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죽다’는 주다와 가다의 복합체이다. ‘죽’의 ㄱ(기억받침)은 ‘가다’를 줄인 것으로 보면 된다.
‘주다’는 ‘돌려주다’이며 ‘가다’는 ‘돌아가다’이다. 낳음이란 비움(空)에서 비롯(始)된 것이며
또한 빌려 온 것이니 본디의 비움으로 돌려 주어야 한다.
‘가다’는 제자리로 가는 것이며 이 현실세계를 거쳐서 본위형태(本位形態)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죽음’이란 생명을 빌린 곳으로 돌려주고 존재의 본체계로 돌아가는 원재복귀(原在復歸)인 것이다.
‘주다’는 남에게 무엇인가를 가지게 하는 행위이다. ‘죽음’이란 바로 남에게 주고 가지게 함으로써 ‘나’를 소멸하는 살신성인이야말로 영원한 삶이다. 삶의 끝은 죽음(주고 간다)이요, 삶 자체가 죽음을 위한 과정이다.
돌아가시다
‘돌아가시다’는 '죽다‘의 높임 말이며 말 속에 인생의 생사관이 담겨져 있다. ’돌아가시다‘는
환원(還元)의 뜻이다. 환원이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삶’이란 개념은 본래
살(肉)에서 나왔으며 육신적인 삶은 한계가 있으니 생명의 본체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이 현세의 삶을 거쳐 가는 본래의 자리는 떠나 올 때의 자리가 아닐 것이다. 현세의 삶이 어떠하였는가에 따라 돌아간 그 자리는 새로운 생명의 세계가 될 것이다.
한문으로 사람이 죽으면 사망, 작고, 별세, 운명, 요절등등 말이 많다. 그러나 우리 나라 말로 쓰자면 죽다와 뒈지다와 돌아가시다로 된다. 보통 돌아가셨다는 말을 쓴다. 이것은 잘못된 상태이다. 이 세상에 나와 할 일을 다 하지 못하였을 때 즉 학생이 공부를 못하고 재수하는 것과 같이 다시 살든지 태어나든지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돌아가서도 안되며 뒈져야(되어져야)한다.
뒈지다
‘뒈지다’란 말은 ‘죽다’의 비속어이다. 상스러운 말로 ‘죽어라’하는 뜻을 ‘뒈져라’고 한다.
‘뒈져라’란 말은 과연 상스럽기만 한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뒈지다’의 본뜻은 ‘되어지다’이다.
되다, 되어지다는 그 무엇을 이루다(成), 그 무엇으로 화(化)하다란 뜻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 무엇을 이루는(成功, 完成)동시에 그 무엇으로 화(變化, 化合)한다는 뜻이다.
죽음이란 단지 육체적 생리현상의 기능정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영원한 생명의 본체로 볼 때 육신은 잠깐 빌려 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이 육신적 생명을 빌리는 동안에 인간완성을 이루지 못하고 올바른 삶을 누리지 못한다면 우리의 참생명체는 영원히 멸망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의 몸은 나서 자라고 늙고 죽기 마련이며 한줌의 흙이 되어(化하여) 자연으로 돌아간다(還元한다). 그러나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죽음의 진정한 뜻은 뒈지는(되어지는)것이며 참생명체의 완성을 위하여 육신의 껍질을 벗어던지는 일이다. 나는 죽어서 무엇이 될까? 그것은 내가 어떻게 살았느냐에 달려 있다.
‘되는(될) 대로 되라’ 란 말은 아무렇게나 되란 뜻이 아니고 또한 이 말은 다분히 체념적이고 자포자기한 듯 하나 실상은 그것이 아니다. 진인사 대천명이란 말이 있듯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난 뒤에는 하늘에 내맡기는 수 밖에 없으니 중요한 것은 오직 최선을 다하는 마음의 자세다. ‘되어지다’는 사람으로 말하면 ‘됨됨’이다. 사람의 됨됨이, 즉 성품과 행동 그대로만 사는, 즉 되어가는 것이 세상사의 철칙이다. 어차피 되어가는 대로 될 수 밖에 없으며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필연 속에 인간은 살고 있다. 되는 대로 되라, 또는 될 대로 되라는 말은 패배의식이나 포기를 뜻함이 아니라 할 일을 다 한 사람의 최종의 자세다.
인간은 죽어서도 안되고, 돌아가셔도 안되며 반드시 뒈져야(되어져야)한다.
우리 말 속에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죽음의 종류가 세 형태가 있다. 죽다는 완전히 사라져 가는 것이므로 원소로 귀화 하는 것이요, 또 하나는 불가의 윤회설과도 같이 또 한번 태어나는 것이니 돌아가시다, 즉 되돌아 간다이며 할 일을 다하지 못하고 간 사람은 돌아가는 것이나 마지막 세 번째는 완성하는 것이다. 원소의 귀화보다는 윤회를, 윤회보다는 완성으로 되어져야 겠다.
---천부경연구가이자 우주물리학자이신 최재충박사님의 글 중에서---
첫댓글 비속어 로만 알고 있던' 뒈지다' 의 본 뜻이 되어지다. 정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어디에서 이 많은 정보들을 ... 정말 놀랍습니다. ㅎㅎ
되어 집시다 ㅎㅎ
한알의 씨앗이 커다란 나무의 DNA를 이미 품고 있듯이 만물은 유지 하고자 하는 속성이 있는 듯 하지만.. 뒈질려고 하는 것이 본래 속성인가 보네요...ㅎ
아,,,그렇군요.
우리가 사용하는 말, 들이 어느때는 왜 이 말을 쓰게 되었을까? 하고 궁금증이 일때가 많은데요
오늘도 배웁니다. 의미가 이렇게 깊이 숨어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
재미있어요.^^
되어지다란 그리도 훌륭한 말이 어떤 연유로 욕설이 되어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을까요
그것이 궁금합니다 ㅎㅎ
그것이 바로 우리 조상님들의 정말 뛰어난 지혜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욕이나 비속어에는 상당히 깊은 의미가 담긴 말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말의 뛰어남과 조상님들의 지혜에 탄복할 뿐입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