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3'(Civilization 3)이 발매된지도 벌써 3년이 다 돼 갑니다. 그만큼 많은 시간이 흘렀죠. 우리의 자랑스런 '문명3'은 "Play the World"(이하 "PTW)와 "Conquest"(이하 "C3C")라는 두 개의 확장팩 까지 발표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3년 전에 제가 쓴 "문명3이 좋은 10 가지 이유"라는 글을 다시 보게 된 것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문명3'의 새로운 식구들이 늘어난다는 점 때문입니다. 물론 저~ 아래 '포탄퍼부어' 님의 '문명 좋아하는 이유'도 한 몫 했죠.
그래서 3년 전에 쓴 글을 조금 다듬고, "C3C"까지 오면서 발전된 점들을 기반으로 해서 다시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그야말로 정말 '스크롤의 압박'이 강한 글입니다만, 제가 '문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이 글을 통해서 느끼시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천천히, 여유를 갖고 읽어주세요.
우선 이 글은 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생각으로써 썼다는 것을 먼저 말해둡니다. 따라서 제 글을 읽고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여러분들의 의견이 있으면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나머지 의견을 무시할 생각은 더욱 더 없습니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문명'을 시작하게 되셨을 테고, 좋아하는 이유 역시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문명' 게임을 좋아하신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러분들은 저의 동지이자 친구이십니다. ^^
머리말 -- '문명'을 알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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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95년까지는 게임을 지독하게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Falcom의 'Ys' 정도의 RPG 게임을 즐겨했었지요. 그러다가 1997년에 한 친구가 '삼국지 공명전'이란 게임을 추천해 주더군요. 처음에 그 친구는 그 게임이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했고 저도 그런 줄 알고 게임을 했습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공명전'이나 그 후속으로 나왔던 '조조전', 그리고 제가 재미있게 즐겼던 'Farland Tactics 1, 2' 모두 SRPG(Strategic RPG)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전략 시뮬레이션이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참 재미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런 게임들을 아주 즐겨 했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에 '삼국지7'이란 게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2000년 7월에 삼국지7의 한글판이 발매된 걸로 기억하는데, 친구놈이 하도 재미있다기에 우선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삼국지'에 대한 리뷰도 읽고 집중분석 게시판도 보았습니다. 그리고서는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삼국지7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삼국지 7'에 관심을 둔 것은 전략 시뮬레이션 적인 요소 보다는 오히려 개별 장소로 플레이할 수 있고, 수련 등을 통해서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즉 RPG 적인 요소 때문에 손을 데개 됐습니다. 그러면서 '아, 전략 시뮬레이션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걸 느꼈고 아주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게임을 통해서 밤을 세 본 몇 안 되는 게임 중에 '삼국지 7'이 있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삼국지8이 발매되었고 저는 기쁜 마음으로 플레이를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엔딩을 보는 처음 5일 동안은 재미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차츰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삼국지8'을 지루하고 재미없게 만들었을까....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점점 삼국지8은 잘 하지 않는 게임이 돼버렸습니다.
아무튼 그런 생각을 하다가 어떤 게시판에서 '삼국지를 좋아하는 분들은 문명2를 꼭 해보라'는 추천 글을 봤습니다. 도대체 '문명'이 뭐지?'그 때부터 시드 마이어의 문명2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게시판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하이텔 고전게임동호회(cgame)의 자료실에 문명2가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저는 그길로 바로 문명2를 다운받은 다음 직접 게임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처음이었기 때문에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습니다. 정말 삼국지를 할 때보다 더욱 더 막막했고 여러 가지 새로운 개념이 생소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저하지 않고 문명2 정식판을 사리고 했습니다. 왜냐구요? 바로 '매뉴얼' 때문이었습니다.
생각했던 대로 '문명2'의 매뉴얼은 사람을 기가 질리게 만들 정도로 두꺼웠습니다. 250페이지가 넘었으니까요. 그래도 왠지 모를 욕심 때문에, 적어도 본전은 뽑아보자는 생각으로--그때 문명2를 2만원에 구입했었습니다-- 매뉴얼을 보면서 '연습 게임'을 진행해 갔습니다.
그렇게 약 일주일 간의 적응 기간을 거친 뒤로는 드디어 '문명'에 대해서 감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한 번 그렇게 '문명2'에 빠져들게 되니깐 정말 "폐인"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우주선을 발사해서 앤딩을 봤을 때의 그 기쁨.... 저는 결심했습니다. '문명3'이 나온다면 꼭 구입하겠노라고. 그리고 Sid Meier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모 쇼핑몰에 '문명3'의 예판 광고가 떴고 저는 당장 예판 신청을 했습니다. 그때가 2001년 9월 초였을겁니다... 그 뒤로 저는 약 두 달을 기다렸고 드디어 제 손에 '문명3'의 한정판(limited edition)을 입수하게 된 겁니다. 과다광고다, 내용이 부실하다고 말들이 많았지만, 저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240 페이지 가량의 두꺼운 매뉴얼도 좋았고 양철깡통 케이스도 멋졌습니다. 말이 양철깡통이지, 그 깡통에 세겨진 "CIVILIZATION"이라는 글자는 너무너무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한 달에 며칠찍 폐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나의 게임만을 계속 하다 보면 나름대로 지루할 때도 있지만, 이러한 지루함이 들무렵 어김없이 발표된 확장팩 PTW와 C3C는 저를 다시 '문명'의 수렁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괘씸한(!) Atari Korea에서 결국 PTW와 C3C의 영문판을 발매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아주아주 어렵게 PTW의 정품은 구할 수 있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C3C의 정품도 꼭 구하고 싶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문명3'은 지금까지도 싫어할 수 없는 게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전략 게임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삼국지9'와 같은 새로운 전략 게임도 몇달 하다보면 금방 싫증이 나고 마는데, '문명'은.... ^^ 오우!
그럼 왜 제가 이렇게 '문명3'을 열광적으로 좋아하게 됐을까요?
1. 스케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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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3'은 스케일이 큽니다. 지구상의 한 문명이 되어서 다른 문명들과 시간 속의 엄중한 시험을 속에서 경쟁하면서 느끼는 재미는 몇 마디의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한 사람의 시민과 도시, 그리고 군대, 심지어 외교를 통한 다른 문명을 통제할 수 있는 '문명3'의 스케일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원전 4000년부터 서기 2050년까지, 인류 역사의 발자취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문명3'이야말로 엄청난 스케일을 지닌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원을 통일하는 '삼국지'나 인류 역사 전체를 다룬 RTS인 Empire Earth, Rise of Nation(이하 "RoN")에서 느낄 수 있었던 장대함을 '문명3'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주 작게 시작한 내 문명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멋진 제국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면 정말 그 뿌듯함은 Sim City와 같은 건설 게임에서나 느낄 수 있는 희열을 안겨줍니다. 제가 '문명3'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가 이 '장대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역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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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게임을 지루하게 만드는 요소를 생각해 봤더니, 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정적인 상태'였습니다. '삼국지'을 예로 든다면, 어느 시점까지 나라를 발전시켜 놓으면 세력 균형이 생기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내가 군단장이나 군주 등 높은 신분이 아니라면 세력의 판도를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저 시간만 흐를 뿐, 세력의 상황이 변하지 않고 그대로 지속됩니다. 하릴 없이 20여턴을 보내면서 '다음 턴엔 뭘 해야하나?'며 고민하는 게 얼마나 곤혹인지 안 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
'삼국지'에서 도시를 점령했을때도 그렇습니다. 삼국지에서 대부분은 국경 지역의 도시에만 신경을 쓰면 되고 나머지 도시들은 비어있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건 땅이 넓어지면 더욱 더 그렇습니다. 텅 빈 도시에 꽉찬 내정, 도무지 변화라는 게 올 것 같지 않는 침체된 분위기.... 이런 상황은 게임을 지루하게 만듭니다. 제가 좋아했던 다른 게임들을 볼 때에는 한결같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를 의자에 잡아두는 큰 작용을 했지요.
'문명3'은 역동적입니다. 실시간 전략 게임(RTS)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역동적인 맛을, 한 턴 한 턴 진행하는 턴 방식 게임인 '문명3'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언뜻 와 닿지 않겠지만, 여러분들은 이미 '문명'의 역동성을 경험하지 않으셨습니까? ^^
문명에서 모든 것은 턴이 지날 때마다 변합니다. 이전 턴과 다음 턴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합니다. 문명 전체의 제정, 도시의 상태, 군대의 이동 상황, 영토의 전략적인 가치 등등이 매 턴마다 바뀌기 때문에 게이머는 한 턴이라도 소흘히 넘길 수가 없게 됩니다.
