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장 음식에 토마토 빠지지 않아
영국의 증류주 공장. 영국은 지난 20년 동안 음주량이 증가해 왔다. |
신사의 나라 영국. 오랜 역사만큼이나 음주에 대한 역사도 길고 지역에 따라 문화도 사뭇 다르다.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등의 각기 다른 지역색이 음주문화에도 그대로 투영돼 있다.
1982년 웨일스에서는 일요일에 술을 팔지 못하도록 했고, 1976년까지 스코틀랜드의 술집들은 잉글랜드나 웨일스보다 문을 일찍 닫게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역마다 다른 각종 제도, 산업, 종교 등의 차이가 음주 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쳐 나온 것이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주종도 다르고 음주량도 차이가 난다. 영국에서 음주가 일반화된 것은 중세 때부터라고 한다. 음주가 일상화된 데에는 술의 효능이 갖는 매력도 한 이유지만, 그보다는 당시의 경우 물이나 우유보다 술을 마시는 것이 더 안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수(淨水)나 저온살균 기술이 보편화되어 물이나 우유를 안심하고 마실 수 있게 된 것은 19세기 이후이다. 영국에서 ‘술을 마신다’는 말이 ‘drink’가 된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영국의 음주량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1970년대 이후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영국인의 절대 음주량은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독일 등 인근 국가에 비해 오히려 적다.
그럼에도 간경화로 인한 사망률이 2000년을 전후로 지난 20년 동안 크게 증가해 왔고, 음주운전이나 미성년자 음주 등 음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마시는 양보다 취하도록 마시는 영국인의 음주 습관 때문이다.
영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하나는 알맞은 음주량의 제시와 권장이다. 영국 의학계는 적정 음주량을 제시하고, 알맞은 음주가 건강에 주는 좋은 점을 널리 알리고 있다.
또 하나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술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이는 술을 마신 후 발생이 가능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가령 스코틀랜드에서는 깨질 때 완전히 바스러지는 잔을 사용한다. 음주 후 폭행으로 인한 사고를 막자는 의도에서다.
이렇듯 술을 많이 마시다 보니 숙취 해소법도 발달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닭으로 만든 수프로 몸속을 보전해 주거나 토마토 주스에 맥주를 타서 마시는 방법이다. 토마토 주스에 맥주를 타서 마시면 충혈된 눈이 풀린다고 해서 영국인들은 이 숙취 해소법을 레드 아이(red eye)라 부른다. 토마토 주스에 보드카를 넣어 마시는 해장법도 있는데, 이는 블러드 메리(bloody mary)라고 한다. 그 밖에 달걀 프라이에 토마토와 소시지, 버섯 등을 곁들여 먹는 얼스터 프라이(ulster fry)가 영국의 일반적인 해장 음식으로 유명하다.
영국의 일부 주당들은 레몬을 반으로 잘라서 겨드랑이에 문지르는 것을 확실한 숙취 해소법으로 알고 이를 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숙취해소법은 문지르는 방향도 정해져 있는데, 북반구 사람들은 시계 방향으로 문지르고, 남반구 사람들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문지른다고 한다.
이 방법은 카리브의 아름다운 섬나라 푸에르토리코에서 유래한 것으로,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은 방향에 상관없이 술을 마실 때 사용하는 팔의 겨드랑이에 문지른다고 한다.
중국, 녹차에 레몬이나 식초 넣어 마셔
중국의 일반적인 술집. |
다민족 국가인 중국의 음주문화 역시 다양하나 역사적으로 한족(漢族)의 지배가 우세했던 만큼 이들의 음주문화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중국인의 혼례에서 술은 진행하는 단계마다 개입된다. 송나라(960~1270) 때 한족의 혼례 예절을 보면 구혼자(求婚者) 쪽의 집안이 장래의 신붓감 집안에 술을 보냈다고 한다.
이러한 풍습은 한족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이족’ ‘장포족’ ‘라후족’ 등 소수민족들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술을 마시고 취하면 부모들이 결혼을 승낙한 것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몽골족은 한 번에 세 잔을 권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데, 그중 두 잔을 빨리 마시지 못하거나 못 마시면 노래로 답례를 해야 했다. 티베트족은 술을 받을 때 거절할 수 있기는 하지만 통상 마시는 것이 예의였다.
