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마을대학 이사장이신 이수일 선생께서 며칠 전부터 최한실 님의 말집 펴낸 이야기를 보내 주신다.
그러더니 그 분을 고흥에 모셔 이야기 듣는 자리를 마련하는데 우리 마을학교도 함께 하자 하신다.
10만원을 내기로 하고, 전교조 농민회 고흥교육회의 월파사업회 등 관계자 회의를 한 적도 있다.
오랜만에 교육청에 들르니 교육장도 과장도 없다.
(전날 교육장과는 통화 해 간식을 마련해 주고 인사말도 못한다는 말은 들었다.)
초등 팀장이 된 김장학사가 문밖까지 따라나온다.
3층에 올라가니 탁자 위에 사전과 책이 쌓여 있다.
관심도 가지만 사지는 않는다.
한문 서적을 읽어보려 하지만, 여전히 우리글의 아름다움과 독창성을 인정한다.
난 한글 전용자와 한문혼용자 사이 어디에 있는 걸까?
그 분의 이야기는 우리가 일본식 한자에 많이 찌들어져 정신까지 해치고 있다 하신다.
우리말로 사고하려는 순간 아이들도 우리말을 만들어낼 수있다 하신다.
생각을 넓혀가는 우리의 자존심을 살리는 우리말을 쓰자 하신다.
한시간 정도 이야기가 끝나고 주최 단체 중심으로 전교조 사무실로 옮겨 중국요리에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한다.
진행을 맡았던 최종규 선생이 지역사회에 살면서 겪은 애길 한다.
그는 민소매 셔츠에 맨발이다.
맨발바닥이 하얗다.
이오덕 권정생(그는 어르신이라 한다)선생의 이야기나 도서관을 빼앗길 처지에 있다는 것
고흥만 비행시험장의 위험한 실험과 증광산의 군사시설 등
나오면서 도화초에서 만난 말을 꺼내니 몰라본다.
그에게 월 만원씩을 후원한 세월이 꽤 긴데 조금 서운하다.
그는 계좌가 적힌 작은 명함을 주며 웃는다.
병섭형님을 태워 벌교역 앞에 내려드리고 집으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