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 교양 한문반
글 德田 이응철
ㅡ학이시습지 불역열호 時習時習之 不亦悅乎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공자님의 말씀이다.남을 가르치는 것보다 스스로 배우고 깨닫고 즐기는 것이 더 즐겁다고 했다.
배우는 것이 먼저이다. 매 주 화요일이면 으례 일찌감치 춘천 문화원으로 출근한다. 벌써 2년 째 교양 한문을 배운다.
수강생만 35명인데 와우 놀랍게도 여자 회원이 많고 남자는 고작 8명 뿐이다.
교재는 소학 집주小學集註( 著者 성백요)이다, 소학이 천자문만 있는 한문이 아니라 생전 처음보는 한문들이 첫 장만 열면 마치 열병식을 하듯 도열해 처음 수강생들에 한껏 기를 죽인다고 할까? 얼핏 보면 어린이와 초학자가 지켜야 할 기본 도덕과 생활규범을 가르치는 책이라 만만하게 여기겠지만, 아니다. 한문으로 원본이 적혀 있다.맹자 상,하,논어, 예기,호씨전 가록,여씨가전 등에서 따온 한자 내용이 모여 소학을 만들어 교재가 여간 까탈스럽지 않다.
강사는 인근 강원대 권혁진박사이시다. 항상 베레모에 미소를 지으시며 강의한 지가 10년이 넘는다고 한다. 소탈하시고 서민적이시다. 동양철학에 상형문자부터 파자며 음과 뜻을 역사적으로 고증하신다. 喪中에 대한 몸가짐에 대해 소상하게 한문으로 설명해 재미가 솔솔난다. 대문, 中門, 안채가 있다. 건축학적으로 중문은 사생활 보호와 예절을 위해 안노인과 바깥노인의 경계부터 손님대접까지 재미있게 풀어 나간다. 사라진 중문을 새삼 돌아봐 좋다.
무당 무 巫는 한문이 하늘과 땅 중간에 두사람이 서있다로 설명하신다. 이런 재미있는 교양.한문으로 5년, 8년 10년 여자분들이 참여가 대단하다. 스스로 배우고 깨닫고 즐기는 경지가 아닌가! 지난해 들어온 나의 경우는 강사께서 보잘 것 없는 고향 정족리를 자주 거론하시어 무엇보다 고마울 수가! 특별한 무릉도원도 아닌데 고향의 마력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도 정족리만한 곳 인구가 1200명에 비유해 정족리는 백여호라고 정정도 해 드렸다. 정족리가 고향이니 고향 까마귀만 봐도 정이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정족리에 솥정 鼎자는 주역에서도 몇안에 드는 우수卦로 여긴다.
마침 문화원에서 야심작으로 지난해 발간한 책자 신동면을 읽었다. 신동면 정족리가 백여호로 가장 큼을 보충 강조했다. 읍내와 잔뜩 이십리가 되는 경춘선 옆 농촌 정족리는 내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청소년기에 시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어둠이 몰려오면 얼마나 나를 겁장이로 만드는지 모른다.
교양한문을 통해 고향을 다시 재조명하니 없던 힘이 솟는다. 조상 친척들이 살던 정족리를 돌아보는 화요일은 배움이 가다려진다. 뿌리가 튼튼한 고향, 고희를 넘어서서 한문 위에 고명인 고향의 역사를 자주 올려주시는 권혁진 박사님은 내 고향을 갈고 닦아주는 잊지못할 분이시다. 신동면이란 책자에서도 샘터, 물너미 고개, 무네미 고개, 배고플 때 구황식물 무릇을 캐러 다니던 진병산 이야기들이 주옥같이 나를 반긴다. 고향ㅡ..그 고장의 명산과 강, 호수,고개(재)와 살기좋은 무릉도원을 손수 답사를 하시고 사진으로 보여주시는 교수님-. 현장의 마중물이야말로 조급하던 신입회원들이 점점 문리가 트고 밝은 표정으로 참된 기쁨이 나오리라.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