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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프레기온 천마족 여러분.
가난하기엔 참으로 좋은 날씨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어제 제가 난생 처음 선..이란걸 봤습니다.
그전에는 간간히 친구들이나 주변 동생
가족친지분들의 권유로 소개팅은 좀 해봤지만
선...다들 아시죠?
예 맞습니다...여러분들께서 다들 생각하시는
그 선 맞습니다.
며칠전에 서울사시는 이모님께서
저희 어머님께 전화를 하시어
"저러다가 진짜 씨도 못 받는거 아냐?"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는 부랴부랴 레이다를
가동하셔서 어디서 여인네 하나를 섭외하셨습니다.
나이는 36...사실 나이가 좀 부담되더군요.
여자 나이 36이면 좀..아니 사실 많은거거든요.
그런데.
제가 올해 불혹에 접어든지라..가릴 처지가 못되네요.
직업은 대기업 산하 모 광고기획사 과장.
일단 타이틀은 마음에 듭니다.
근데 워낙에 초스피드로 섭외를 하신거라
그 외에 것들은 하나도 모르고 생각과 기대도
하지 않은 상태로 드뎌 어제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약속시간은 낮 12시 장소는 임패리얼 팰리스호텔
로비 라운지"델마르"...
설레임...기대감...두려움...아주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도무지 나갈 생각을 안하더군요.
그렇게 약속시간에 맞춰서 장소에 갔습니다.
로비에 들어서서 좀 두리번 거린후에 테이블을
재빠르게 스캔했습니다.
아직 안 온듯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여보세요?..안녕하세요.?저 오늘 뵙기로 한 윤석원입니다."
'네..안녕하세요?..."
"저 지금 도착했는데...안 계신듯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흔하게 쓰고 가장 잘 통한다는 그 거짓말
"차가 좀 많이 막히네요."
사실 제가 30분정도 일찍 도착했거든요.
그런거라고...그렇게 해야하는 거라고...
주변에서 조언을 해 주시더군요.
일단 자리를 고르려고 두리번 거리는데
좋은 자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그중에서 그나마 좀 괜찮은 자리에 앉았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곳을 별로 선호하지 않은 관계로
상당히 불편하더군요.
꼭 무슨 시험보러 온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냉수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데...
누군가가 제쪽으로 또각또각 힐 소리를 내며 걸어오더군요.
그 사람은 저희 이모님께서 제 사진을 보여드린 관계로
제 얼굴을 알고 제쪽으로 오고 있던게지요.
재빠르게 10미터 전방에서 걸어오는 여인을
스캔하기 시작했습니다.
키는 165정도 머리는 분명히 미용실을 다녀왔고.
화장은 한듯안한듯....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좀 많이 했더군요.
눈은 크고...36살인데도 좀 동안에다가 관리를 잘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핏도 아직까지는 좀 살아있드라구요.
그렇게 자리에 앉아서 서로 통성명을 하고
주문을 했습니다.
"뭐 드시겠어요?...커피로 할게요."
"커피 2잔 주세요..케잌은..?...그냥 커피만 주세요."
차를 주문 한후 밝게 웃는 그녀를 보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속 마음이 그러더군요.
"예쁘다."...속 마음이 입한테 그렇게
하라고 시킨건지는 모르겠는데...
입에서 "미인이시네요"...라는 소리가
나옴과 동시에 그녀가 해맑게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석원씨도 관리 하시나봐요.?...제나이쯤 보이시는데요?"
"관리를 하는건 아니구요..제가 원래 잘 안 웃어서서요."
"그래서 얼굴에 주름이...."
사실은 이렇다.
한 2년전에 성형외과하는 동생이 콜라겐을 내 얼굴에
14방을 쏴줬다.
한방에 40만원정도 하니 560만원정도...
물론 공짜로 쏴줬다.
절대 돈주고는 할게 못되드라.
그거 맞고 한 2틀정도 얼굴이 두꺼비로 변해서
집에만 있었다.
그 후로도 가끔 전화온다.
와서 맞고 가라고...싫다...그냥 이대로 살란다.
그렇게 서로가 비지니스멘트를 한방씩 날린후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실실 배가 고프더군요.
"식사 안 하셨죠?...네...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이런멘트 정말 싫다...뭐 좋아하세요?...뭐 즐겨드세요.등등
"전 아무거나...그럼 혹시 뷔페는 어떠세요?"