'문명3'에서 도시는 끊임없이 유닛이나 건물을 생산해 냅니다. 그리고 도시가 성장을 거듭하게 되면 새로운 자원을 채취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그것은 고스란히 기술 진보를 이루게 됩니다. 그리고 새롭게 발견한 기술 진보에 따라서 전체 게임 상황이 극적으로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문명3'에는 경제 시스템이 있습니다. 물론 삼국지에서도 경제 개념이 있지만 벨런스가 맞지 않아서 게임에 큰 변수가 되지는 못합니다. ('삼국지3'의 경우는 예외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문명3'의 경우는 수입과 지출을 제어해야 하고, 턴마다 이것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것이 게임 진행에 큰 변수가 됩니다. 물론 이러한 경제 개념을 어느 정도 터득하면 어렵지 않게 게임을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그러나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 '문명3'이 갖는 경제적 시스템은 꽤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2) 숨쉬는 도시, 살아있는 나만의 제국
앞에서 '삼국지8'의 예를 들었는데, 여기서 게이머는 미리 짜여진 도시와 지형에서 게임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문명3'은 그렇지 않습니다. '문명3'을 시작하면 게이머는 9게의 타일 밖에는 볼 수 없고, 지도상에는 아무것도 세워져 있지 않습니다. 게임 초반에 한 턴 한 턴 지형을 탐색해 가는 재미, 그리고 중요한 지형에 도시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재미는 표현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게임을 진행해 가면서 새로운 도시를 만들게 되고 정말 '나만의 제국"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도시의 크기 역시 시시각각 변합니다. '삼국지'의 경우 '신야는 작은 성, 장안은 대도시', 한중은 산악이 많아서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곳, 건업은 강이 흘러서 전투가 힘든 곳'이라는 특성이 있지만, 문명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다르게 적용됩니다. 도시의 지형적인 것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도시를 세운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달라지게 되고, 도시의 크기는 처음 '1'에서부터 시작해서 도시 주변의 입지 조건에 따라서 '23~24'의 대도시로 성장할 수도 있고 '2' 정도의 매우 작은 소도시로만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소도시의 경우라도 어떤 특별한 변수에 의해서 대도시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전기'를 개발하게 되면 물이 없는 곳에서도 지하수로 개간을 할 수 있는데, 이러면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도시라도 대도시가 됩니다.
'삼국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 가운데 하나는, 적군이 우리 도시를 점령했을 때에 벌어지는 비참한 상황입니다. 도시를 점령할 때에 그 도시를 보존할지, 파괴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데, 내가 애써서 일구어 놓은 도시를 적이 한 순간에 밀어버리고 남겨진 폐허 더미를 보면, 정말울화가 치밀고 가슴이 쓰립니다.... 도시를 개발하기 위해서 들인 공이 헛수고가 되는 것이지요. 특히 "PTW"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도시 폐허'는 '저곳에 내 도시가 있었어'라는 기억을 떠올려주기 때문에 더욱 더 '도전의식'을 갖게 해 줍니다. 한 마디로 열이 받죠! ^^
이렇듯 '문명3'에서 도시는 얼마든지 생기고 성장하고 없어질 수 있습니다.
3) 아차하는 순간에 바뀌는 세력의 판도
'삼국지'에서는 세력의 판도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명3'에서는 세력간의 힘의 균형이 잡혀 있어도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언제든지 이것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보면 세계 제1의 강대국이었던 문명이 순식간에 망해버리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장 큰 문명이어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석탄, 철, 고무 등의 자원이 발견되는데 만약 이런 자원을 발견하지 못하면 다른 문명에게 군사적이나 제정적 우위를 빼았겨 버리게 되고, 이는 결국 파멸을 부릅니다.
따로 떨어진 외딴 섬에서 가장 약한 세력으로 성장해 나가다가 주위의 열강들에게 갖은 협박과 모욕을 당하고, 끊임없이 밀려오는 적국의 함선들을 격침시킨 뒤에 우주선을 발사했을 때의 그 감동은 '문명3'을 해 보지 않은 분들은 쉽게 느끼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렇듯 열세에 처한 세력이라 하더라도 극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 바로 '문명3'입니다.
한 턴이 끝나고 이어질 다음 턴의 상황이 시시각각 다르기 때문에, 게이머는 '한 턴만 더'(Just one more turn)를 외치면서 "폐인"이 되어가는 거라고 시드마이어 자신이 그러더군요. 우리가 흡사 '다음 장면'을 기대하면서 드라마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심정이지요. '문명3'에서 새로운 게임을 시작할 때 그 게임의 끝을 알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것이 '문명3'의 역동성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3. 섬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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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3'은 스케일이 큰 게임인 동시에 매우 섬세한 게임입니다.
1) 도시 관리: '문명3'에서는 자신이 직접 도시를 세웁니다. 그리고 세워진 도시는 그 도시의 지형에 따라서 전혀 다른 결과를 보입니다. 초원이 많은 곳에서는 식량 생산이 늘고, 산이나 숲이 많은 곳에서는 방패(유닛이나 건물의 제료) 생산이 늘어납니다. 전략적 요충지에 배치된 도시는 그 나름대로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렇듯 '문명3'에서는 도시 하나하나마다 다른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이들 도시를 섬세하게 관리해야만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2) 지형: '문명3'에서는 대단히 다양한 지형이 존재하며, 이들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시와 국가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 지형은, 도시의 생산력이나 성장을 좌우하기도 하고, 전투의 승패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지형은 일꾼(Worker)이 개간, 광산 건설, 도로 건설 등을 통하여 발전하게 됩니다. 물론 필요하면 자원의 채취를 담당하는 '식민지'(Colony)나 방어력을 높여주는 '요세'(Fortress)를 건설할 수도 있고, PTW부터 생기기 시작한 '비행장'(Air field), '감시탑'(Outpost),'Rader Tower' 등의 여러 시설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지형 하나하나에 여러 가지 시설을 건설함으로써 전체적인 전략의 우위를 선점하는 섬세함이 '문명3'에는 존재합니다.
3) 유닛: '삼국지'에서는 '도시'라는 틀 안에 유닛과 군대가 있어서, 다른 도시로 출진할 때에만, 즉 전쟁을 할 때에만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통짜 지도를 채택한 '삼국지9'편의 경우는 예외이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의 '삼국지' 게임들은 고정된 형태의 '전투'를 치릅니다. 그러나 '문명3'에서는 일반적인 전략 게임들처럼 하나의 큰 지도 안에 유닛을 배치하고 운용합니다. 이런 유닛들의 속성은 지형에 매우 큰 영향을 받게 되고, 따라서 얼마나 섬세하게 유닛과 군대를 잘 운용하느냐가 성패의 열쇠가 됩니다.
4) 외교: '문명3'의 외교는 실제 세계에서 있을법한 상황과 매우 비슷하게 접근합니다. 팀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RTS에서의 외교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명3'은 '군사적'으로만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외교'는 매우 중요합니다. 외교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전략적으로 우위를 지킬 수 있느냐가 결정될 정도입니다. '삼국지'에서도 외교가 가능하지만, '문명3'에서만큼 다양하지 못합니다. '문명3'에서는 '통행권 협정'(Right of Passage Agreement)을 이용해서 '가도멸괵지계'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호보호조약'(Mutual Protection Pact)과 군사 동맹(Military Alliance)을 통하여 힘을 합쳐서 다른 문명과 겨룰 수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5) 무역(trade): '문명3'에서는 무역의 개념이 무척 달라졌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교환하고, 이를 통해서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무역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사치품이나 전략 자원을 교환할 수 있고, 내가 알고 있는 문명 진보 기술이나 가지고 있는 도시, 심지어는 일꾼(worker) 유닛 등도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문명이 연합해서 다른 문명에게 '무역 금지령'(Trade Embargo)을 선포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필요하면 자원으로 연결된 도로를 끊거나 적의 해안 도시 주위에 아군의 군함으로 해상 봉쇄를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런 무역에 있어서의 많은 요소들은 게임을 즐겁헤 해 줍니다.
6) 문화와 국적: '문명2'에 비해서 '문명3'에서 새롭게 도입된 것으로 각각의 문명과 도시에는 '문화점수'가 있는데, 이 문화점수가 문화 영향권을 만들고, 이런 영향권이 연결되어서 하나의 '국경'을 만듭니다. 만약 이웃 문명의 문화가 우리보다 높으면 우리 문명의 도시들이 상대방 문명의 문화에 귀의해서 통째로 넘어가 버리기도 합니다. 따라서 죽어라~ 군대 유닛만 생산하고 사원, 성당, 도서관 등의 문화적 건물을 짓는데 소흘히하면 톡톡히 그 댓가를 치르고 맙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를 점령했을 때 이미 있던 시민들의 국적이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자칫 저항 세력이 되어 도시 운영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로마가 그리스의 도시를 점령했어도, 그 도시에 있던 시민의 일부는 아직까지 그리스의 국적을 가지고 있어서 로마에 완강하게 저항합니다. 이런 문화와 국적의 개념 역시 '문명3'이 가지는 섬세함 중의 하나입니다.