현재 중국에는 4만여 개의 양조장이 산재해 있고, 여기서 생산되는 술 종류만도 4500여 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4만여 개의 양조장이 산재해 있고, 여기서 생산되는 술 종류만도 4500여 종이나 된다. |
이 중 우량예주(五粮液酒), 마오타이주(茅台酒), 죽엽청주(竹葉靑酒), 분주(汾酒), 고정공주(古井貢酒), 양하주(洋河酒), 동주(董酒), 노주(盧酒) 등 중국 8대 명주는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가짜가 많고 비싸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우리나라의 고량주와 비슷한 바이주(白酒)를 즐긴다.
바이주는 대부분 쌀이나 보리, 옥수수 등 곡식을 주원료로 한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바이주 제조에 들어가는 곡식이 연간 1400만 톤을 넘었다. 이는 당시 1100만명이었던 베이징(北京) 인구가 3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고 한다.
2000년 이후 중국은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세계 총경작면적의 7%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세계 인구의 22%를 차지하는 중국인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바이주 덜 마시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술은 비즈니스에 좋은 윤활유다. 그렇다 보니 상담(商談) 책임자가 술에 약할 경우 우리의 ‘술상무’처럼 대신 마셔 주는 이가 있는데, 이를 배주원(陪酒員)이라 부른다.
중국은 한족을 제외하고도 동북, 몽골 지방에 7개 민족, 서북지방에 14개, 서남지방에 25개, 동남지방에 9개의 크고 작은 민족이 산재해 있는 다문화 국가이다.
중국인들은 과음을 한 다음 날 숙취해소를 위해 보통 진하게 달여 낸 녹차에 레몬이나 식초를 넣어 마신다. 또한 인삼, 귤껍질, 칡뿌리 등 6가지 천연재료를 섞어 만든 전통차 ‘싱주링’을 마시기도 한다.
체코, 선술집에서 살아가는 힘 얻어
체코는 1인당 160리터를 소비해 세계 1위의 맥주 소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체코는 맥주의 천국이다. 체코는 세계 최초의 맥주 양조법에 관한 기록, 세계 최초의 맥주 박물관 개관, 세계 최초의 필젠(pilsen)식 맥주 생산 등 다양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맥주 공장 종업원이 대통령이 된 나라이기도 하다.
2009년 체코인이 소비한 알코올의 80%가 맥주였다. 1인당 160리터를 마셔 세계 1위다.
보헤미안(bohemian)들의 영원한 안식처이며, 중세 예술의 보고(寶庫)인 프라하를 중심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맥주 양조장과 선술집에는 누구든지 환영받고,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세계 최고 품질의 맥주가 기다리고 있다.
체코인들은 집에서 맥주를 마시기보다는 선술집에서 마시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들은 맥주를 마시며 친구를 사귀고, 토론을 즐긴다. 대화 주제는 그 어떤 것이라도 상관이 없다. 생맥주는 일반적으로 500ml 잔에 나온다.
맑은 황금빛을 내는 스베틀레 맥주는 호프 특유의 감칠맛과 마시고 난 후 약간 씁쓸한 맛이 나며, 흑맥주는 좀 더 달콤하고 걸쭉하다.
체코에는 수많은 선술집이 제각기 다른 맛과 분위기를 자랑하며 주객(酒客)들을 기다리고 있다. 체코인들에게 “어떤 맥주가 좋아요”라거나 “어떤 선술집에 가는 게 좋을까요”라고 묻는 건 우스운 일이다. 퇴근 후 들르는 곳이 세상에서 가장 좋고 안락한 곳이기 때문이다.
체코 사람들은 정치나 경제 상황에 대한 실망감을 특유의 유머 감각과 선술집에서 주고받는 수다로 보상받으려 하는 습관이 있다. 체코의 선술집은 오랜 역사와 위기 상황에서 유래된 친분을 넓히는 열린 사교 공간이다.
체코 사람들은 선술집에서 갖는 크고 작은 모임 덕분에 불안한 역사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위안받을 수 있었다. 맥주를 매개로 사회와 문화를 이야기하고, 사람들과의 논쟁에 참여하며, 정치와 경제를 토론해 왔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구수하고 쌉싸래하면서 호프 냄새 가득한 선술집의 풍경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고스란히 체코의 예술에 드러나 있다. 삶의 모습이 곧 맥주의 모습이고, 선술집의 모습과도 같은 것이다.