"여기 세관사거리에 (씨작)이라는 뷔페있는데..."
"네 알아요.거기 몇번 가봤는데..괜찮드라구요."
"가까우니까 걸어가는게 어떠세요?"
"네 좋아요."
이렇게 서로 의견을 조율한 후에 밥을 먹으러 갔다.
자리에서 일어나 결제를 하고 밖으로 나오니
순간 담배가 심하게 피우고 싶더군요.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지...
흡연욕구를 간신히 잠 재운후에.
밥을 먹으러 걸어가는 동안 그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참 많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물론 본론은 말고 서론만 대충 얘기 한후에
밥 먹으면서 본론을 얘기하려고...
뷔페에 들어서니 늦은 런치타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더군요.
대충 자리를 잡은 후에 음식을 가지러 갔습니다.
만약에 친구들이나 편한 사람들이랑 왔으면
접시를 가득 채웠겠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몇개만 들고와서...
밥을 먹는 동안 그녀는 별말이 없더군요.
저 또한 별말 없이 식사하는데만 열중했습니다.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섭취한후에
그녀가 먼저 입을 열더군요.
"석원씨 이모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네?....아...저희 이모님이 뭐라 하시던가요?"
"남자답기는 한데 약간 우유부단하고 모질지가 못해서 손해만 보고...등등"
하고 많은 자랑중에 하필 저런 자랑을 하셨을까...이모맞아?
저희 이모님께서 여의도에서 쪼만하게 음식점을 하시는데
이 여인네가 거기 단골로 갔던 모양이드라구요.
자주자주 보다보니 자연스레 나이도 알게되고
그렇게 이모님께서 중매를 하시게 된거죠.
밥도 먹었으니 이제 뭘 한다....
소개팅이나 선...등등 어떤 낯선 만남을 가질땐
이게 항상 문제더군요.
차라리 해라도 떨어져서 컴컴하면 술이라도 한잔 하겠구만...
오후 2시 쫌 넘은 상황에서 뭘 하지...뭘 해야할까...
제가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날씨도 좋고한데 우리 미술관 갈까요?"
"미술관요?...좋죠...어디 멋진데 아세요?"
"네..혹시 환기미술관이라고...가보셨어요?"
"아니오...미술관은 많이 가봤는데..환기미술관은..."
"아..저기...북악스카이웨이 근처에 있는데 어떠세요?"
순간 뇌리를 스치는...아차...차...차...차...어카지.
사실 청담동에서 북악스카이웨이...면 상당히 먼 거리다.
그렇게 먼 거리인데...난 운전을 할 수가 없다.
왜냐면 면허를 취소 당했다.
음주로 인한 취소는 아니다...얘기 하자면 길다.
그래서 6월달에 다시 딸수있다.
그래서 내 차는 내 여동생이 타고 댕긴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 제가 지금 운전을 못 하는데..."
"차 없으세요?....아니면 다른..."
"네 면허를 취소 당했습니다."
"혹시 음주?...."
"아니오 음주는 아닌데...얘기 하자면 깁니다."
이렇게 말이 오간후 서로가 약 2.5초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그러더군요.
"그럼 제차로 이동하죠."
"그래도 될런지...초면인데...실례를..."
사실 꼭 남자만 운전하라는 법은 없지 않는가.
단지 남자가 하면 조금 멋 있어 보일뿐.
운전 잘하는 여성드라이버도 얼마나 많던가.
"석원씨 그럼 여기 잠시만 계세요.제가 차 가져올게요."
"네."
그녀가 차를 가지러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는데...
제 자신이 한심스럽고 창피하더군요.
그렇게 한 5분이 흘렀을까.
비상등을 켠 하얀색K7이 제 앞에서 멈추더군요.
오호...K7...음...좋은차 타고 댕기시네.
차에 올라탄후 벨트를 메는척 하면서 살짝 그녀를 봤다.
옆모습이 앞모습보다 조금 더 예쁘더군요.
여자차라 그런지 방향제 냄새..향수냄새...
각종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차를 여기저기 스캔 하고 있던 제 눈에.
담배....가....담배....담배...담배...
음...
저도 담배를 피우긴 하지만 될수 있으면
담배 안 피우는 여성을 배우자감으로
생각하고 있는지라...
나중에 끊으면 되지 않을까...