7) 섬세함 = 귀찮음? : '문명3'의 이런 섬세함이 어찌보면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귀찮은 것이 아니라 게임의 변수를 다양하게 해 줍니다. 그리고 자칫 귀찮아지기 쉬운 부분에서는 이를 자동화할 수 있게 하여, 게이머의 지루함과 귀찮음을 없애줍니다. 필요하면 십수개의 도시를 일일이 관리할 수도 있지만, 이것이 귀찮으면 도시 방침만 설정해 주면 도시 운영진이 알아서 관리합니다. 흡사 '삼국지'에서 태수에게 방침을 내리는 것처럼, '문명3'에서도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컴퓨터는 이렇게 주어진 방침들을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게 적용합니다. 또한 '문명3' 원판에서는 여러 유닛을 한데 묶어 그룹으로 움직일 수 업었지만, PTW와 C3C에 이르러서는 한 위치에 있는 전체 유닛이나 유닛의 종류별로 묶어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지형의 경우도 한 타일 한 타일 일꾼을 가지고 관리할 수도 있지만, 일꾼을 자동화함으로써 모든 관리를 컴퓨터에게 맡길 수도 있습니다. 결국 게임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을 잘 알고 있으면 하나도 귀찮지 않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적절히 조합하여 움직이는 '문명3'과 죽어라 마우스만 클릭해야 하는 '삼국지'라면 저는 오히려 '문명'쪽이 덜 귀찮을 것 같습니다.
4. 자유도(다양성)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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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지루하게 하는 또 하나의 적은 바로 '천편일률적'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에는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지만, 이런 규칙이 게임의 진행을 비슷하게 만들어버린다면, 그 게임은 쉽게 질려버립니다.
[1] 다양한 승리 조건
'삼국지'에서는 대륙을 통일하는 것이 게임의 승리 조건이 되고, 대부분의 경우 가장 강력한 세력 몇몇이 남아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사실 남아있는 세력의 명칭만 달랐을 뿐이지, 유비가 조조를 치는 것이나, 손권이 동탁을 치는 것이나 어찌보면 비슷한 전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삼국지'류의 게임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재미가 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문명3'에서는 앞서 말한 여러 가지의 변수가 있기 때문에 게임 진행이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약소국들이 힘을 합쳐서 대항해 오기도 하며('삼국지8'의 반연합군처럼), 어의없이 작은 섬나라에서 UN을 지어놓고 사무총장으로 당선되어 게임이 끝나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문명3 원판에서는 방금 말한대로 게임에 이기는 승리 조건이 여섯 가지가 있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지배 승리(Domination Victory): 문명의 영향권이 세계의 2/3(66%)를 넘게 되면 승리합니다. 문명의 영향권, 즉 국경은 문화 영역을 넓혀서 만들 수도 있고, 다른 문명의 도시를 정복해서 넓혀갈 수도 있습니다. 군사적, 혹은 평화적인 방법을 절충해서 이길 수 있습니다.
2) 외교 승리(Diplomatic Victory): 정정당당하고 깨끗한 외교 관계를 통해서 다른 문명들의 신뢰를 받게 되면, 이들 문명들에 의해서 UN의 선거에서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문명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서 이길 수 있습니다. 당연히 잦은 선전포고와 비합리적인 외교 활동(공작활동, 기습 공격, 협정이나 조약 위반 등)이 있어서는 아니되곘죠. 평화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3) 문화 승리(Cultural Victory): 한 도시의 문화 점수가 20,000점을 넘거나, 문명 전체의 문화 점수가 100,000점을 넘고, 다른 문명들의 문화 점수의 두 배 이상 차이가 날 경우에 이길 수 있습니다. 사원, 성당, 도서관, 대학 등의 문화적인 건물을 집중적으로 짓고, 세계의 불가사의(Wonder of the World)를 빼앗기지 말고 착실히 지으면 이길 수 있습니다.
4) 정복 승리(Conquer Victory): 다른 문명을 남김없이 없애 버리면 이깁니다. 철저히 군사적인 측면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5) 우주 경쟁 승리(Space Victory): 또다른 행성인 알파 센타우리로 가는 우주선을 만들면 이깁니다.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열 개의 부품을 조립해야하는데, 문명 진보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6) 문명 점수 승리(Histogram Victory): 문명을 하게 되면 각 턴마다 일정한 점수를 얻고, 그것의 평균을 계산하여 점수로 하게 됩니다. 이 문명 점수를 가장 높게 받으면 이기는 것으로, 서기 2050년까지 위의 다섯 가지 승리 조건을 만족하지 못헀을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점수를 산출하여 승부를 가릅니다.
또한 PTW와 C3C에서 새로 생긴 승리 조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Regicide, Mass Regicide: 각 문명마다 주어지는 '왕'(King) 유닛을 잃으면 패배합니다. 'Regicide'는 왕 유닛이 하나이고, 'Mass Regicide'는 왕 유닛이 여러 개입니다. 왕 유닛을 얼마나 잘 사수하느냐가 게임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만약 왕을 잃으면 그 문명은 패배하고 그들이 세웠던 모든 도시는 폐허가 됩니다.
2) Elimination: 도시를 하나라도 잃으면 패배합니다. 따라서 이 승리 조건 때문에 어이 없이 패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C3C에서는 설정을 통해서 '몇 개의 도시를 잃으면 게임이 끝날 것인지'를 정할 수 있으므로, 손에 땀을 쥐는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3) Capture the Princess: 적의 공주 유닛을 납치해서 우리의 수도로 데리고 오면 '승리점수' 1만점을 얻습니다. 이렇게 해서 '승리 점수'가 5만점이 되는 문명이 먼저 이기는 모드입니다.
4) Victory Location: 일정하게 주어진 '승리 구역'(Victory Location)을 사수하는 모드인데, 만일 이 구역을 적에게 강탈당하면 적이 '승리 점수'를 얻게 됩니다.
5) Wonder Victory: 게임을 2050년에 끝내지 않고, 모든 Greate Wonder가 선덜되면 끝내는 모드입니다. '점수 승리'에 자신이 있으면 이 Wonder Victory를 설정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을 진행하는 데에 많은 자유도를 주고 있습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점수 승리'를 제외한 나머지 승리 조건은 게이머가 얼마든지 설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습니다. 전쟁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정복 승리나 지배 승리만 켜 두면 되고, 과학 기술 개발에 힘쓰고 싶으면 우주 승리만 켜 두면 됩니다. SimCity처럼 도시 운영을 해 보고 싶다면 문화 승리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빠른 게임 진행이 필요하면 Eliminatino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조건을 두고 있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다양한 성격에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승리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층의 게이머를 끌어들일 수 있음을 말합니다.
저의 경우는 군사적인 전략에는 완전히 꽝이기 때문에, 주로 문화 승리나 외교 승리, 우주 승리등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군사 전략을 열심히 연구해서 꼭 정복 승리도 해 보고 싶습니다.
또, '문명3' 원판에서는 16개의 문명(종족)이 등장하며, PTW에서 8개, C3C에서 7개의 문명이 추가로 등장합니다. 이러한 문명들은 각각의 특성이 매우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각 문명은 고유한 유닛을 가지고 있는데, 로마의 '군단병'(Legionary), 독일의 팬져 탱크(Panzer), 이집트의 전투전차(War-Chariot), 우리나라의 '신기전' 등 다양합니다.
[2] 문명들의 고유한 특성(Civ-specific strength)
또한 각 문명들은 군사(Military), 산업(Industrial), 상업(Commerce), 과학(Scientific), 종교(Religious), 확장(Expansive), 농업(Agricultural), 항해(Seafaring) 등의 여덟 가지 중 두 가지의 특성을 고루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특성에 따라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알고 있는 기술이 달라지기도 하고, 게임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과 '상업'적 특성이 있으며 중세시대의 '야포'(Canon) 대신 '신기전'(Hwacha) 가 등장합니다. 지상 포격 유닛 중 유일하게 '살상'(lethal) 기능이 있는 신기전의 특성과 과학과 상업적인 특성을 이용하면 문화 승리나 우주 승리를 쉽게 달성할 수 있죠.
또하나의 예로 로마를 보면, 로마는 군사적이고 동시에 상업적입니다. 고대에 '철기 기술'(Iron Working)을 발견하면 검사(Swordman) 대신 군단병(Legionary)를 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군비를 확충하여 게임 초반에 약한 문명들을 일찍 제압해서 군사적 승리를 유리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칸디나비아는 바이킹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함선에서 직접 상륙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력의 'Berserk'를 가지고 있으며, 군사적 특성과 항해적 특성이 있습니다. 특히 C3C에서 새로 등장한 이 '항해적'(seafaring) 특성은 모든 해상 유닛의 이동력을 올려주고, 침몰의 가능성도 줄여주며, 더욱이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기본적으로 해안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유리합니다.
이렇게 '문명3'에서는 곳곳에 게이머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여 전혀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가 종족간의 특성이 뚜렷하고 여러 가지 다양한 전술적인 요소 때문에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았듯이, '문명3'도 위에서 언급한 것 이상으로 여러 가지의 자유도를 두고 있기 때문에 저는 '문명3'을 좋아합니다.
