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이 바다 낚시를 갔다왔다.
동네에서 테니스 같이 치는 회원들 성현이 포함 아홉명이 회비 10만원씩 내서...
때는 9월 26일 금요일 8시에 스타렉스에 합승 하계동을 출발해서 안면도 마검포 민박집에 11시쯤 도착!
벌써 선장이 준비한 소라와 꽃게탕으로 소주한잔에 알싸한 바다 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대작하고
더 먹고 싶은 걸 참고 참은게 각 2병은 족히 되는 듯...알딸한 기분에 해변 방파제에 서니
하늘에 은하수가 횡하니 가을 밤을 수 놓는다.
별하나 별둘... 백만 서른 셋... 최근에 원없이 무한히 별을 헤아리다.
별 별이 반짝이는 구나 ... 어린시절 개천가에 돌팍위에 자다가 쳐다본 은하수
저하늘 별들은 변함이 없건만 사람들은 변하고 나도 오십줄에 섯구나.
저별들이 나에게 지금은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가 별 감흥을 모름...?
여름 밤 북상의 강선대 냇가에
은하수 중간 끊길 쯤 내별 네별을 정한 옛친구 '기야' 가 생각 나는구나.
아침 일찍 다섯시 반에 기상하여
대충 짐을 챙겨 선장집에 들러니 60초반쯤의 촌로(?)부부께서 아침상을 차려 놓고 기다리신다.
반찬은 바다에서 건진 꽃게며 깔치...그리고 뭐 시골 김치랑 한그룻 후딱 해 치우고
트럭에 몸을 싣고 포구에 당도하니 벌써 여러 팀이 부산하게 배를 타기위해 짐을 챙긴다.
우리배는 '택일호'라 12인승인데 우리 일행 9명이 타기에 딱 알맞은 중소형 낚시 전용배다.
물때는 간조가 08 :47분 만조는 14:30분쯤 되고 음력 8월 27일이다.
아침 먼동이 터오를 무렵 배는 세차게 마검포를 뒤로하고 꽤나 빠르게 1시간 쯤 내 달리니
멀리 섬이 동동 떠있는 훤한 아침이 되었다.
아서라
파도가 장난이 아니구나.
일기예보에서 말하는 3~4미터는 족히 될법 한 큰 (?) 파도다.
다행히 멀미약을 먹어서인지 난 별로 느끼지 못하는데 몇 명은 벌써 드러누워 힘들어 한다.
채비는 미꾸라지 미끼에 광어 또는 우럭용 두발 낚시다.
흔들리며 겨우 미끼를 끼워 기다리는데
배가 '푸우'하고 서고 '뚜'하는 신호와 함께 낙시를 드리우니
10분이나 되었을까 '잡았다'한다 동료 한 명이 벌써 우럭 한 마리를 건져 올리고
5분여 쯤 지날무렵
'투두둑' 손에 뭐가 탁하니 채이는데 왔구나 싶어 낚아 채 올리니 제법 묵직한 손맛이 있다.
그럼 그렇지
이래도 미국 롱 아일랜드 대서양에서 그날 최고월척으로 상금 30불을 받은 솜씨다.
'아싸 가오리' 크다 약 45센티 이상가는 준 월척 광어다
배떼지가 하얗나니 청상 말 그대로 자연산이다.
아 이때쯤 선장이 폼잡으라며 카메라를 갖다 찍어 준다.
'야호'
거친 파도에 고기 잡는 맛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낄 쯤 주변에서 난리가 아니다.
20만원 이상을 호가하네 이만한 광어를 본적이 없네....기분 좋다.
오늘 힘 껏 잡아보자
아이고....
이게 끝이다.
시간은 자꾸가고 애꿋은 미꾸라지만 자꾸 갈아 끼워 봤자 허당이다 허당...
멀리 가보입시뎌...멀리 또 30분 원해로 갔는데 파도가 장난이 아니다.
십겁이다. 이젠 낚시고 뭐고 죽을 맛이다.
파도라는게 이런거구나.
큰 다라에 바가지 흔들리 듯 ....아이고 배도 고프고... 밥줘요.
선장님 여태 잡은 고기 모두 가지고 배후미에서 회를 쳐오는데
갈매기 어느새 눈치 채고 끼룩 끼룩 부서러기를 얻어 먹는다. 생존을 위해 저렇게 빠를까
그렇다면 바다속 물고기들도 얼마나 눈치가 빠를 것인가?
인간의 미끼를 아무래도 알테지...그렇지만 참지 못하고 걸려드는 어리석음
제법 먹을 만큼은 될설 싶다.
소주 한잔에 흔들리는 배 안에서 허기를 달래며 서로 눈치 안보고 먹기를 10여분...쉬이 바닦이 나고
그리고 매운탕이오고 술 탓인지 매멀미 탓인지 흔들린다.
온몸이 자꾸만 높아지는 파도와 시간이 어느새 오후 세시쯤이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아쉬움을 뒤로한채 뱃머리를 마검포를 향할 무렵 갑판에 뻣어 한숨을 청하니
'철싹 팍 철석 팍' 호시당게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낮잠... 아무것도 모르고 한숨 자고 눈떠 보니
포구다
해가 서해로 저물 무렵 챙기여 다시 돌아왔다.
촌놈이 바다낚시 처음 가서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월척도 해보고...
바다낚시 좋아하는 김성율이 전화 왔길래 자랑했더니만
"짜샤 그것도 기기냐? 나는 몇 일전 57센티 광어 낚았다" 믿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다음에는 성율이 따라가서 제데로 한번 해 봐야지 마음 먹었다.
바다가있어 참 좋은 나라다.
그래도 삼삼히 떠오르는 바다낚시 생각에 하루 보내며 글을 올린다
2008년 9월 29일 산자락씀
첫댓글 싱싱합니다. 전체메일 보냅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