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센징 놈들” 욱일기 흔든 남성 벽돌로 친 탈북자
이준혁입력 2023. 9. 24. 21:34
국민참여재판 결과 살인미수는 무죄
특수상해 혐의 적용해 징역 3년 선고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올해 3·1절 다음 날 욱일기를 들고 다니던 남성을 폭행한 탈북자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연합뉴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3부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탈북자인 A씨는 지난 3월 2일 오후 경기 파주시 금촌 시장에서 ‘아리가또’, ‘조센징’ 등 단어가 적힌 욱일기를 휘두르며 1인 시위를 한 60대 B씨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당시 A씨가 “친일파냐, 뭐하는 거냐”고 화를 내자 B씨는 “야 이 조센징 놈들아”라고 받아쳤다. A씨는 이에 격분해 벽돌 등으로 B씨를 폭행했다. 이번 사건으로 B씨는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경찰과 검찰은 A씨에게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미수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후 A씨 요청에 따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은 고의성이 명확하지 않다며 살인미수는 무죄로 평결하고 특수상해 혐의를 인정했다.
이날 A씨 측은 B씨의 행동을 보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B씨가 의식을 잃지 않은 점, 치료비가 60만원대인 점 등을 이유로 살인미수 혐의는 과하다고 변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벽돌과 돌멩이로 피해자를 수차례 때려 상해를 가한 건 불법성의 정도가 중하다”면서도 “배심원은 공소사실(살인미수)을 무죄로 인정하는 평결을 제시했고, 재판부의 심증에도 부합한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준혁 (leej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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