5. 진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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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워야만' 합니다. 그래야 게임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흔히 '스타크래프트' 등과 같은 RTS 게임을 '실시간 전략 게임'(Real Time Strategy Game)이라고 부르지만, 어떤 이는 이에 반대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RTS는 얼마나 빠른 시간에 많은 유닛을 뽑아서 공격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게임은 '전략적'이라기보다는 '전술적'(Tactical)인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술은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른 것이고, 전략이 전체를 아울러 생각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면, 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RTS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가 운동 신경도 느리고 순발력이 뒤쳐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RTS는 저처럼 어리버리한 사람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못합니다. 이 유닛을 배치하고 있을 때라도 저 유닛에 신경써야 하고, 아무튼 동시다발적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하니, 저처럼 머리 나쁜 사람은 정말 죽어도 적응이 안 되더군요. 그나마 AoE나 RoN, Kohan 처럼 진행이 비교적 느리고 유닛 컨트롤이 덜 정교해도 되는 RTS들은 그런데로 낫지만, 스타크래프트는 ... 정말 쥐약입니다. ^^
그런 저에게 있어서 어쩌면 '문명3'이나 '삼국지'처럼 턴 방식의 게임이 더 잘 맞는지도 모릅니다. 턴 방식의 게임에서는 충분히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체의 지도를 다 읽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나쁜 상황이지만 어떻게 이 상황을 반전시킬까를 고민하면서 게임을 진행하는 즐거움이란, 정말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문명3'에 첨가된 요소는 게임을 훨씬 전략적이게 해 줍니다.
1) 전략자원(strategic resource): '전략'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요소이니만큼 게임에 매우 큰 영향을 줍니다. 철, 말, 초석, 석탄, 석유, 고무, 알루미늄, 우라늄 등의 여덟 가지 자원은 유닛과 건물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자원입니다. 예를들면 중세 시대에 막강한 기동력과 공격력을 자랑하는 기병대(Cavalry)의 경우는 말과 철이 없으면 생산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탱크는 석유와 고무가 필요하고, 대부분의 전함들이나 전투기는 알루미늄이나 석유가 필요합니다. 우주선을 만들기 위한 부품 역시 알루미늄이 필요하고 연료장치의 경우 우라늄이 필요합니다. 이런 자원이 없으면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결코 우위를 점할 수 없습니다. 무역을 통해서 이들을 거래할 수도 있지만, 매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고, 관계가 나쁜 문명과는 거래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런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전략 자원 중에는 고갈될 수 있는 것들도 있어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삼국지7'에서 등장하는 특산물과 개념이 비슷하지만, 전략자원 쪽이 훨씬 더 게임에 미치는 범위가 큽니다. 더우기 C3C의 경우 원판이나 PTW보다 자원이 더 적게 분산되어 있으므로, 치열한 자원 다투ㅁ은 게임의 커다란 재미가 되었습니다.
2) 외교와 첩보: 앞서 이야기한 '통행권'과 '상호보호조약', '무역 금지령'을 통해서 여러 문명이 결합하여 하나의 문명을 멸하거나 세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특히 무역 금지령의 경우는 어떠한 경우의 거래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전략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문명에게는 치명적입니다. 또한 첩보 활동을 통해서 다른 문명의 상황을 알아내거나 산업시설 파괴 등의 공작활동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3) 세계의 불가사의(Wonder of the World): 이 불가사의는 건축물이 될 수도 있고, 특별한 개념이 될 수도 있는데, 게임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불가사의들은 세계를 통틀어 한 개 밖에 지을 수 없는 대형 불가사의가 있고, 각 문명마다 하나씩 지을 수 있는 소형 불가사의가 있습니다. 각 불가사의를 짓는데에는 어마어마한 생산비용이 들기 때문에 계획을 잘 세워서 지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피라미드'의 경우 각 도시마다 곡창(Granary)을 자동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인구 성장에 무척 큰 도움이 됩니다. '인터넷'은 모든 도시에 연구소를 만들어 주어, 현대 사회의 과학 발전에 막대한 도움을 줍니다. 이와 같은 불가사의를 다른 문명이 짓기 전에 얼마나 우리가 더 많이 짓느냐가 게임을 더욱 더 전략적이게 만드는 요소가 됩니다.
4) 지형: '문명3'에서의 지형은 게임 전체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지형에 따라서 도시가 빨리 발전하기도 하고, 도시의 생산 능력이 우수해지기도 합니다. 또한 지형에 따라서 여러 가지 전략 자원이 매정되어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군대 유닛의 경우도 방어력에 대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데, 지형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문명3'에서의 지형은 무척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섬이 많은 지형에서는 전함과 같은 해상 유닛이 유리하겠고, 평지가 넓은 곳에는 기병과 같은 이동력이 좋은 유닛이 우세하겠지요? 또한 언덕이나 산에서는 보통 때보다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의 움직임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곳에 감시탑이나 요세 등을 세워둔다면 그 전략적인 가치는 대단하다고 하겠습니다. '문명3'을 섬세하고 전략적인 게임으로 만들어주는 지형은 그래서 매우 중요합니다.
5) 정부 형태: 기술 개발에 따라서 게이머는 전제주의(Despotism), 군주주의(Monarchy), 공화정(Republic), 공산주의(Communism), 민주주의(Democracy) 등의 정부 형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C3C에서 '봉건제도'(Feudalism)와 파시즘(Fascism)이 추가되어, 선택할 수 있는 정부 형태는 모두 일곱 가지가 되었습니다. 각각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생산력이 막대하지만 전쟁 근심도가 심한 '민주주의'가 있는가 하면, 부패와 낭비를 균일화시켜주지만 과학 발전이 눈에 띠게 느린 '공산주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 형태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게 하기 위해, 정부 형태의 교체 때에는 일시적으로(2~6턴 사이) 무정부상태(Anarcy)가 발생하며, 무정부상태에서는 모든 생산이 중지됩니다. 문명 특성중에 종교적인 특징이 있다면 무정부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정부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
6) 문명 진보(Civilization Advance): '문명3'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문명진보'일 것입니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습득하게 되는 여러 가지 기술이나 이념적인 체제들을 말합니다. 청동기술, 철기기술, 문자, 인쇄술등에서부터 시작해서 산업화, 컴퓨터, 레이저, 우주방위계획에 이르기까지, 문명이 걸어옸던 길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기술 트리(tech tree)를 얼마나 빨리 올라가느냐가 사실 문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봐도 됩니다. 문명 진보에 따라서 만들 수 있는 건물과 유닛이 새로 생겨나고, 보이지 않던 전략 자원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외딴 섬에 따로 떨어져 있다가 각종 자원을 속속 발견할 때의 그 기쁨이란.... 팽팽한 세력 균형이 한 순간에 깨어져버릴 수 있는, '문명3'의 전체를 지배하는 이 문명 진보는 '문명3'의 꽃이자, '문명'을 가장 '문명'답게 만드는 전략적 요소라고 하곘습니다.
이 밖에도 수많은 것들이 '문명3'을 '전략적인 게임'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6. AI가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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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즉 컴퓨터가 생각해 내는 부분인 인공지능은 게임 전체의 수준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꾸 '삼국지'를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삼국지7'과 '삼국지8'의 AI는 저를 실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삼국지8'의 경우 무척 다양한 요소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세밀해진 인간관계와 군단장 시스템 등은 무척 즐거운 요소였습니다. 그러나 바보같은 AI 때문에 이런 훌륭한 요소가 빛을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삼국지'에서 가장 화날 때는 군주가 아닌 일반 신하로 플레이할 때입니다. 뻔히 보이는 상황인데도 어의없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컴퓨터의 군주와 태수들... 제갈공명이 아니라 그 할아버지라도 '삼국지' 안에서는 멍청이가 되어버립니다. '삼국지9'에서는 설상 가상으로 AI가 조종하는 세력이 군량이 모자라서 자멸하는 사태까지도 벌어집니다. 물론 '삼국지 9 Power up Kit'에서 이러한 AI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는 했지만, '문명3'만큼 AI가 정교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삼국지' 시리즈를 참 좋아하는 저에게 안타까움을 주기도 합니다.
'문명3'의 인공지능은 참 저를 감탄하게 만듭니다. 정말 '문명3'을 하고 있으면 꼭 살아있는 사람이랑 하는 것과 비슷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물론 AI는 어디까지나 AI이기 때문에 가끔은 멍청한 판단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문명에 매달려서 살아온 저보다는 좀 더 전략적인 것 같더군요. 물론 고수 여러분들은 이러한 AI의 움직임을 환히 읽고 계시겠지만, 전략적인 사고가 부족하고 전체를 쉽게 판단하지 못하는 저에게 있어서 컴퓨터는 너무나 막강한 상대였습니다.
도시를 조금만 드문드문 지어놓아도 바다를 건너서까지 상륙해서 그 빈틈에 도시를 지어버린다거나, 강력한 국력으로 조공을 바치라고 압박을 가할 때는 정말 기가 다 찹니다.
