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2022년 6월 복원된 국가정보원 원훈석./국정원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1급 간부 7명의 보직 인사를 재가했다가 모두 번복해 대기발령을 내렸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김규현 국정원장 측근 한 사람이 부적절하게 인사에 개입한 정황을 뒤늦게 다른 경로로 보고받은 뒤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에도 당시 임명된 지 약 4개월밖에 되지 않은 기조실장이 물러나면서 수뇌부 갈등설이 제기됐었다. 당시에도 내부 인사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만큼 국정원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은 전 정권에서 대북 정보기관이 아니라 남북 이벤트 업체처럼 변질됐다. 당시 국정원이 민주노총 핵심 간부들의 북한 공작원 접촉 사실을 확인하고도 윗선의 반대로 5년간 수사를 하지 못했다는 내부 폭로도 나왔다.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서 국정원이 안보 최전선 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찾아가야 할 시점에 이런 내부 인사 파동이 계속되니 답답하다. 보안을 중시해야 하는 정보기관에서 내부 인사 파동이 그대로 외부로 알려지는 것도 곤란한 일이다.
북한이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로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간첩들은 전국에서 활개 치는 상황에서 국정원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전 정권이 국정원의 간첩 수사권을 없앤 문제도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런 중대한 책무를 가진 국정원이 내부 인사 문제로 정작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 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장 진행 중인 간첩 수사가 고위직 집단 공석으로 지장이 없을지 걱정이다.
대통령실의 일 처리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통령 재가를 거친 정보기관 고위 간부 인사가 번복된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이미 국정원 내부에선 문제 된 인사의 전횡에 대한 논란이 분분했다는데 대통령실의 인사기획관과 인사비서관은 이를 정말 몰랐나. 이런 일을 하라고 있는 사람들이 그 일을 제대로 못하면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