담배처럼 끊기 어려운게 또 있을까.
물어볼까..."혹시 담배 피우세요?"
아님 그냥 못 본걸로 할까.?
지금까지 보인 행동 외적인 부분.
말투...직업...등등
모든게 다 괜찮다.
근데...
그 좋은게 담배를 피운다는 거에
묻혀서 빛을 보지 못 한다면?
이따가 상황봐서 물어봐야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차는 한남대교를 건너서 동국대학교를
지나치고 있었다.
거의 다 와가는구나.
얼마만에 와 보는곳이던가.
여기에서 살짝 "환기미술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화가 김환기씨의 뜻을 기려 지은 환기미술관
모든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그러하겠지만.
이곳 환기미술관은 왠지 더더욱 그러하다.
일단 분위기는 차분하게 내려앉은 어린새의
깃털처럼 그러하다.
뜰로 발걸음을 옮기면...마른대지에 물을 뿌려놓은듯
왠지 모를 적막감마저 감도는...
복잡한 머리와 마음을 충분히 정화시킬 수 있는.
바로 그런 곳이랍니다.
차를 주차시킨후에 미술관련 팜플렛을 한장 집어들고
미술관 안으로 향했습니다.
같은 서울인데도 일단 공기부터가 매우 상쾌하더군요.
평일이라 그런지 혼자 오신 몇몇 분들을 제외하곤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이래서 뭐든지 평일날이 좋다니까.
몇개의 작품을 아주 느린 걸음으로 감상하면서
그녀의 표정을 살폈습니다.
참 평온해보이더군요.
모처럼의 휴식이라고 말을 하던 그녀.
회사에선 매우 까칠하고 도도하고 다혈질의 성격이라했는데...
밖에서의 그녀는 아니 지금 제 앞의 그녀는
너무나도 예뻐보이고 평온해보였습니다.
느림걸음으로 관람했는데도 순간차럼 금방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까페에서 커피를 한잔하면서 본격적인 대화를
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때 그녀가 제게 비지니스카드를 주더군요.
모 광고기획사 과장...어떤어떤 광고를 찍고
누구누구와 같이 일을 하고...쭉 얘기를 하다가.
"석원씨 예전에 기자 하셨다던데...왜 그만두셨어요?"
"아...그게...제가 욕심을 부려서 그랬습니다.제 욕심때문에."
그랬다.
그 망할 욕심때문에 기자를 그만두었다.
"어떤 욕심요?....음 궁금한데요?"
"제가 사회부 5년있으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습니다.
관공서 출입기자...것도 법원 검찰청 경찰서 출입기자.
초임기자땐 화장실에서 밥도 먹어보고 겨울에도 따뜻한
물이 안나와서 화장실에서 찬물로 씻고...
경찰들 당직실에서 새우잠도 자고 그러다가 5년정도 경력을 쌓았죠.
그러던 찰나에 모 방송국에 있던 학교 선배가 자리 하나가 생겼는데
같이 일 해보지 않을래?...라고 했고 전 생각 좀 해본다고 했습니다.
이곳에서 5년...허송세월아니고...저쪽가면 그래도 나름 경력있고하니
어느정도는 괜찮지 않을까...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발을 두군데 담그고 있었고...저울질을 해 가면서 비교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선배쪽 공석을 오래 비워둘수 없어서 누군가가 그 자리에 앉게되고
이미 이쪽에서 마음이 어느정도 정리된 저는 이것도 저것도 안된채
두 군데 다 포기를 하고 그 일을 그만하게 되었습니다..."생략.
그렇게 얘기를 듣던 그녀가 그러더군요.
"남자라면 누구나 야망을 품게 되죠.그게 욕심일 수도 있지만..."
"이해해요...저도 그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지라..."
이렇게 멋진 여인네가 지금 제 앞에 있습니다.
이해를 한다네요...사실 지금도 좀 많이 창피한 일이라.
동문에서 모임이라든지 동창회 한다고 문자오면
거의 안 나가는 편이거든요.
근데 그 부질없는 욕심을 야망으로 예쁘게 포장해서
제 마음 안 다치게 노력하는 이 여인네.
참 괜찮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죠.
"왜 이제서야 나타난거니...짚신도 짝이 있다더니..."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어느덧 해는 기울고 컴컴해졌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혹시 술 할줄 아세요?....할줄 아시면..."