한 번은 그리스로 플레이 하고 있었는데, 일본이 우리 땅 국경선에 군대들을 마구 배치하는 겁니다. 도대체 왜그럴까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금 습득한 문명 진보(아마 석탄을 발견할 수 있고 철도를 깔 수 있는 '증기 기관'이었을겁니다)를 자기한태 공물로 바치라고 하더군요. 열 받아서 '그렇겐 못해' 했더니 바로 전쟁을 선포합니다. 국경에 배치되어있던 그들의 군대는 마구 제 도시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뒤 이어 일본은 군사 동맹을 통해서 러시아, 독일 등을 자기네 편으로 만들어 저를 압박했고, 결국 과학 발전과 문명확장에 주력하느라 국방력을 등안시해 온 저는 GG를 선언하고 말았습니다. 헉!!
문명 진보를 거래할 때에도, AI는 그 기술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알아차립니다. 특히 불가사의를 건설할 수 있다거나 전략 자원을 발견할 수 있는 기술들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사실 저의 경우 '문명3'을 처음 공부할 때 컴퓨터의 AI를 보고 실전을 익혔던 경우가 만습니다. 세틀러나 일꾼처럼 공격력이 0인 유닛은 방어 유닛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거나, 여러 유닛을 분산하기보다는 한 지점에 뭉쳐서 각개격파해야 한다는 점, 평지보다는 숲이나 산에서 공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점... 이런 것들을 AI를 보고 배웠습니다... 그만큼 '삼국지'의 어리버리한 AI와 '문명3'의 AI는 달랐습니다.
보통 저는 한 게임에 여덟 개의 문명을 놓고 하는데, 각 문명들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을 보면 섬득해지기까지 합니다. 외교에 있어서 이들은 과거의 행동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 문명이 선전포고 없이 기습공격을 했다거나 어떤 조약을 지키지 않은 경우, 대부분의 외교에서 불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밀어부쳤다가는 1:7의 격으로 왕따를 당해서 소위 말하는 '다구리'를 당하기 쉽습니다.
이렇듯 AI는 참으로 섬세합니다. '문명3'의 원판을 만들 때 왜 Sid Meier가 멀티플레이 기능을 뒤로 미루고 마지막까지 AI 개선에 주력했는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정교한 AI는 PTW와 C3C라는 확장팩이 출시될 때마다 한층 더 다듬어지고 더욱 더 정교해졌습니다. 이러한 놀라우리만치 정교한 AI가 바로 '문명3'을 완성도와 수준이 높은 게임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명3'이 좋습니다!
7. 그래픽과 사운드가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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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3'은 단숨에 승부를 보는 게임이 아닙니다. 흡사 바둑과 장기처럼 한 수 한 수에 신중을 기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입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 플레이를 해야하기 때문에 그래픽과 사운드는 무척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체로 '문명3'의 그래픽을 보면 '화려하지' 않습니다. 결코 요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냥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눈에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신기한 효과가 난무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문명3'의 그래픽은 게이머에게 알려야 할 정보를 가장 편하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전체적으로 옐로우 톤을 띄고 있는데, 이것 역시 눈의 피로를 덜어줍니다.
처음에는 화려한 3D효과도 없는 문명3의 그래픽에 약간은 실망을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무난한 그래픽이 '문명3'을 질리지 않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화려한 그래픽은 몇 번 보다보면 질리게 마련입니다. 특히 시간이 긴 에니메이션의 경우 많이 보다보면 짜증도 납니다. '삼국지8'의 전투 애니메이션이 지겨워서 저도 한 번 전투를 하기가 꺼려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문명3'은 심플하면서도 편안한 그래픽을 구사합니다.
그러나 '문명3'의 그래픽의 질이 떨어진다는 말은 아닙니다. '문명3'의 화면이나 스크린샷을 주위깊게 보면, '문명3'의 그래픽이 얼마나 세밀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지형 하나하나에 대한 세밀함과, 도시 화면은 정말 세밀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유닛의 경우는 더욱 더 놀라게 만듭니다. '문명3'에는 약 100 여개의 유닛이 등장하는게, 각각은 3D로 매우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특히 전투를 할 때의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면, 세밀한 동작 하나하나까지 그려내고 있습니다. 유닛의 크기가 대체적으로 작기는 하지만, 그래픽 디자이너가 얼마나 수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음악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음악이 좋은 게임을 무척 좋아합니다. 전혀 좋아하지도 않는 장르의 게임의 OST를 모을 정도이지요. 그런데 '문명3'의 음악을 몇 번 들어보고는 정말 실망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케스트라로 연주한 것도 아니고, 대부분 컴퓨터로 작업한 듯한 곡들입니다. 그렇다고 편성이 아주 다체롭지도 않고, 화성이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한 마디로, 요즘 유행하는 음악과는 달리 '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런 '튀지 않음'이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이만큼 빛을 발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문명3'에는 모두 합쳐서 대략 30곡 정도가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런 음악을 수십번 들어도 결코 질리지 않습니다. 도대체가 왜 그런 것일까요? 바로 그것은 '단순한 구성'과 '튀지 않는 편곡'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곡의 편성이 지나치게 멋있거나 화려하면 쉽게 질려버립니다. 그러나 '문명3'의 대부분의 곡들은 매우 단순하게 구성되어있스니다. 따라서 배경음악으로써의 가치를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저도 지금 이 긴 글을 쓸 때 '문명3'의 배경음악을 들으면서 하고 있습니다. '문명3'의 배경 음악은 결코 튀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의식중에 흐르는 이 음악이야말로, 정말 배경음악의 가치를 톡톡히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명3'의 음악적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새로운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입니다.
처음에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처음 게임을 하면 그냥 북 소리만 간간히 '둥~~~~ 둥~~~' 울릴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초의 정착민으로 마을을 세우고, 지도를 탐색해서 안개를 걷어내기 시작하니 음악이 점점 풍성해 졌습니다. 처음에는 북만 둥~~~ 둥~~ 거리다가 조금씩 템퍼린 소리도 들리고, 갖가지 악기들이 들리더니 삐리리~~ 하는 주 멜로디가 퍼지고, 뒤이어서 베이스 음이 뒤를 받칩니다. 그리고 두 세개의 도시를 지을 때 쯤이면 완전한 곡으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 처본에 도시를 두 세 개 정도 만들때 까지 음악은 단조로운 구성에서 출발하여 완전한 하나의 음악이 되어갑니다. 결국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음악도 발전한다는.... 아주 기발한 발상입니다. 물론 이 이후에는 온전한 음악 한 곡을 다 들려줍니다. 그러나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의 이런 음악적 특성은 참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신선했습니다.
문명3에서는 문명의 공통 문화권마다 다른 음악을 쓰고 있는데, 아메리카,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지중해 연안, 아시아, 이렇게 다섯 개의 문화권 별로 음악을 달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각의 시대별로 다른 음악이 흐르는데, 고대, 중세, 산업시대, 현대시대에 따라 음악이 달라집니다. 특히 현대시대에는 전자기타의 속주가 들어간 퓨전풍의 음악도 나옵니다. 이렇듯 '문명3'의 배경음악은 결코 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더군요.
사운드 효과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새소리, 짐승소리, 일꾼이 작업할 때 나는 소리는 아기자기합니다. 무엇보다 '문명3'의 음향 효과는 전투가 압권입니다. 각각의 유닛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야만인 전사가 내지르는 투박한 소리에서 창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 범선이 대포를 쏘아대는 소리, 미사일과 전투기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대륙간탄도탄(ICBM)이 터지는 소리는 가슴이 서늘해질 정도입니다. ^^
이렇듯 '문명3'의 그래픽과 음악은 전혀 튀지 않게 게임 전반을 편안하게 해 주고 있으며, 사운드는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턴 방식 게임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문명3'의 그래픽과 음악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공기'와 같이 게임 전반을 채워줍니다.
8. 할 때마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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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때마다 새로운 게임, 즉 Replayability가 높다는 것은 그 게임의 수명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국민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된지 이제 7년이 가까워지는데, 아직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할 때 마다 새로운 replayability가 높기 때문입니다.
'문명3'도 이렇게 할 때마다 새로운 게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문명3의 replayability를 높이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고 봅니다.
1) 다양성과 역동성: 앞에서 이야기한 다양성은 게임에 대한 일정한 패턴을 없애줍니다. 이렇게도 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할 수 있으니 많은 경우를 시험해 볼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한 턴만 더, 한 턴만 더' 하다가 날을 새게 됩니다. 이런 점은 몇 번 하다가 한 마디로 '전체를 꿰어버리는' 게임들과는 달리 할 때마다 새로운 방법과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 할 수 있게 됩니다.
2) 지도 생성기: '문명3'에도 역시 지도 생성기(Random Map Generator)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대륙이 흩어져 있는지, 뭉쳐져 있는지, 바다의 비율은 어느정도인지, 지형의 종류로는 평지가 많은지 산지가 많은지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도의 크기도 초소형(tiny)부터 초대형(Huge)까지 다양합니다. '문명3'에서 군대와 도시는 지형과 밀접한 영향이 있습니다. '문명3'과 지형이 얼마나 중요한 관계인지 앞서 설명했으므로, 다양한 지형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새로운 재미를 줍니다.
