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도 서서히 봄이 옵니다.
아시다시피 제 고향은 경상남도 울산(지금은 울산광역시)입니다. 학교도 그 지역에서 다녔고 군대 생활도 포항에서 하였고 직장 생활도 경남 창원에서 하였고 줄곧 영남지방에서만 살았습니다. 즉 위수구역이 영남지역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0년 전 3월 1일 느닷없이 서울로 전배가 되는 바람에 서울 생활을 하게되었습니다. 저의 새 부서는 안양시 호계동에 있는 엘지연구단지였지요. 신군포사거리에서 안산 쪽으로 100m 쯤 가다 보면 엘지연구단지라는 간판과 높은 건물이 보입니다. 창원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안양이 어디있는지도 잘 몰라서 지도를 펼치니 군포시, 의왕시, 과천시, 안양시, 부천시 등등등 이름 모를 도시들이 좁은 공간에 줄줄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서울에 집이 있는 동료에게 물어보니 과천으로 이사를 하기를 권했습니다. 제가 창원에서 살던 곳은 남양동 성원아파트였습니다. 모선생님은 잘 아시겠지만 15년전에 남양동에 아파트가 건설되어 분양을 받아 입주를 했습니다. 남향에다 경관도 좋았고 41평의 널널한 곳에서 살았습니다.
이렇게 널널하게 살다가 41평의 아파트를 처분하여 과천에 와서 27평 아파트를 구입하였는데 현금 3천만을 더 보태야했습니다. 그것도 창원아파트에 비하면 무지 낡은 아파트였습니다. 아파트가 작더라도 세식구가 살기에는 그리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아침, 저녁으로 치러야하는 주차전쟁이었습니다. 저는 6시반에 집을 나가서 9~10시경에 귀가를 하는데 제가 퇴근하고나면 차를 주차할 곳이 없었습니다. 이것 창원에서는 전혀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는데 매일매일 주차전쟁을 하려니 머리가 아프더군요. 결국 3년전에 의왕시에 새아파트를 구입하여 이사를 했습니다.
10년전 3월 1일날 이삿짐을 들고 서울에 오니 날이 얼마나 춥던지요. 창원에 살면 오리털 파카를 별로 입지 않을 정도였고, 2월 달에 주남저수지를 가면 봄이 오는 기분이 확듭니다. 또 2월이면 주남저수지 둑에서 식구들과 쑥을 캐곤했습니다. 또 3월이면 거의 봄입니다. 서울은 3월도 겨울입니다. 그럼에도 서울 촌사람들은 3월은 봄이라하더군요. 남쪽 지방 사람들하고는 개념이 안맞아요. 얼마전에 전라도 지방을 가서 순천에서 목포로 가는 국도를 가보니 봄이 옴을 확연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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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표충사 뒷 길을 올라가서 산 정상에 이르면 사자평 입구에 고사리분교가 있습니다. 학생 1명, 선생님 1명, 교실 1 개소인 학교입니다(지금은 폐쇄가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기는 고도가 조금 높아서 바람이 찹니다. 그래도 3월이 되니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봄이 옴을 느낍니다. 아랫 사진이 젊을 적에 3월달에 고사리분교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3월이 되면 고사리분교에도 봄이 오는데 여기는 아직도 겨울 비스무리하고...사실은요. 중부지방은 들꿩 있는 것 빼고는 기후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언제나 따뜻한 남쪽 지방이 그립습니다.
그러나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 있습니다. 남한산성의 차가운 땅위에서도 노루귀가 꽃을 피었습니다(꽃 이름 중에 노루귀는 알겠고 다른 것은 몰겠습니다).
첫댓글 캬~ 와, 갑자기 고향 타령을 해가지고 제가 마음이 약해집니다. "박병우선생님, 귀향 반대 결사 반대" 피켓을 들고 데모할려고 했는데..... ㅠ.ㅠ 창원의 남양동 41평이면 요 몇년 사이에 억수로 올랐답니다. 그 때 저한테 전세로 주고 가셨으면 지금쯤은 울산 자갈논을 안팔아도... ^^
노루귀 아래는 앉은 부채네요..^^
호계동 계셨었군요. 저도 지금 회사로 옮기기 전까지 호계동에서 근무했었습니다. 6층 LG정밀...벌써 17년 되었군요. 저 사자평 고사리마을서도 젊은 시절에..대략 80년도 초에..누에치던 방에서 민박한 적이 있군요. 후에 그 마을은 소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앉은부채 감사합니다. 박춘성님 반갑습니다.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셨군요. 언제 한번 만날 날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밀양은 산수좋고 여름철 쌀 떨어져도 살기좋은 동네로.. 오후늦게 영남루 바로 밑 강가에서.. 양동이에 후라쉬 불 비치며 투망던져 은어잡아 초고추장에 쐐주 한잔(크~~) 을 마셔대던 시절이 얻그제 같은데.. 벌써, 20여년의 세월이 아~ 그리워라 밀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