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사람이 살아있는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해 주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신체 장기의 하나로 일종의 혈액펌프라고 할 수 있다. 인체에는 어디에나 혈관이 분포하고 있고 이 혈관을 통해 심장으로부터 운반돼 오는 혈액 속에 함유되어 있는 산소와 영양분을 이용하여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 심장 역시 끊임없이 혈액을 공급받아야 혈액펌프로서의 기능을 계속할 수 있는데,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 한다.
동맥경화란 동맥혈관에 여러 가지 이물질이 축적되어 돌같이 딱딱해지는 것을 말하는데, 이의 결과로 혈관의 내경이 좁아져서 협착 병변을 만들게 되고, 콜레스테롤 찌꺼기 등이 섬유화되어 만들어낸 협착병소를 죽상반이라고 한다. 따라서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 이러한 죽상반에 의해 물리적으로 동맥혈관이 좁아져 특정 장기에 정상적인 혈류 공급이 충분치 않게 되고, 그 특정 장기에 빈혈상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빈혈상태가 모든 임상증상의 원인이 되고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로 인한 여러 가지 임상상태를 통칭하여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중풍이라는 병은 너무 잘 알고 있으며, 누구나 꺼려 하는 질환이다. 중풍은 의학 용어로 말하면 허혈성 뇌질환의 하나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그 임상 발현 양상에 따라 각기 다르게 부르는데, K씨의 경우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를 급성 심근경색증이라 할 수 있고, 그 이전에 흉통이 잠깐씩 있었을 때를 불안정형 협심증이라고 부른다. K씨와 같은 상태에서 흉통이 지속되다가 갑작스러운 심장 정지가 발생하는 경우를 급사(돌연사)라고 하는데, 이러한 급사의 대부분 원인이 허혈성 심장질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안정형 협심증은 육체적 활동에 비례하여 증상이 발생되고 휴식 시 소실되는 것을 말하는데 협심증상의 지속시간이 짧아 보통 사람들은 이를 무시해 버리는 경우가 흔히 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인간의 노화와 함께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질환으로 위에서 말한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일수록 증상의 경·중 또는 지속시간의 길고 짧음에 관계없이 의심이 될 때 정확한 진단을 해 더 큰 불행을 예방할 수 있다. 필자 역시 환자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이지만, 상기 위험 인자가 많은 중년 이상의 남자나 혹은 폐경 이후의 여성들에게는 상비약으로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휴대하도록 추천하고 싶다.
평소에 니트로글리세린을 휴대하고 다니다가 흉부 불쾌감이나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하였을 때 일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질병을 감별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고 나 자신 뿐만 아니라 남을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