3)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문명3'을 플레이하면 언제나 '문명 점수'를 얻게 됩니다. 일정한 수준의 문명 점수를 얻으면 자신만의 궁전을 짖는 즐거움도 누리게 됩니다. 그래봤자 이미 있는 것을 조립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점수를 얻을 때 마다 점점 더 웅장해져 가는 궁전을 보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그리고 이 문명 점수에 따라서 문명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가치없음'부터 시작해서 '영광스러운' 문명까지. 따라서 아무리 게임 자체에서 승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핵폭탄을 남발해서 지구를 방사능의 천지로 만들어 놓았다면, 문명점수는 형편없을 것이고, 게임의 엔딩이 끝난 이후에 '형편없는 문명'으로 역사적인 낙인이 찍히게 됩니다. 더구나 이런 점수는 '명예의 전당'에 기록되어 보관됩니다. 따라서 '아... 다음에는 좀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해야지'라는 경쟁심리가 작용되어서 '한 게임만 더 해보자'는 욕구가 생기게 만듭니다.
4) 게임 플레이 발자취(replay screen): 게임이 낕나면 화면에는 세계 지도와 함께 게이머를 포함한 문명의 세력 형성표와 연표를 볼 수 있습니다. 흡사 VCR과 비슷한대, 한 턴씩 앞뒤로 움직이면서 볼 수도 있고 연속적으로 주욱 훑어볼 수도 있습니다. 지도상에서 자신의 세력과 다른 사람의 세력이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하나의 재미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연표에는 지금까지 각 문명이 행한 중요한 업적이 나와있습니다. 도시 세우기, 불가사의 만들기, 전쟁하기 등등 중요하 사건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발자취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움은 이런 연표가 저장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쉽죠... ^^ 이런 replay screen을 보면서 "맞아. 저 때는 내가 저랬어"하면서 지나온 게임의 발자취를 되짚어볼 수 있습니다.
5) 게임 난이도(Difficulty Level): '문명3' 원판은 아주 쉬운 난이도부터 매우 여러운 난이도까지 모두 여섯 개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고, C3C에서는 'Demigod'와 'Sid'라는 두 개의 난이도가 더 추가되어 있습니다. 매우 쉬운 '족장'(Cheaftain)에서는 컴퓨터의 발전 속도가 플레이어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신'(Deiety)의 단계에서는 컴퓨터가 여러 가지 치트를 써서 플레이어를 압도합니다. 어찌보면 말도 안 되는 패널티를 플레이어가 받게 되지만, 그런 극한 상황에서 이기는 재미 또한 쏠쏠합니다. 물론 가벼운 진행이 마음에 드는 플레이어라면 굳이 어려운 난이도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난이도에 따라서 게임 진행이 판이하게 달라지고, 사용되는 전략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아... 다음에는 한 단 계 더 높여서 해 봐야지'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이것이 '문명3'을 다시 잡게 만드는 큰 요인이 됩니다.
6) 규칙 편집기와 MOD: '문명3'은 무척 개방적인 구조로 되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게임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새로운 유닛을 더하거나 심지어는 새로운 문명을 더할 수 있습니다. 문명 진보 역시 새로 더할 수 있어서, 새로운 tech tree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문명에 사용된 모든 그림이나 글자들은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여러 가지 규칙을 설정하거나 나름대로의 상황을 만들어서 자료실에 배포할 수 있고, 따라서 게이머들은 여러 가지 다른 상황에서 다른 규칙을 가지고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문명3'의 다양성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하겠습니다. '문명2' 때에는 시나리오 제작기가 있어서, '문명판 삼국지'를 만들 수도 있었고, '한국전쟁', '세계대전', 심지어는 '스타워즈'까지 나오기도 했습니다만, '문명3' 원판에서는 시나리오 제작기가 빠져있습니다. 물론 C3C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 편집기가 포함되어 있고, C3C의 "Conquest!" 캠페인이 이 시나리오 편집기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다시금 게이머들을 의자에 붙들어둡니다.
7) 멀티플레이: 사실 턴 방식의 게임은 멀티플레이에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Firaxis에서는 여러 가지 방식을 도입하여 Play the World에서부터 멀티플레이 모드를 지원했습니다. '동시 진행 턴'이라고 하여 게임에 참가한 모든 플레이어가 동시에 턴을 진행하는 방식도 도입하고, '생산 가속' 기능을 도입하여 유닛 생산이나 과학의 발전 속도를 올리기도 했으며, Elimination과 같이 빨리 게임을 끝낼 수 있는 모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멀티플레이를 해 보면 여태껏 싱글 플레이에서 통하던 전략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Play the World의 멀티플레이 기능에 상당히 많은 문제가 있어서 스타크래프트처럼 멀피틀레이가 성행하지는 못헀지만, 지금도 멀티플레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세 개 이상의 방이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문명3'의 replayability를 높게 만들어주는 데 충분합니다.
9. 느끼고 배우는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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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게임을 끝내고 나면 뭔가 남는게 있다는 것. 이것이 제가 '문명3'을 좋아하는 또하나의 이유입니다.
우선 '문명3'을 하다 보면 인류 역사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문명3'에는 자체 내장된 '문명 백과사전'이 있습니다. 영어로 Civilopedia라고 하는데, 이름이 참 재미있지요? 아무튼 이 백과사전 안에는 '문명3' 게임의 모든 참고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매뉴얼에서 게임의 개념과 사용법을 설명했다면, 백과사전에서는 게임을 하다가 언제라도 참조할 수 있도록 각종 자료가 들어있습니다. 각 문명의 특성, 유닛, 불가사의, 게임에서 사용되는 용어 정리, 지형과 자원에 대한 설명, 문명 진보에 대한 것 등 게임 전반에 걸쳐 참고해야 하는 것들이 수록되어 있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이런 자료들은 모두 하이퍼텍스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유닛이나 문명 진보, 게임에 등장하는 문명 등은 간략하지만 그 배경설명도 되어있습니다. 'ICBM'이 생겨난 이유, '화폐'에 대한 설명, '바빌로니아'에 대한 설명 등 읽어보면 재미있는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영어이기 때문에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한글화 된 패치가 있고, 원판과 PTW는 한글판으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이 백과사전은 매우 재미있고 훌륭한 도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백과사전에서 '우리나라'의 배경 설명을 읽을 때 저는 가슴이 짠해짐을 느낍니다.
".... 이 3년 동안의 전쟁(6.25)으로 한국 산업 시설의 2/5와 가택 1/3이 파괴되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에 의하여 전쟁은 잠시 중단되었고, 남북한 사이에 '비무장지대'가 오늘날까지 존재하게 되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찬란한 경제 발전도, IT강국이라는 우리 나라의 현실도, 결국은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아래에서 발전된 것이며, 미국이 바라보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전쟁중'인 상태로 남아있다는 것이, 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몇 년 후에 'Civilization 4'가 발매되었을 때, '백과사전'에서 우리나라의 통일이 기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T.T
'문명3'을 하다 보면 현재 세계 질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강한 문명과 약한 문명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가. 강한 문명이 부리는 각종 횡포들은 어떤 것들이 있겠는가...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그리고 심지어는 환경 오염과 지구의 온난화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더욱 섬뜩한 것은 석유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을 비난했던 내가, 전략 자원 때문에 다른 나라를 짓밟고 있었으며, 파병 반대를 외쳤던 내가 그깟 알량한 '사치품' 때문에 상호 방위 조약(mutural protection pact)을 맺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게임이지만 그냥 웃고 넘길만큼 간단한 문제는 분명히 아닌 것입니다.....
인류는 기술을 끈임없이 개발해서 문명 진보를 이루어왔고, 그로 인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했습니다. 산업시대에 들어서면 '오염'이라는 것과 맞서야 하는데, 오염된 땅에서는 아무것도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이는 매우 성가신 존재입니다. 이런 오염을 방치해 두면 지구가 온난해지고, 사막화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지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환경공학과 대중교통, 재활용 센터 등이 이런 환경 문제를 개선해 주기도 합니다.
자원을 쟁취하기 위해서 싸워야 하는 것들, 그리고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헤택을 가져다 주는지, 그리고 자원이 부족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 그런 것들이 '문명3' 게임 전체를 통해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문명3'에 들어서서 '공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물론 '정복 승리'를 통해서 다른 문명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명3'에서 이것이 '문명2'보다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기술이나 문명 진보를 개발할 때에도 혼자서 모든 것을 개발하게 되면, 2050년이라는 기한 내에 모든 기술을 개발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활발한 기술 교환이 이루어져야만 테크트리의 꼭대기로 갈 수 있습니다.
또, 무한한 확장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문명3'에서는 도시가 거둬들이는 세금과 생산해 내는 제화는 '부폐와 낭비'로 인해서 없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문명의 수도와 도시와의 거리, 정부 형태에도 영향을 받지만, 도시의 숫자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일정한 숫자 이상으로 많은 도시를 짓거나 다른 문명을 멸망시킴으로써 도시를 많이 짓게 되면 문명 전체의 생산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30개의 도시를 가진 것이가 100개의 도시를 가진 것이나 결과적으로 생산해 내는 것은 비슷하게 만들어진 것이지요.
