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세계에서 가장 널리 경배 받던 신탁이 내려지는 장소가 되어 끊임없이 전쟁을 계속하던 그리스 도시 국가의 군주들은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아폴론의 조언을 구하러 찾아오곤 했다. 현재는 신전의 토대, 기둥, 계단 등이 남아있다. 기원전 7세기에 처음 건축되었다가 기원전 548년 불에 타 파괴되었던 듯하다. 신전이 서 있던 지역은 벽으로 둘러싸인 직사각형 공간으로, 이 공간을 따라 '신성한 길'이 뚫려 있었다. '신성한 길'이란 양옆으로 아폴론에게 바치는 기념 건축물들이 늘어선, 지그재그 모양으로 언덕을 올라 신전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신전은 앞에 웅장한 제단이 있는 도리스 양식의 건물이었다. 뒤편에는 신탁이 내려졌다고 하는 자그마한 공간이 있다. 원래 신전에는 아폴론의 황금상이 있었다고 한다. 기원전 2세기에 고대 로마인들이 델포이를 점령했고, 이후로 그리스의 많은 보물이 약탈당했다. 4세기 말부터 기독교가 크게 성장하여 로마인들은 델포이를 종교적인 장소로 섬기는 일을 그만두었고, 델포이는 1890년대에 대규모 발굴 작업이 시작하기까지 방치된 상태로 놓여 있다가, 1987년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2. 마르마리아(Marmaria, The Sanctuary of Athena Pronaia)
아폴론 신전 한쪽에 있는 성역이며, 아테나 프로나이아 성역이라도도 한다. 신전 입구에는 기원전 4세기에 아테나 여신에게 바쳐진 신전 유적이 있고 신전 끝에는 신전 터가 있다.
아테나 프로나이아 성역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축물은 원형 톨로스(Tholos)이다. 톨로스는 지름 13.5m의 둥근 대리석 구조로 도리아식 양식의 건물이며 기원전 4세기 초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3개의 기둥만 남아 있지만 원래는 20개의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한다. 이곳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2세기 무렵 약탈된 동상을 축적해 놓기 위해 지어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3. 델피 박물관(Delphi Museum)
아르카이크 시대부터 로마시대에 이르기까지의 미술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은 건축 관련 회의와 고대 드라마, 젊은이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등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여름에는 음악과 고대 드라마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대표적인 유적으로 옴파로스와 낙소스인들의 스핑크스가 있다.
- 옴파로스 : ‘세상의 배꼽’이란 의미. 델피의 상징으로 지구의 중심이 되는 곳에 놓여 있었던 돌 조각으로 아폴론 신전의 ‘아디톤’이라는 방에 있었다고 한다. 현재 박물관에는 기원전 3세기의 복사품이 있다.
- 낙소스인들의 스핑크스 : 아르카이크 시대에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예술적 능력이 탁월했던 낙소스인들이 아폴론 신에게 봉헌한 것이다. 원래 아폴론 신전의 남쪽, 무녀 바위 옆에 세워져 있었다.
4. 김나지움(Ancient Gymnasium)
직사각형의 안뜰을 가진 열주랑으로 둘러싸이고 그 주변에 많은 방을 가진 파라이스트라(파라에스트라)를 포함, 그밖에 지붕이 있는 실내 경기장과 노천경기장, 탈의실, 도유실, 권투, 구기연습장, 모래사장, 욕실 등을 갖춘 방대한 복합 체육시설이다. 당시 선수들은 카스탈리아 샘에서 가져온 차가운 물로 몸을 씻었으며 위쪽에 야외 트랙과 함께 길이 184.43m, 넓이 7.5m의 주랑이 있어 비가와도 실내 트랙에서 불편 없이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