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사상 첫 민주당·진보정당 합동 토론회 열려 지난 26일 광주를 찾은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민주당과 진보세력의 연합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야권 연합 행보에 나설 것임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러면서 정 상임고문은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으로 야권의 '상설적인 연합정치 협의체' 구성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이날 광주 MBC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정당들과 연합정치 테이블 즉 상설적 협의체를 만들어야 된다"며 "단순히 선거 때 임박해서 하는 선거연합은 힘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오후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민주진보세력, 2012 정권교체 가능한가?> 토론회에서도 윤난실 진보신당 광주시당위원장이 제기한 연합정치의 '경로'와 관련하여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면 연합정치 협의기구 즉 협의체를 당내에 상설 기구로 만들고, 다른 당과 즉각적인 연합 기구 만들기에 나서야 된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전당대회에 임하면서 진보세력과 연대 또는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연합정치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 건 정 의원이 처음이다.
▲'민주진보세력, 2012 정권교체 가능한가?' 토론회가 26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센터 대동홀에서 2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리고 있다. © 광주in 이상현 | | 한편 호남정치학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광주 지역에선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과 전남대·조선대 교수 등 지역의 각 정치세력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2012년 정권교체와 진보담론'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 자리였다. 민주당에서는 정동영 상임고문과 김재균 의원(광주 북구을)이, 민주노동당은 윤민호 광주시당위원장, 진보신당은 윤난실 광주시당위원장(6.2 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 국민참여당은 황세연 광주시당위원장이 각 당을 대표해 패널로 참석했다. 학계에선 조정관 전남대 정치학과 교수와 김하림 조선대 중국어문화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했고, 임종인 전 의원도 <민주·진보진영, 2012년 집권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임종인 '연정 협의체 제안 이유'와 같은 맥락 정 의원이 야권에 상설적인 연합정치 협의체 구성을 제기한 이유는 임종인 전 의원의 '럭키7 공화국 연정 협의체' 제안 이유와도 맥을 같이 한다.
▲26일 광주 토론회에서 연합정치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임종인 전 의원(왼쪽)과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 광주in 이상현 | | 즉, 2012년 총선까지 사실상 1년 반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간상의 촉박함도 있는데다, 야당들이 평소에 상호 불신의 벽을 허물고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없이 선거에 임박해서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되는 연대 협상은 깨지기 쉬울 뿐더러 설사 단일화가 된다 해도 지지자들까지 표 결집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 때문이다. 6.2 지방선거에서 유시민·한명숙 후보의 낙선과 5+4 야권연대 협상의 무산도 그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따라서 빅텐트론, 비민주·범진보대통합정당, 반신자유주의 정치연합 등 다양한 야권 재편 논의와 배치되지 않으면서 그와 별개로 2012년 총선·대선에서 야권 전체의 선거연합과 연합정권 창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부터 야권이 한나라당과 뚜렷이 차별화되는 국가운영 비전과 분야별 정책, 체계적인 이행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청사진을 함께 만들어 가고,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에도 공동으로 대응하며 상호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묻지마 연합(통합)이 아닌 가치연합, 정책연합이 제대로 성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정 의원도 각 당의 지도부 개편이 완료되는 대로 민주당 당내는 물론 개혁·진보 정당이 모두 참여하는 상설적인 연합정치 협의체(테이블)를 구성해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이처럼 연합정치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함에 따라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권 주자들 사이에 진보진영과 연대 방안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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