이런 것들은 모두 '공존'을 의미합니다. 나 하나 잘나서 되는 게 아니라, 여러 문명이 같이 공존해야만 살 수 있는 시대. Sid Meier의 개인적인 철학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문명2'와 달리 '문명3'에서는 2050년이 되어도 적어도 다섯 개 이상의 문명이 살아남습니다. '공존'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생각하게 해 주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문명3'은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러 가지를 생각할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그것를 찾아내어 무엇을 얻을 수 있는 사람에게 '문명3'은 또 하나의 지적인 즐거움을 준다고 하겠습니다.
10. 중독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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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맥스 패인'이란 게임을 두고 '최대의 __폐인__ 제작기'라는 말들을 하곤 헀습니다. ^^ 그런데 이 '문명3' 또한 다분히 폐인을 만들어내는 '폐인 제작기'가 아닐까 합니다. '심국지'때도 그랬듯이....
앞에서 말한 것들이 한대 어우러져서 '문명3'을 재미있고, 그리고 중독성이 강하게 만들어버립니다. '한 턴만 더, 한 턴만 더'하다가 결국 한 게임을 끝내놓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게이머를 의자 앞으로 앉히는.... 실제로 저는 '삼국지7' 때 그런 경험을 했습니다. 그 때도 조금은 지루했지만, 시간이 지난 뒤로 다시 '삼국지'가 하고싶어졌습니다. '문명3'도 완전히 그런 경우입니다. 일단 한 게임을 끝내 놓으면 괜찮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문명3'을 잡게 되고, 그러면 다시 또 한 게임을 끝내기 전까지 폐인 생활이 됩니다. ^^ 물론 이는 제가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명3'의 몰입성이 대단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습니다. 또 한동안 잊을만 하면 새로운 확장팩이 등장하는 것도 '문명3'을 놓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문명3'의 한정판을 구입하면 '동영상 CD'라고하여, 특전의 형식으로 CD가 하나 더 따라옵니다. 거기에 '문명3 제작 뒷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거기서 Sid Meier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문명3'을 시작하기 전에 여러분은 다른 일을 계획하지 마십시오. 사업이나 직업이나, 기타의 모든 일을 계획하지 마십시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여러분은 다시 폐인이 될 겁니다."(It's ruin, again!)
또 '문명3' 제작팀인 Firaxis에서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한 프로그래머의 말을 이렇게 인용합니다.
"저는 '문명3'에 있는 메모리 누수 문제를 고치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실행했습니다. 그러고는 한참동안 '문명3'을 플레이했습니다. 약 세 시간이 지난 뒤에, 회사에서 연락이 왔고, 결국 나는 베타 테스트 중이었다는 걸 깜빡 잊고 '문명3'에 빠져들게 된 겁니다. 우리가 만들었고, 그래서 누구보다도 이 게임에 대해서 잘 아는 저였지만, 일단 시작해 버리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한 턴만 더, 한 턴만 더 하다가 보니 이렇게 되어 버렸지요."
놀랍지 않습니까? '문명3'의 테스트를 맡은 프로그래머가 일을 하다가 그냥 그대로 '문명3'에 빠져버린겁니다. 참으로 '문명3'의 대단한 중독성과 몰입성을 드러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몰입성과 중독성은 이 게임을 매우 위험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게임이 재미있고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문명2'를 하시는 문들도 많이 있고, 지금도 외국의 여러 웹사이트에서는 '문명2'와 '문명3'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문명'이라는 게임의 중독성과 replayability는 뛰어나다고 하겠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제가 '문명3'을 좋아하고, 또한 놓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맺음말 -- '문명3'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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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의 게임시장이 지나치게 편중되어있다는 겁니다. 어느 하나의 게임이 잘 나가면 모두들 벌떼같이 그 게임들만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게임의 경우는 정말 제대로 된 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합니다.
물론 외국에서 훌륭하게 평가되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반드시 그렇게 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어느 한쪽으로만 편중된 현상은 너무나도 보기가 안쓰럽습니다.
'문명3', 'Sims', 'Empire Earth', 'Kohan', 'Rise of Nationa' 등 수많은 명작이 들어왔고 한글화도 잘 되었지만,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외면당했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명3'의 한정판의 물량이 모자라서 추가로 더 생산을 하기 위해서 출시일까지 미뤄온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와는 달리, 한 때 '한정판'이 공공연히 시중에서 남아돌고 있다는 사실은 참 마음 아프게 만듭니다. 물론 이것이 언어의 장벽 때문인지는 모르곘지만, 현재와 같이 '한글판'이 발펴된 이 시점에서도 별로 나아질 게 없어보입니다.결국 "Conquest"의 한글판 발매가 취소되었으며, 영문판의 수입 판매마져 묘현해진 상황까지 이르렀지만, 이것을 되돌려놓기에 지금의 PC 패키지 시장은 너무나 열악합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어둠의 버전을 구하러 다니고, '문명3'도 그런 대접을 받겠지만, 그래도, 그렇더라도 '문명3'을 즐길 줄 아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장문의 글을 두서도 없이 적었느냐하면, 바로 '문명3'을 즐기시는 우리 게이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그냥 '남들이 좋다' 하니깐 따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소개해 드리기 위해서 저는 이 글을 씁니다. 그리고 이 '카페'에서 '문명'을 즐기시는 여러분들도 스스로 즐기시는 게임이 얼마나 멋지고 자랑스러운 것인지를 느끼게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문명3'을 좋아할 수는 없을 겁니다. 짧은 시간에 승부를 보는 RTS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시뮬레이션보다는 아케이드게임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문명3'을 알게 되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을 분들이, '문명3'의 지명도가 떨어져서 그런 게임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그런 불행한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저는 글을 씁니다. 1996년에 발매된 '문명2'이지만, 우리나라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5년이 넘은 시점에서 뒤늦게 즐기게 된 제가 너무나 안타까워서 이 글을 씁니다.
그리고 '문명3'을 처음 접하신 게이머 여러분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문명3'은 정말 그냥 '가볍게 끝내버리는' 게임은 아닙니다. 생각할 것도 많고 머리도 나름대로 많이 써야 합니다. Sid Meier도 '문명은 생각하는 게임이다'라고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개념들 때문에 게임에 대한 재미를 쉽게 느끼지 못하시겠지만,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딱 일 주일만 매뉴얼과 게임을 함께 잡고 씨름해 보시면, '문명3'이 주는 즐거움과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문명3'이 주는 즐거움과 재미, 그리고 여러 가지의 배울 점을 생각한다면 '7일'이라는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문명3'에는 특별한 building order 같은 건 없다고 봅니다. 물론 '바둑'에서 '눈 목자', '한 일자 포석' 등의 갖가지 포석이 있듯이 '문명3'도 여러 가지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는 전략이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다른 게임에서보다 이런 전략들의 상황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제시한 여러 가지 전략들을 기회가 되면 시험해 보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몇 천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장기와 바둑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의자에 앉아 게임을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설날 가족들이 모여서 하는 윷놀이 역시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심지어 화투나 트럼프와 같이 수십장의 카드만으로도 즐거움을 찾는 게임이 21세기에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게임이 이처럼 오랜 수명을 갖는 건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게임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과 매력, 그리고 할 때마다 새로워지는 replayabiity, 그리고 플레이어마다의 생각대로 얼마든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성과 자유도가 뛰어나기 때문일 겁니다.
RTS나 다른 장르의 게임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지만, 결코 턴 방식의 게임이 시대를 역행하지는 않습니다. 바둑, 장기, 화투, 트럼프 등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이 모두 다 턴 방식 아니겠습니까?
부디 '문명3'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게이머 여러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정말 '전략 게임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느끼고 즐거워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편중되어 있는 우리 게임 상황이 나아지고, 게임 불감증에 걸리신 분들의 증상도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현재 '문명3'에서 불편했던 점과 미비했던 점들이 '문명4'에서는 꼭 고쳐지고 더욱 더 발전되어서 구현되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글 마칠까 합니다.
여러분, 저도 아직 Regent에서 허우적 거리지만, 이만하면 '문명3' 마니아가 될 수 있겠지요? ^^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문명 2를 접해서 문명 3가 나오기 전까지 메뉴얼도 없이 6-7년을 해왔습니다. 다른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문명이 하나의 공부였고 통찰력을 기르는 도구였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늘어가는 문명에 대한 이해와 세상에 대한 이해는 함께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문명에서 존재하는 시스템이 일치하는 모습을 깨달았을때 한없이 기뻤고, 작성자께서도 도달하셨던 '공존' 이라는 의미를 알았을때의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를 정복하지 않고 황제레벨로 문명 2를 깼을때, 제가 사용했던 전략은 상대와 함께 살면서 엄청난 무역으로
돈을 벌어 원더를 막 사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상대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 '공존'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문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느꼈습니다. 벌써 몇년이나 지난 일이군요. 문명3도 한정판을 무려 6만원을 넘게 주고 백화점에서 '단 두개 있던것 중 하나'를 건져온 기억이 납니다. 고2때인지 고1때인
지 잘 기억이 안나내요. 전체적으로 훌륭해진 게임이었지만 문명2에 비해서 자잔한 재미가 없어진 것이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예를 들어 신문에 나오는 의문의 핵폭발! 또는 외교시 나오는 의회는 지속적 평화유지 정책을 지지 하기로 결정했다와 같은 말들, 강경분자로 인하여 국회가 무너지나? 던가? 그런것들)
분명 큰 맥은 강해지고 재미있어 졌지만, 게임이 조금 지루해 짐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문명4를 하고 있는데 이노무 컴터가 느려서 잘 안되내요. 아무래도 업글 해야 겠습니다 ㅎㅎ 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도 나름대로 장문이 되었내요. 모두 즐거운 문명 하시길!
