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500만 명이 북적대는 이집트 카이로 도심. 거리마다 누비는 택시 가운데는 포니가 심심치 않게 띈다. 원래 모습은 사막의 바람에 많이 바랬지만 포니 택시는 카이로 전역을 힘차게 누빈다.
"포니! 최고지요. 기사들은 이 차를 개코라고 부릅니다. 기름 냄새만 맡고도 가니까요." 포니1 택시를 15여 년째 몰고 있는 타리크(45)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이제 많이 낡았지만 그동안 이 차가 아낀 기름값이 차 값을 훨씬 뛰어 넘었을 거예요." 타리크는 아직도 포니1이 사랑스러운 듯 연방 차체를 쓰다듬는다. 그가 15여 년 전 10년이나 된 중고 포니1을 구입할 당시 가격은 약 450만원선. 그러나 그는 "지금도 족히 1만~1만5000파운드(200만~300만원)는 받을 수 있다"고 자랑한다. 차체가 튼튼하고 기름 소모량이 적어 아직도 택시기사들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카이로 시내의 서민지역인 사이다 알자이납. 이곳 무니라 거리에는 포니만을 전문 수리하는 작은 정비소가 있다. 정비소 입구에는 포니의 마크인 조랑말이 'HYUNDAI'(현대)라는 영어글자 위에 장식돼 있다. 정비소 앞에는 세 대의 포니가 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비소 주인 아흐마드(53)는 "이제 부품을 구할 수 없지만 포니의 인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20여 년 넘게 포니를 정비해온 그는 "지나가는 포니만 봐도 차의 상태를 짐작한다"고 말했다. 카이로에 굴러다니는 약 5000대(추정)의 포니 승용차 중 상당수가 그의 가게에 의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두색 포니2를 수리하러 온 움무 왈리드는 "웬만한 부품은 다른 차의 비슷한 부품을 가져와 깎고 다듬고 해서 끼워준다"고 치켜세운다. "이 차를 탄생시킨 분(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어제 작고하셨다"고 알려주자 움무 왈리드는 "그의 정신이 여기에 남아 있다"며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1980년대 중반 구입한 포니2가 우리 가족의 보물 1호"라며 "이 차로 아이들을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실어 날랐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70년대 말부터 80년 중반까지 포니1과 2를 수입했다. 정확한 수입 대수는 남아있지 않지만 상당수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포니 수입을 독점한 '기자 모터스'라는 회사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다른 차를 수입한 뒤 실패해 10여 년 전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래도 이집트에서의 '포니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첫댓글 ㅋㅋ잼있는 기사네여..길가다가 진짜 가~~끔 보는데...예비군 훈련 동사무소에 갓을때 골목길에 세워져있던 포니 장난아니더군여///
엄청 간단한 구조라서 고장나면 동네 자전거포에만 가도 수리한다는 소문이...
이집트에 포니 잘 안보이던데..소나타나 대우차가 많고...삼성 엘지 간판이 수두룩 하져..
제가 뉴질랜드 배낭여행시에 길가에 세워진 포니를 본적이 있습니다.얼마나 반가웠는지 차주에게 우리나라에서 오래전에 만든차인데 너무 반갑다며 말을 꺼냈죠.차주는 연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차자랑을 하더군요.
그사람이 말하길 거리계가 한바퀴돌만큼 탓다고 하더군요.그리곤 하는말이 자신은 이차를 중고로 샀고 전주인이 거리계를 한바퀴 돌린후에 산거라고 ..하지만 전주인도 중고로 샀다는 말까지 하더군요..놀라운 내구력입니다.
정말이지 시티백과 더불어 시대의 명품.. -ㅅ-;;
와아! 포니..... 고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튼튼 하군요! 이런 한류소식들이 너무 좋아요+_+
원래 이집트 쪽은 습도가 낮아서 차량의 부식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먼지로 인한 엔진마모만 아니면 차체를 거의 반영구적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도 아주 가끔 포니가 보입니다. 처음 캐나다에서 HD라는 과거현대자동차 마크와 포니라는 글씨가 있는 차를 보고 얼마나 반갑던지.. 온 가족이 그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답니다.근데 나중에 캐나다 여러곳에서 가끔 보이더군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2년전 독일 아우토반에서 포니2 보고 버쩍 얼었던 적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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