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 된 교회 여전도회 부활
여전도회가 새롭게 만들어 졌다고 하면 무슨말인가 묻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2014년 7월 6일은 내매교회에 있어 매우 특별한 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 있는 교회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역사있는 교회가 한동안 여전도회가 폐지되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전도회원 서로간의 불화 때문이다.
내매교회는 1906년 창립이래 한 번도 여전도회 활동이 없는 때가 없었다. 한국교회의 여타 교회의 여전도회가 의미없는 교회가 없지만 특별히 내매교회의 여전도회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했다.
1910년 내매교회 부설 구 기독사립내명학교를 설립할 당시 본교회의 여전도회는 전답 40두락의 토지 구입자금을 마련하였다. 당시 동네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전도회 자체적으로 성금을 모아 미래의 대한민국의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자신의 배고픔을 참았던 여성들의 정신으로 온 동네는 들석였다.
어떤이들은 “아까운 돈으로 왜 학교를 지으려고 하느냐? 차라리 선조들을 모시는 ‘제사’나 짓자”고 했다. 그러나 교회의 중진들과 여전도회 회원들은 여기에 일심으로 “우리의 미래가 인재를 키우는데 있다”고 하며 이 일을 진행해 나갔다.
그 결과 사립기독내명학교는 든든히 서 갔다. 여기에서 졸업한 인물들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제9회 졸업생 중에는 강신명, 강문구 목사도 있었다. 강신명 목사는 한국기독교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새문안교회를 다시 일으킨 분이며 서울장로회신학대학교의 설립과 숭실대학교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의 관한 이야기는 이 지면으로 부족하다. 또한 강문구 목사는 영주기독교의 자랑인 기독교 순교자이다. 그는 평양에서 목회를 하여 신학교 교수로도 사역하였다. 그러던 중 공산당원들에 의해 새벽에 끌려가 순교했다. 여전도회의 선교적 결실이 이렇게 맺어진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전도회는 후학을 양성할 토지 매입은 물론 교회 내부적으로는 교회 개척에 힘을 쏟았다. 1922년 간운기도처 분립, 1923년 용상교회의 분립을 하였다. 그리고 1954년 8월 30일 망월기도처(후에 망월교회교회)를 놓고 기도하던 중 김옥선 권사의 전도와 노고에 망월교회가 분립되었다. 당시 성도는 신영중, 신영국, 석인원씨였다.
내매교회 여전도회는 그 출발부터 교육과 선교에 힘을 모았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하는 삶을 살지만 내매교회 여전도회는 나라와 민족의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배고픔을 참는 여인들이었다.
내매교회는 참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강석재 장로님의 부인이며 강은선 권사의 어머니인 박정숙 권사의 이야기이다. 그의 둘째 딸 강은선 권사의 증언에 따르면 어머니는 언제나 "조강지 권사"로 살기를 원했다고 한다.
조강지처(糟糠之妻)란 옛날 우리 선조들이 지개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을 때에 고생을 함께한 부인이란 뜻으로 사용한 단어이다.
이는 교회의 여전도회와 특히 권사님들은 어떠한 힘든 일이 있어도 목사님께 조강지 권사가 되어야 함을 이야기 한다고 했다. 교회가 힘들고 어려워도 배고프고 고통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심방하는데 함께하라는 뜻이다. 그래서 박권사님은 "너희들도 담임목사님께 조강지 권사가 되거라"라고 했다.
이처럼 박정숙 권사와 내매교회의 여전도회는 자신의 위치를 교회의 조강지(糟糠之) 여전도회, 그리스도의 조강지처(糟糠之妻), 목사의 심방에 함께하는 조강지(糟糠之) 권사가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비단 내매교회 여전도회만 그렇겠는가? 한국교회의 여전도회는 주님을 만난 체험을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리고 선교를 의해 헌신했다.
이제 내매교회의 여전도회는 한 교회의 한정된 여전도회가 아니다. 내매교회의 여전도회인 동시에 하나님 나라의 전위대이다. 이는 남성들이 감당하지 못하는 섬세한 부분을 여성들의 시각에서 섬기며 선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21세기는 강력한 리더가 필요하지 않고 부드럽고 상호 통합하는 어머니와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러한 때에 내매교회 여전도회가 내적인 갈등으로 인해 몇 년간 아픔과 고통을 겪었지만 지나간 세월을 교훈 삼아 이제는 오래전 우리의 선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교육과 선교에 든든한 후원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영주지역의 섬김의 전위대가 되기를 바란다.
2014년 7월 7일 지천로 사택에서
내매교회 담임목사 윤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