문명3 하면서 아쉬운 두가지 타 문명은 거이 상아같은 특산물을 교환해 주려 들지 않는다 무역에 기본이 않되있다. 두번째 난이도 상에 문제일수있지만 1개 머스킷병이 6개까지 유닛을 상대한다. 하지만 아군에 머스킷병은 3개이상을 막아내지 못한다. 즉 전략을 짜기에 무리가있다.
삼국지8 왜 쉽게 질리는지 가르쳐 드릴게요. 그건 바로 '친목' 애들 계속 만나줘야 되지요. 사실 7부터 전략성 약화와 역사적인물과의 친근성 등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스템이었지만, 8들어선 정도가 심해졌죠. 원하는 장수를 등용하려면 지겹도록 만나주고, 뒤에서 공작을 꾀려고 해도 ..9에 면담 같은것이 없는것이 그 결과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요즘 부활했으니...적어도 6처럼 만나주지 않으면 다른편에나 안갔으면 좋겟네요
정말 글 열심히 쓰셨군요. 잘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문명을 하면서 느낀 것과 글쓰신분이 느낀 것이 같다는 것을 깨닫고는 감격했다는 것입니다. 문명이란것은.... 문명이겠죠.... 자신만의 문명을 키워나간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며 무한한 것입니다. 질릴만 하면 새로운 맵을 다운받아서 즐기고, 그것도 지겨워질만 하면 유닛을 추가해서 즐겨보기도하고, 그것마저 질리면 새로운 확장팩을 즐기기도 합니다. 어쨌든 정말 질리지 않는게임. 잠시동안이지만 온 세상의 주인이 되본다면 그거야 말로 좋은 경험이겠죠. 그럼 이만갑니다! -문명을 해석하려 들지말고 파고들려 하지 마십시오. 보이는대로, 문명을 그저 즐기십시오!!- France문명.
감동적인 글입니다.. 저는 아직 중2여서.. 문명4부터 하고있습니다. 문명3는 문명4와 다르게 다운받아서 해봤는데.. 저의 눈에는 맞지 않는 그래픽이더군요. 하지만 왠지 님 글을 보니 문명4보다도 재밌을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전 무엇보다. 2050년이후의 세상을 시나리오로 제작하고싶네요.. 바닷속에 제 문명의 도시가 있는 모습만 봐도 엔딩본듯한 기분일것 같아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문명 2를 접해서 문명 3가 나오기 전까지 메뉴얼도 없이 6-7년을 해왔습니다. 다른분들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문명이 하나의 공부였고 통찰력을 기르는 도구였습니다. 나이를 먹을 수록 늘어가는 문명에 대한 이해와 세상에 대한 이해는 함께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문명에서 존재하는 시스템이 일치하는 모습을 깨달았을때 한없이 기뻤고, 작성자께서도 도달하셨던 '공존' 이라는 의미를 알았을때의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를 정복하지 않고 황제레벨로 문명 2를 깼을때, 제가 사용했던 전략은 상대와 함께 살면서 엄청난 무역으로
돈을 벌어 원더를 막 사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상대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 '공존'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문명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느꼈습니다. 벌써 몇년이나 지난 일이군요. 문명3도 한정판을 무려 6만원을 넘게 주고 백화점에서 '단 두개 있던것 중 하나'를 건져온 기억이 납니다. 고2때인지 고1때인
지 잘 기억이 안나내요. 전체적으로 훌륭해진 게임이었지만 문명2에 비해서 자잔한 재미가 없어진 것이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예를 들어 신문에 나오는 의문의 핵폭발! 또는 외교시 나오는 의회는 지속적 평화유지 정책을 지지 하기로 결정했다와 같은 말들, 강경분자로 인하여 국회가 무너지나? 던가? 그런것들)
분명 큰 맥은 강해지고 재미있어 졌지만, 게임이 조금 지루해 짐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문명4를 하고 있는데 이노무 컴터가 느려서 잘 안되내요. 아무래도 업글 해야 겠습니다 ㅎㅎ 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도 나름대로 장문이 되었내요. 모두 즐거운 문명 하시길!
그렇죠 저도 고1때 영어공부 문명 2로 했죠-_-;;
문명3 하면서 아쉬운 두가지 타 문명은 거이 상아같은 특산물을 교환해 주려 들지 않는다 무역에 기본이 않되있다. 두번째 난이도 상에 문제일수있지만 1개 머스킷병이 6개까지 유닛을 상대한다. 하지만 아군에 머스킷병은 3개이상을 막아내지 못한다. 즉 전략을 짜기에 무리가있다.
좋은글입니다. 제가 문명을 좋아하는 이유를 되짚어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듯 합니다. ^^
논문을 쓰셧군요... 제가 문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렇게 문명에 대해서 자세하게 공략과 팁을 꾸준히 적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 제는 매뉴얼이 두꺼운 게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다른게임은 쉽게 기억에 잊혀지죠..
아 생각납니다.. "예전에 삼국지를 좋아한다면 문명2를 해봐라~" 라는 말이 굉장한 어필이었죠,, 저도 그말에 혹해서 문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삼국지보다 더 좋앙 ㅋㅋ
저도 2003년 처음 문명을 맞았을때 정말 밤새며 했어요..ㅋㅋ 지금도 C3C를 하루에 한시간씩 즐기지만..정말 중요한 타이밍에선 몇시간이나 지나버리죠..( 때문에 출근이 늦는..ㅠ_-) 글 잘 읽었습니다..정말 공감대가 형성되는 글입니다..ㅎㅎ 문명이여 영원하라~
정확한 기억은 안나지만 도스판 문명을 구해서 밤을 잊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그때가 중학교때였던거 같은데..
삼국지8 왜 쉽게 질리는지 가르쳐 드릴게요. 그건 바로 '친목' 애들 계속 만나줘야 되지요. 사실 7부터 전략성 약화와 역사적인물과의 친근성 등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스템이었지만, 8들어선 정도가 심해졌죠. 원하는 장수를 등용하려면 지겹도록 만나주고, 뒤에서 공작을 꾀려고 해도 ..9에 면담 같은것이 없는것이 그 결과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요즘 부활했으니...적어도 6처럼 만나주지 않으면 다른편에나 안갔으면 좋겟네요
정말 글 열심히 쓰셨군요. 잘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문명을 하면서 느낀 것과 글쓰신분이 느낀 것이 같다는 것을 깨닫고는 감격했다는 것입니다. 문명이란것은.... 문명이겠죠.... 자신만의 문명을 키워나간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며 무한한 것입니다. 질릴만 하면 새로운 맵을 다운받아서 즐기고, 그것도 지겨워질만 하면 유닛을 추가해서 즐겨보기도하고, 그것마저 질리면 새로운 확장팩을 즐기기도 합니다. 어쨌든 정말 질리지 않는게임. 잠시동안이지만 온 세상의 주인이 되본다면 그거야 말로 좋은 경험이겠죠. 그럼 이만갑니다! -문명을 해석하려 들지말고 파고들려 하지 마십시오. 보이는대로, 문명을 그저 즐기십시오!!- France문명.
감동적인 글입니다.. 저는 아직 중2여서.. 문명4부터 하고있습니다. 문명3는 문명4와 다르게 다운받아서 해봤는데.. 저의 눈에는 맞지 않는 그래픽이더군요. 하지만 왠지 님 글을 보니 문명4보다도 재밌을것 같다는 기대가 생깁니다. 전 무엇보다. 2050년이후의 세상을 시나리오로 제작하고싶네요.. 바닷속에 제 문명의 도시가 있는 모습만 봐도 엔딩본듯한 기분일것 같아요
중3 때든가.. 플로피 4장의 대작 게임 ㅋㅋ Civ 를 첨 접했죠... 그거 보며 원더가 뭔지 모하는 넘인지..그리고 배경설명이 먼지 독해하다 보니..고3때까지 영어단어 공부할 필요가 없었다는 ㅋㅋ..대학댕길때 문명2땜에 학점 안나올때도 있었고...너무 중독성이 강해요...일년 안하다가도 또 생각나고 할때마다 새롭고...
굿이네요~ 동감
내용도 좋지만 일단 이만큼 장문을 열정으로 쓰셨다는 것에 깊은 경의를 느낍니다. 다는 말고 10가지 좋은 점만 읽었는데도 글쓴분이 문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겠네요^^ 애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