미처 제 얘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 여인.
"네 술 좋아해요...많이 마시지는 못 하지만 분위기를 좋아해요."
그렇게 서로 의견일치를 본 후에 미술관에서 빠져나와
다시금 그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강동구에 위치한
"벨뤼3"...벨뷔123가 있는데 3곳다 가볼만 합니다.
이곳이 8층에 있는 까페인데...야경이 정말 최고입니다.
한강 바로 옆이라 해 떨어지고 가면 정말 좋습니다.
그곳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내내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잔잔한 재즈선율이 매장안을 휘감고 있더군요.
창가쪽에 자리를 잡고 바로 주문을 했습니다.
저는 블랙러시안...그녀는 데킬라 선 라이즈...
라이즈..라이즈...라이즈...그래..이제 희망찬 해가
나에게도 떠 오르는구나.
보기시에 유치해 보이실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좀 해석을 해 보았습니다.
멋진 야경....달콤 쌉싸름한 칵테일..그리고 멋진 그녀.
이 정도면 내일 세상이 망 한다해도 별로 개의치 않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전 같은 걸로 3잔을 마시고....그녀는 칵테일 한잔 한 후에
코로나를 한병..두병..세병을 마셨습니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그녀가 제게 그러더군요.
"석원씨..요새 이혼하는 커플이 상당히 많죠.?"
"네 제 친구들중에도 몇 있습니다."
"처음에 결혼할때는 죽고 못 살 정도로 열랼히 사랑하다가..."
"뭐...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삶의 색깔이 서로 비슷해서 결혼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했는데 막상 살다보니"
"각자의 색깔로 서서히 나뉘어 지면서 그렇게 본인들의..."
"색깔만을 추구하다보니 그러는거겠지요..."
그렇게 난 대답을 하였고...그녀는 "색깔이라..."
하면서 여운을 남기더군요.
그러면서 제게 이 말을 했습니다.
"석원씨 저 돌싱이에요...결혼은 27살에 했고 채 1년도 안되서 이혼했어요."
이게 무슨 소리던가....돌싱...27살에 결혼..1년정도의 결혼생활...그리고 이혼...진짜?
그러면서 한 마디를 더 덧붙이더군요.
"근데 아이는 없어요...서로가 원치 않았기에...."
약간 취기가 오른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보라보았습니다.
분홍빛이 감도는 낯빛에 연한 빨강색 물감을 터치한듯한
거기에 조명까지 받은 그녀의 얼굴은 무언의 메세지를
품고 있었습니다.
무슨말을 할까....무슨말을 해야되지...나한테 말을 했는데...
난 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
용기를 내어서 말을 한거 같은데...그 용기를 무시하면 안되지 않는가...
"아 그러세요?...많이 힘드셨겠어요...잘 이겨내신거 같아서 보기 좋네요."
이 말을 하고 나니 그녀가 제게 또 한마디 하더군요.
"그 동안 선도 보고 소개팅도 해보고 했는데...남자들이 다들 싫데요."
"이혼녀는...그래서 한 40 넘어서 그냥 저와 비슷한 사람 만나서"
"살까 생각했어요.그러다가 석원씨 이모님께서 만남을 주선하셨고.."
"사실대로 이모님께 말씀드리려다가..."
"'미안합니다..."
뭐가 미안할까...뭐가 미안해서 지금 그녀는 그러는걸까.
나도 뭐 지금까지 살면서 맨날 여자 뒷치닥거리하면서
빚 갚아주고....빚 갚아주면 다들 도망가 버리고...
그렇게 멍청이처럼 살지 않았던가.
그래서 난 여자 잘 믿지 않는다.
적어도 이 사람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어찌보면 이 사람이 나보다 훨씬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정의할수있다.
"뭐가 미안해요...살다보면 그럴수도 있고 이럴수도 있는거죠."
"예전이야 어찌됐던간에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전."
"음....아무개씨...Change..의 g를...c로 바꾸면 Chance...가 됩니다."
사실 이런 멘트 많이 안다.글도 어느정도 잘 쓴다.
왜냐면...글쟁이였으니까...지금도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끝마디 손가락
안쪽...연필잡는 부분에 굳은 살이 박혀있다.
다른건 몰라도 글 쓰는거는 누구한테도 안 질수 있다.
