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다수 종립 병원에서 호스피스 스님으로 통하는 도일스님. 도일스님은 카톨릭 성 바오로 병원(청량리 소재)에서 말기 암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러나 여타 종교계의 호스피스 활동과 비교할 때 불교계의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 한때 불교봉사단체인 ‘문수회’와 함께 크고 작은 사회복지활동을 벌여왔지만 스님 혼자 힘으로는 재정, 모임장소 등의 문제들을 감당할 수 없어 ‘문수회’를 해산하고 홀로 사회복지활동을 했다. 종파를 초월해서 도일스님을 찾는 다른 종립 병원들은 한 두 곳이 아니다. “어떤 종교단체이든지 사회복지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그 종교는 허물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불교병원이 다른 종교계 병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또 환자들은 신부님이나 목사님, 수녀님들과 접하면서 개종을 많이 하게 되고 가족들도 모두 함께 개종하기도 하지요.” 보사부는 지난해 8월 태고종 앞으로 자원봉사인증센터를 내주었고 도일스님은 자원봉사인증요원으로 선정되었다. 사회복지단체는 현재 보사부의 복지사업 실적기준을 만족시킬 경우 관계당국으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된다. 각 병원에서 실적을 보고할 때 봉사자가 최소한 1백여 명 이상이 되면 보사부, 구청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지원, 기금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성바오로 병원의 벨따 수녀님이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전근가면서 불자 봉사자들이 없으니 오는 8월 호스피스 교육에 동참시키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또 서울대병원을 비롯해서 올해 12월에 완공될 개신교 병원이나 기존의 카톨릭 성바오로 병원에서도 호스피스 교육을 받을 불자들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습니다.” 요즘도 도일스님은 교회 집사나 카톨릭 신자인 의사들로부터 끊임없이 자기 병원의 호스피스 일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스님은 “참보살행을 하려면 생활불교를 실천하는 가운데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면서 “불자들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범종교적으로 사회복지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최근에 ‘염화기도문’을 책으로 만들어 환자와 가족들이 염불을 따라할 수 있게 했다. 스님은 “불자들이 호스피스교육을 받으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고 살아있을 때 웃으며 죽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다”고 했다. 도일스님은 저녁이면 강남제과점에 들러 재고 빵들을 수거하는데 수거된 빵과 더불어 옷과 쌀 등을 고아원과 불우단체에 지원하고 있다. 도일스님은 “지옥에 꽃을 심으면 꽃밭이 되듯이 암이라는 불치병에도 자비와 사랑을 심으면 행복의 꽃밭이 된다”면서 “고통을 통해 자기를 돌아보고 참 자기를 찾으면 번뇌도 깨달음의 꽃밭이 된다”고 했다. 도일스님은 5분간 숨을 끊고 자기를 끊는 ‘지식법’을 통해 우주에서 자기를 바라보는 참선수행을 해왔다. 도일스님은 “지식이 앞모습이라면 지혜는 잘 보이지 않는 뒷모습”이라면서 “가려진 지혜를 찾아내고 닦아서 마음 안에 벌어지는 다툼을 잘 다스리는 것이 신행의 첫걸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