 적합하다고 평가한 사례였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ASPI가 차세대 SSN의 수중작전 효율성을 연구하여 발표한 것이 지난해 9월 16일 호주 해군의 SSN 건조 발표 이전에 호주 해군이 사업타당성 과정에서 이미 확인해야 했던 이슈라면서, 당시 호주가 중국과의 갈등과 대립 국면에서 차세대 SSN을 전략적 수단으로 확보하기 위해 얼마만큼 긴박하게 고려하였는가를 암증한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군사 전문가들은 호주 해군이 영국 해군 아스타트(Astute)급 SSN이 아닌, 미 해군 버지니아급 SSN을 기본형으로 차세대 호주 해군의 전략적 수단인 SSN 기본설계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임대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여기에 지난 6월 17일 임명된 미 해군-영국 해군-호주 해군의 NPSTF 총괄책임자로 그동안 버지니아급 SSN 건조에 경험이 많은 데이비드 고긴스 제독에 임명된 것은 이러한 호주 해군의 차세대 SSN 건조 기간, 단가와 작전요구성능(Requirement of Operation: ROC) 간 균형적 이루면서 가장 최소 기간 내에 가장 최적의 방안으로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SSN 기본 모델로 미 해군 버지니아급 Block-Ⅴ형 SSN으로 확정한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호주 노동당 앤소니 알바니즈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정부가 8척의 차세대 SSN을 건조해 지난 2013년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호주-중국 간 전략적 대립에 대응하고자 한다면서, 새로운 정부가 2015년에 호주 북부 다윈 지방정부가 중국 국영기업과 체결한 다윈 항구 99년 장기임대 계약을 위약금을 지급하더라도 파기하려고 한다며,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남중국해에 대한 호주 해군의 차세대 SSN 전개 가능성을 중국과의 외교적 협상 레버리지로 갖고자 한다고 전망하였다.
반면, 중국 해군 SSN은 여전히 핵추진체계의 기술적 문제, 소음, 원해 수중작전 경험 부족, 최근 일본해상자위대에 의해 수중작전이 노출되는 등의 문제를 갖고 있다며, 만일 호주 해군이 최적의 기간 내에 차세대 SSN이 건조되어 남중국해에 배치되는 경우 지난 2월에 미 해군 시윌프급 SSN의 남중국해 수중암초 충돌 사고에 의해 발생된 미 해군의 남중국해 수중작전 공백을 호주 해군이 대체하는 효과로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하였다.
이제 호주 해군의 차세대 SSN 건조가 기술이전, 관련 호주 해군 요원 교육훈련과 미 해군 SSN 동승과 미 해군 버지니아급 SSN 경험의 잠수함 병과 총괄 책임자 임명 등의 조치를 거치면서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늦어도 2040년대 전후로 호주 해군이 SSN을 건조하여 작전운용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호주 해군이 여전히 소음 등의 기술적 문제로 구형이라고 취급받는 중국 해군 Type 093형 쌍(商)급 SSN과 Type 094형 진(晉)급 SSBN에 이은 Type 095형 차세대 SSN과 Type 097형 차세대 SSBN 건조를 추진하는 중국 해군에 이어 동아시아 국가로서 2번째로 SSN을 운용하는 전략적 위상을 기대해 본다고 평가하였다.
최근 미국이 남태평양를 담당하는 호주와 같은 위상을 한국에게 기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이 동북아시아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해 글로벌 중추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요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향후 한국은 글로벌 중추적 역할론 선언에 의해 호주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 해군은 이전 정부가 결정한 경항모 사업이 소위 『노우프로파일(low-profile)』 함정에 빠져 국가안보실, 국정원, 국방부, 해군 그리고 조선소 간 로드맵에 따른 협업을 서로 미루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틈탄 일부 나이브한 군사 전문가들이 경항모보다 SSN 건조를 대체론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서 경항모보다 SSN을 주장하는 군사 전문가들이 앞에서 살퍼 본 호주 해군의 SSN 건조 결정과 상기 추진사항들을 분석하여 복잡하고 기술적이며, 운용상 어려움을 이해하여 경항모 대체론으로 주장하는 것인지, 아님, 그저 그동안 제기되어 온 SSN의 전략적 레버리지만 믿는 나이브한 접근에 의한 이슈 제기식 논지인지는 분명히 평가할 수 없으나, 앞에서 살퍼 본 호주 해군의 차세대 SSN 결정에 따른 동맹국 미 해군과의 긴밀한 협업 및 국내 산학군민 간 일치된 추진 의지를 보면 쉽게 경항모를 SSN으로 전환할 것도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단순히 정부가 교체되었다고 해서 전략적 수단을 손쉽게 교체하거나, 뒤로 미루는 식의 안보정책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본다. 더욱이, 향후 미국-영국-호주 해군 간 구성된 NPSTF가 지난 6월 17일 임명된 미 해군 고긴스 제독에 의해 2023년 2월까지 추가적 각종 기술적, 운용적, 제도적 조치들을 취할 것으로 기대되는바, 한국 윤석열 정부의 경항모 추진에 대한 의지와 결심이 취임 3개월로 접어 드는 시점인데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올바른 입장이 아니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2021년 9월의 파격적 AUKUS 결성과 차세대 SSN 건조 결정을 지난 5월 선거로 집권한 노동당 앤소니 알바니즈 총리 조차 이전 보수당 스콧 모리슨 전 총리와 같이 미래 전략적 수단으로 받아 들이며, 추가적 세부 후속조치들이 변함없이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바, 이는 윤석열 정부의 경항모 건조 사업에 주는 『노우 프로파일』 접근에 대한 함의가 크다고 본다. 더욱이 호주는 중국을 직접적 위협이라고 지목하지 않는 국가이나, 한국은 625전쟁을 경험하여 중국을 항상 ‘잠재적 위협’이라고 간주하고 있는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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