"변화속에 기회가 숨어있다고...지금 아무개씨한테는 변화의 시기인듯하네요."
"이 변화의 시기에 어딘가에 숨어 있을 기회를 찾는다면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녀가 감동해서 나를 쳐다본다...감동한건지..한척 하는건지 잘 모르지만...
"멋진 말이네요.감동 먹었어요...더 해주세요."
어제 지금까지 만났던 여인네들한테 써 먹었던
그 수많은 멘트를 그녀에게 전부 다 말했다.
나도 참 순진해요...하란다고 또 하고 앉아있었으니...
그렇게 시간은 흘러 10시쯤 되었을 때.
"늦었네요..이만 가죠."
"네 그래요...근데 술을 드셔서 천상 대리를 불러야겠네요."
"아니다...혹시 늦게 들어가도 괜찮으시면 한강에서"
"따뜻한 캔커피 하나 마시고 갈까요?...술도 깰겸..."
바로 옆이 시민공원이라 내가 운전을 해서 갔다.
그녀...엘리베이터를 탔는데...맥주 냄새가 확 풍기드라.
그래서 무면허인 내가 운전해서 한강에 도착해 차를 세운후
(죄송합니다..무면허인데 운전해서 다신 안 하겠습니다.)
캔커피를 2개 사서 홀짝홀짝 마시면서...야경도 감상하고.
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랴...그래...다 감싸 줄수 있을거야.
속으로 다짐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담배가 왜케 피고싶은지...
"저 담배 하나만 피우고 와도 될까요?"
"석원씨 담패 피우세요?....종일 한번도 안 피우셔서 안 피우시는 줄..."
정확하게 말하면 예의상 안 피운거지.
"네 담배 피워요...근데 아무개씨 냄새 싫어하실까봐..안 피웠어요."
"'괜찮은데..전...네 피우고 오세요."
4월이라도 아직은 해가 떨어지면 춥다.
더군다나 앞이 뻥 뚫린 한강 아니던가.
덜덜 떨면서 담배를 피우는데...
바람이 겁나 불어서 그런지 몇 모금 피우지도 않았는데
금새 필터까지 불이 와 버렸다.
담배를 바닥에 비벼끄고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었다.
그리고는 머리도 만지고...수돗물이라 찝찝하긴 하지만
가글도 하고...
차로 가는 내내 발걸음을 천천히 내딛었다.
그녀와 좀 더 오래 있고 싶어서가 아니라
왠지 그녀에게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고 싶어서였다.
선뜻 말하기 어려운걸 내게 말해주지 않았던가.
어찌보면 여자에겐 가장 내비치기 싫은 치부이지 않던가.
차에 거의 다다를때쯤 그녀가 차에서 내렸다.
날도 추운데...그냥 안에 계시지...
"춥죠?..."
"괜찮은데요?...좀 걸을까요?..."
"전 괜찮지만...아무개씨 추우시잖아요..."
"괜찮아요...이런날이 매일 있는것도 아닌데요 뭘..."
한 20분을 그렇게 찬 바람을 맞아가면서 둘이 걸었다.
밤이라 그런지 해 있을때 봤던거보다 더 예쁘네.
밤산책을 마치고 차로 돌아오니 술이 홀라당 다 깨버렸다.
그녀도 술이 다 깼다면서 이제 집에 가야겠다고 한다.
"괜찮으시다면 제가 모셔다 드리고 싶은데..."
"뭐하러요...석원씨 또 택시타고 오실려면 번거로우시잖아요."
번거롭기는 택시 한번만 타면 집 앞에 내려주는데...
"네 그럼 운전 조심하세요."
그렇게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고.
한강에 홀로 버려진 난 터벅터벅 걸어서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택시 타고 오는 내내...머릿속이 난리법석이었다.
집에 도착하여 담배한대 피우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문자가 온다.
그녀였다.
"오늘 즐거웠어요.혹시 이혼녀에 대한 편견이 있으시다면"
"'어쩔수 없겠지만...그렇지 않으시다면...연락 기다릴게요."
편견...편견...그래 사실 편견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편견...사람들은 누구나 어떤사물이나 같은 사람에 대해서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근데...
이 편견을 깰수 있는 방법이 있다.
외외로 간단하다.
예를 들어서 발냄새가 심한 사람에 대해서 지저분하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운동화를 한 2틀간만 벗지않고 신고 있어보라.