이탈리아, 무설탕의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
이탈리아인들은 알코올 기운을 없애기 위해 설탕을 넣지 않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진하게 마신다. |
이탈리아인들은 저녁식사 때마다 와인 한두 잔을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과음으로 다음 날 속풀이를 하는 문화는 거의 없는 편이다. 그래도 나름의 숙취 해소법은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위에 남아 있는 알코올 기운을 없애기 위해 설탕을 넣지 않은 에스프레소 한 잔을 진하게 마시기도 하고, 하얀 쌀로 리소토를 만들어 팔미자노 치즈를 끼얹어 먹기도 한다. 면(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스파게티에 올리브유를 넣고 팔미자노 치즈를 얹어서 먹는다.
이탈리아인들 역시 과음하게 되면 잠을 푹 자는 것으로 숙취를 해소하기도 한다. 음식을 술 안주로 먹는 우리와 달리 음식에 와인을 곁들여 마시는 것이 유럽의 음주문화여서 숙취해소 문화가 발달하지는 않았다.
러시아는 한국 못지않게 알코올 소비가 높은 나라이다. 한국에 폭탄주 문화가 있듯 러시아에도 요르쉬(보드카+맥주)라는 러시아식 폭탄주가 있다. 술을 즐기는 문화가 발달해 있다 보니 숙취해소 방법 역시 다양할뿐더러 우리와 매우 흡사하다.
러시아, 동치미 닮은 양배추 절임 국물
러시아인들은 감기에 걸리면 후추와 함께 보드카를 마시고, 배가 아플 때도 보드카에 소금을 타서 마신다. |
최근 러시아의 유력 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뉴스 루>가 러시아인들이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는 숙취해소 방법을 소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인들은 따뜻한 고깃국을 먹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 뒤 30분 이상 수면을 취하거나 양배추와 오이즙에 소금을 넣어 만든 ‘라솔’이라는 음료를 마신다. 또한 전날 마시다 남은 술이나 맥주를 소량 마시거나, 식초에 절인 오이나 동치미처럼 생긴 새콤한 양배추 절임 국물을 들이켠다고 한다.
특이한 숙취해소 방법도 전해지고 있는데, 사우나에서 자작나뭇가지로 몸을 때리면서 숙취를 해소하는 고전적인 방법도 있고, 아스피린 두 알을 많은 물과 함께 삼킨 뒤 진한 커피를 마신 후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는 현대적인 방법도 있다.
보드카는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통주다. 이들은 보드카가 지닌 신비한 힘이나 효능을 맹신(盲信)에 가까울 만큼 추종한다. 감기에 걸리면 후추와 함께 보드카를 마시고, 배가 아플 때도 보드카에 소금을 타서 마신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보드카를 마신 후 마늘이나 양파를 먹고 증기목욕을 하는 것으로 떨친다.
보드카는 밀이나 감자로 만든 증류주인데, 각 지방과 민족에 따라 만드는 방법과 알코올 함량 등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보통 45~50도 사이의 보드카가 대중적으로 음용되고 있다. 무색·무취가 특징인 보드카 중 ‘스타로바야’, ‘스타리치니야’라고 불리는 보드카는 우리의 소주와 유사하다.
보드카는 얼큰하게 취하고 싶을 때 즐기는 술로 혀를 사용하지 않고 목으로 단숨에 넘긴다. 이럴 때 러시아인들은 안주를 꼭 챙겨 먹는데, 보통 ‘살라’라고 하는 돼지비계를 먹는다. 이 돼지비계 안주는 러시아 국영 식품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값도 아주 싸다.
농촌에서 돼지를 잡으면 제일 먼저 신선한 비계를 자른 다음 마늘을 갈아서 얹은 후 그 위에 소금을 뿌린다. 날씨가 추운 지방인 러시아의 환경은 안주를 오랜 시간 저장하기에 그만이다.
독일, 미네랄 워터와 토마토 주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맥주 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에 맥주가 등장한 것은 약 10세기경으로 기록돼 있다. 10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맥주를 마시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독일은 성숙한 음주문화를 자랑한다. 독일의 음주문화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독일인들의 음주는 대화를 즐기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라인강변에 자리 잡고 있는 쾰른과 뒤셀도르프의 술집 거리는 주말이면 늦은 시간까지 흥청거린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취한 기분이 넘치더라도 결코 고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독일에는 주마다 특색 있는 하우스 맥주가 생산되므로 독일의 음식들, 즉 소시지나 레버케제 같은 음식에 맥주를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곳곳에 비어 가르텐(bier garten)으로 불리는 맥줏집이 있고, 주택가에도 크고 작은 술집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술집이 아무 문제 없이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밤 10시30분 이후에는 옥외에서 술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있고, 업주들이 이 법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이다.
