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의 기원은 가축화된 것과 야생의 것 두 가지가 있는데, 야생의 것에는 아프리카 야생당나귀와 아시아 야생당나귀가 있다. 아프리카 야생당나귀는 아프리카 북동부에서 남부지방에 걸쳐 살고 있다. 몸의 크기는 큰 개 정도이며 좀더 큰 것도 있다. 힘은 세지만 성질은 소심하다. 아시아 야생당나귀는 시리아 ·아라비아·이란·티베트·몽골 등지에 살고 있다. 몸의 크기는 대체로 말과 당나귀의 중간 정도이다. 다윈은 아프리카 야생의 누비아당나귀(E.a.africanus)를 오늘날 당나귀의 선조로 취급하였는데, 켈러는 아시아 야생당나귀를 당나귀의 원종으로 취급하고 있다.
현재는 아프리카 야생당나귀가 가축화된 것이라는 게 정설화되어 있다. 가축화는 유목 유랑민족인 셈족이나, 또는 이들과 관계가 깊은 종족에 의하여 BC 4000년경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서부 아시아에서 물자 운반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인도·페르시아·아라비아 지방에서도 이것을 가축화했고, 아시아 야생당나귀는 소아시아를 경유하여 그리스·이집트로 옮겨 지중해 연안까지 분포되었다고 한다.
최초에는 운반용으로 많이 이용되었으나 승용·유용(乳用), 일부는 육용(肉用)으로도 이용하게 되었다. 또 오나거(onager) 계통의 것과 소말리당나귀(F.a.somalicus)를 교배시킴으로써 속력이 빨라져서 사람들이 승용에도 많이 이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당나귀가 중부 유럽에 수입된 것은 그로부터 상당히 오랜 후의 일이며, 주로 로마사람에 의하여 널리 분포되었다고 한다. 오늘날에 와서 당나귀 개량에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이다.
1. 형태·생태·분포
【형태】 털빛깔은 회백색이 많으나 적색·갈색도 있다. 등면에는 중앙에 어깨로부터 꼬리의 기부까지 짙은 줄이 있으며, 어깨에는 뚜렷한 얼룩무늬가 있다. 몸 모양이 좋을 뿐만 아니라 체력도 좋으며 머리와 귀가 크다. 몸의 모양에는 대형·소형의 두 가지가 있는데, 프랑스의 포아드당나귀는 대형이어서 키가 140∼150cm, 몸무게는 350∼400kg이다. 당나귀와 말은 외관상 다른 점이 많다.
【생태】 수송 수단으로서 대단히 중요하다. 체질이 강건하여 외계의 감작(感作)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며 불량조건 밑에서도 자기의 능력을 여전히 잘 발휘하는 특성이 있다. 소나 말과 같이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말보다 빨리 자란다. 포아드당나귀는 3년 6개월이 되면 발육이 완전히 정지되며 임신기간은 364일로 말보다 약 30일 더 길다.
【분포】 당나귀가 가장 많은 곳은 아시아이다. 특히 중국·인도·이란·터키에 많으며, 아프리카·남아메리카에도 많고 유럽에는 프랑스 남부지방·이탈리아 ·에스파냐·그리스·러시아 등지에 많으며 멕시코에도 많이 있다. 미국은 초기에 많이 수입하였으나 현재는 노새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깨높이 140㎝ 이하이다. 대부분이 각 지방의 재래종이다. 체질이 강건하고 근육질로서 단단하며, 머리는 큰 편이고, 귀는 작다. 등허리가 곧고 길며, 다리는 가늘다. 머리와 목에 갈기가 많고 ,꼬리에는 털이 많다.
각 지역의 풍토에 적응하여 거친 먹이에 잘 견디며, 지구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체질에 따라 논갈이의 농마로서, 운반용의 역마(役馬)로서, 어린이를 위한 승마로서 이용되고 있다.
영국의 재래마인 셰틀랜드포니(Shettland pony)는 어깨높이 87∼125㎝로 가장 작은 말에 속하며, 유원지나 공원 등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한 애완용 승마로서 유명하다. 중앙아시아의 초원에 생존하였던 프셰발스키말(Przewalskii horse)은 조랑말의 야생종으로, 몸길이 220∼180㎝, 어깨높이 120∼146㎝, 몸무게 200∼300㎏이며, 오늘날에는 세계 각국의 동물원에 보존되어 있다. 몽골말(Mongolian wild horse)은 프셰발스키말에 고원마계(高原馬系)의 동양종이 섞인 조랑말이다.
한국에는 제주마가 있는데, 부여 및 고구려 때부터 사육되어온 말로서 기록상으로 1073년과 1258년에 탐라에서 고려에 제주마를 진상한 사실이 있으며, 1273년에 원나라가 탐라를 침공한 뒤 약 100년간 몽골말이 유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주마는 과하마(果下馬) 또는 토마(土馬)라고도 하였다. 과하마란 이름은 제주마가 몸집이 작아서 과수나무 밑을 갈 수 있는 말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제주마는 어깨높이 113㎝, 몸길이 122㎝로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으며, 몸길이가 긴 독특한 체형으로 다른 말들보다 뚜렷하게 작다. 몸의 균형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잡혀 있으며, 얼굴이 넓다. 털빛깔은 밤색과 붉은빛을 띤 갈색, 젖빛을 띤 흰색 등이다.
성질이 지극히 온순하여 사람을 잘 따르며 명령에도 잘 순종한다. 제주에서 사육되고 있는 제주마의 사육수는 한때 2만여 마리에 달하였으나 현재는 1,000여 마리로 감소하였다. 1986년 2월 8일 혈통 및 종 보존을 위하여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