그럼 한 3년정도 묵은 된장냄새가 내 발에서 날 것이다.
이게 바로 편견을 깨는 방법이다.
자 얼마나 쉬운가..절대 어렵지 않다.
계단을 오르던 발걸음을 멈추고 문자를 확인했다.
시간이...아직 그녀가 집에 도착할 시간은 아니다.
그럼 분명히 신호에 걸렸을때나...아님 일부러
차를 세우고 문자를 보냈을 것이다.
그럴만큼 그 사람의 마음이 그랬을까...
답장을 보냈다.
"전 괜찮아요...과거..물론 중요하지만...언제까지나 과거속에
"얽매여서 살수는 없잖아요."
여기에서 또 멘트하나 날렸다.
"선물아시죠?..Present...그리고 과거 현재..할때 그 현재 아시죠?"
"현재도 영어로 쓰면 Present...입니다."
"왜 현재와 선물이 같은 Present...인줄 아세요?"
"지금 살고 있는 현재가..우리에겐 바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길게 글을 쓰고 싶어서
일단 여기까시 작성한 후에
전송...전송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이어서 보냈다.
"아무개씨...날마다 선물을 받고 살았지만 정말 그 선물이"
"진정한 선물처럼 느껴진게 아무개씨를 만난 바로 오늘이었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시고...혹시 동물 좋아하세요?...다른게 아니라."
"과천 동물원에 가끔 한번씩 가는데...거기 산책로가 좀 이쁘거든요."
"그래서 동물도 보고 산책도 하고 또 거기가면 현대미술관도 있고..."
"주말에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가죠."
전송...전송이 완료되었습니다.
답장을 기다리는동안 집에 들어와서
휴대폰을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두고
옷을 갈아입고 티비를 켜고 양치질을 하고서
나왔는데...
문자가 안 왔다.
음...
조금 섣부른 판단이었나...
아님 그녀도 집에 도착해서 옷 갈아입고 양치하고
나와서 답장 하려고 그러나...
난 문자가 와도 휴대폰에서 불만 깜빡이지
진동이나 어떤 소리가 나거나 그러지 않는다.
설정을 그렇게 해 놨기 때문이다.
수시로 티비와 휴대폰을 번갈아 보는데...
휴대폰에서 불이 깜빡깜빡인다.
잽싸게 봤다.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석원씨...저 동물 무척 좋아해요....집에 강아지도 키우고."
"저도 과천동물원 몇번 가봤는데."
"사실 놀이기구는 무서워서 못 타고."
"그냥 동물 구경하고 그러고 와요."
"산책로...거기 산책로가 있었나요?...전 못 봐서..."
"그럼 주말에 저 복장 편한 걸로 입고 운동화 신고 갈게요."
이렇게 답장이 왔다.
그 답장....영구보관 메세지함으로 이동시켜놨다.
가슴이 뛴다.것도 아주 빨리.혈관에서 펌프질 마구마구해서
심장으로 피를 보내는거 같다.
아주 행복한 하루...11시간이었다...
그래...이래서 삶은 한번쯤 살아봐야하는거구나.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어제일이 눈앞에 잔영처럼
남아있다.
- 너무 기분 좋은글이라 맘대로 퍼왔는데 그분이 혹시 울회원중에 한분이면 어쩌죠? ㅋㅋ
암튼 요번주에 정식 데이트 한다고 하니 부디 잘되어 커플 되어 꽃놀이 갔으면 하는 바램도 드네요 ㅋ
울카페횐님들도 4월 봄날같은 인연 다들 만나시길 ~ ^^
첫댓글나도 이런 사람 만나고 싶다
화이팅 ~ ㅋ
반전이 있을거라 기대한 나는 나쁜 x 뭔가 감동적인데여 잘됬으면 좋겠다
그냥 감동만 주는 사연임 ㅋㅋ
길어서 읽다가 결론 보려고 밑으로 내려봄. 어쨋든 좋은 쪽인듯?! ㅋㅋ
ㅋㅋㅋ
이렇게 긴글을 다읽어 본건 첨인듯..정말 드라마?영화?한편 본듯.. 정말 예쁜사랑이 이루어질것 같네요~
저도 여기 남자처럼 ㅋㅋ멘트 준비해야겠어요 ㅋㅋ
글쵸 ㅋ 저도 준비중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