주택가의 비어 가르텐이 인기를 끄는 데는 음주운전을 피하려는 독일인들의 지혜도 배어 있다. 독일인들은 요즘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으레 순번을 정하여 그날의 운전자 1명을 정하고, 이 운전자는 술자리에서 대화만 즐기되 음주는 하지 않는다.
독일의 맥주는 유난히 구수하고 맛이 좋다. 독일 특유의 맥주 순수령(Reinheitsgebot·1516년 독일 잉골슈타트에서 열린 바이에른 주의회에서 맥주의 품질을 지키기 위해 공포한 법령)에 따라 맥주보리에다 호프와 효모, 물만으로 맥주를 만들기 때문이다. 독일의 술집에서는 술값을 계산할 때 각자가 해야 한다. 따라서 남에게 술을 강요하고 싶으면 자기가 술을 사야만 한다.
독일인들의 또 다른 음주문화는 와인에서 비롯됐다. 독일의 13개 와인 생산 지역에서 가을에 햇와인이 출시될 때 와이너리별로 또는 생산지별로 연합하여 얼마간의 회비를 내고 와인 잔을 사서 원하는 모든 햇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 같은 흐름은 와이너리 경영 주체가 젊은 세대로 넘어가면서 와인의 레이블이나 맛 또한 세계적인 흐름을 받아들이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인들에게는 해장이나 숙취해소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다. 젊은 독일인들은 과음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들의 숙취 해소법을 굳이 꼽으라면 운동이다. 이들은 술기운이 다음 날까지 남아 있을 경우 운동으로 해소한다.
다음 날 아침 미네랄 워터나 토마토 주스를 마시는 것 또한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숙취해소의 한 방법이다. 이들은 몸속의 미네랄이나 비타민 함량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미네랄 워터나 토마토 주스를 마신다. 음주로 인해 약간의 두통이 있을 때는 진통제를 복용하고, 두통이 아주 심할 경우에는 생강이나 서양말냉이 농축액을 먹는다.
그러나 해장을 위해 다시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절대로 삼가고 있다.
미국, 생달걀 노른자위로 만든 음료 마셔
미국은 술 판매를 법으로 엄하게 규제하고 있다. 술을 판매하려면 주(州) 정부나 시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
자유의 천국이지만 술에 관한 한 자유롭지 못한 곳이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집 밖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 술 판매 제도가 매우 엄격해 지정된 업소 이외에서는 판매가 금지돼 있다. 미국의 대표적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서도 술을 팔지 않는다. 술을 판매하려면 주(州) 정부나 시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주 정부에서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는데, 다만 술의 판매권을 반납한 업소가 있을 경우에 한해서 한정적으로 판매 허가를 내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허가가 없으면 술을 팔 수가 없기 때문에 단골 식당이라 해도 술을 마시고 싶을 때는 손님이 직접 가지고 가서 마셔야 한다.
미국인들의 음주문화를 보면 우리와 많이 다르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퇴근을 하면서 각종 술자리를 갖는 데 반해 미국인들은 곧바로 헬스클럽을 가거나, 집 근처 공원에서 조깅을 하면서 건강을 다진다. 남자들끼리 몰려다니는 경우는 드물고 술자리가 있는 사교 모임엔 부부동반이 보통이다.
술집의 출입도 엄격해 미성년자의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가끔 주 정부의 알코올 통제국 직원이 나와 사람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고 만취한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이러한 사람이 발각되면 상당히 큰 벌금을 내야 하고 반복되면 일정 기간 동안 문을 닫아야 한다.
특히 취한 손님이 술을 추가로 주문하면 주인은 일반 음료수와 커피를 제공한다. 그리고 귀가를 종용한다. 만약 업주의 말을 듣지 않고 계속 술을 요구하여 ‘You are eighty-six’라는 말을 듣게 되면, 그 술집의 출입이 일정 기간 동안 제한된다.
미국인들의 숙취 해소법은 캔으로 된 치킨 수프를 끓여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생달걀 노른자위에 소금, 후추, 브랜디 등으로 맛을 낸 음료를 마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