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민영화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

[해송]

'상수도 민영화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는 듯..'
 

▲ 상수도 민영화 사업은 다시 수면 위로 서서히 떠오르고 있을 뿐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벌써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왔었던 것이고 이제 서서히 가시화 단계로 접어든 느낌이 든다.

아침에 출근하다가 차속에서 라듸오 뉴스를 듣게 되었는데 요즘 겨울철 가뭄이 극심해 전국적으로 수돗물 공급부족현상이 극심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특히 영동지방 중에서도 강원도 일원의 급수부족현상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듸오 뉴스 진행자와 연결된 공무원이 정확하게 어느 부처의 누구인지는 자세히 듣지를 못해 잘 모르겠지만 수자원공사의 관련 공무원이 아닐까 짐작한다. 그런데 전국의 물부족 실태와 상수도관 누수현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상수도관 교체공사에 관한 민영화 계획을 언뜻 내비추고 있었다.

이 말은 들은 뉴스 진행자가 그렇게 되면 결국 상수도 교체공사에 투입된 비용을 순전히 국민들에게 부담지게 하여 결국 수도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상수도 사업 전체가 민영화 되는 것 아니냐는 반문에 담당 공무원 절대 그런 것은 아니라고 얘써 부정을 하였다.

상수도관 공사에 투입된 비용 중 일부는 정부나 지방세로 충당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부담 지우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는 애기였다. 하지만 듣는 필자의 느낌은 담당 공무원의 말이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다. 왜냐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나서 입으로는 안 한다 하고선 실제로는 하는 경우를 종종 봤었기 때문이다.

※<附記> 관련 공무원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믿는 다 하더라도 꼭 민영화를 해야만 상수관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공사부실을 방지할 수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민영화하여도 사업자의 의지나 도덕성에 문제가 있으면 이런 현상(부실공사와 관리 문제)은 발생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관급공사를 하더라도 계약서 상에 공사시방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공사시방서 내용을 불이행했을 경우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확실하게 물릴 수 있도록 계약을 작성하면 된다. 그리고 계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관리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공무원을 처벌할 수있도록 법을 강화하면 될 것이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 중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신뢰감'일 것이다. 지도자를 믿어야 따르던지 말던지 할 게 아니겠는가. 그런데 지도자란 사람이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안 한다고 했다가 돌아서선 그 약속을 저버린다면 그런 지도자를 믿고 따를 사람은 결코 없을 것이다.

석유가 20세기의 '블랙골드(Black Gold)'였다면 물은 21세기의 "블루골드(Blue Gold)'이다"라고 모드 발로는 자신의 저서 '블로골드'에서 밝혔었다. 세계은행이 추산하는 잠재적인 물시장의 규모는 1조 달러이다. 물사업은 투자자들이 21세기에 가장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인간은 상수도 민영화 사업 하나만 민영화로 이행시켜도 황금이 통째로 수중에 굴러들어온다는 것을 이미 간파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이재방면으로는 동물적인 재주를 타고난 사람 같다. 그런데 필자는 그 사람이 똑똑해 보이기는 커녕 참 영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악하다는 것은 간악한 영특함을 일컫는 말이다.

재작년 대선때까지만 해도 많은 서민들은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기업의 CEO까지 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서민들의 삶의 질이 한층 향상될 것이라고... 그런데 지금 서민들의 희망과 꿈은 산산조각으로 변하고 있다. 오히려 절망과 분노만이 온가슴을 가득 메우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명박 정부는 서민들의 목줄을 죄는 정책들만 연일 쏟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학교 교육과 운영에 관한 정책들도 그렇고, 각종 세법에 관한 정책들도 기업가들이나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법안들 뿐이다. 그리곤 이젠 수도와 전기, 가스, 철도, 의료보험 등 공익사업분야까지 민영화 할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 1월 22일오전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1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통영시 상수도 민영화 반대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런 증황들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월 22일 경남 통영에서도 통영지역 YMCA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영 상수도의 한국수자원공사 통합위탁관리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공공재산이자 생명의 본질인 물을 관리하는 통영시의 상수도 사업이 시민들의 알권리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위탁은 명백히 상수도 사업의 민영화 수순"이라면서 "오히려 적극적인 재정확보를 통한 상수도의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민단체는 "시가 상수도 사업을 민영화하는 배경으로 지방상수도 운영관리 전반에 대한 효율화, 깨끗하고 풍부한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 누수율 감소 및 공급목적을 거론하고 있지만 이는 상수도 민영화 과정에서 보여주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경부와 행정안전부는 수돗물의 안정적 공급 등 지방상수도의 효율적 관리를 이유로 거제와 통영, 고성, 사천 등 경남 서부권 4개 시·군 상수도를 통합위탁관리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 지난해 12월 한국수자원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시민단체는 "상수도를 수자원공사에 넘기는 것은 수도요금 결정권한이 통영시에서 수자원공사로 넘어가 '요금폭등'이란 시한폭탄을 안게 되는 것"이라며 "사회적 공공재산이자 시민 재산인 상수도 사업을 변변한 공청회와 주민설명회 한번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위탁관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정부와 통영시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번 상수도 통합위탁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한 4개 시·군 가운데 사천시와 거제시는 이미 2005년 12월과 지난해 2월 개별적으로 수자원공사에 상수도 관리를 위탁하고 있다.

20세기엔 거대 기업과 강력한 정부가 카르텔을 형성해서, 석유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고, 그래서 결국엔 돈 없는 사람들이 석유를 이용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처럼, 인간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깨끗한 물을 상대로, 그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거대재벌들과 힘있는 자본가들, 그리고 다국적 기업들까지 앞 다퉈 물을 상품화 시키면 부자들이야 질 좋고 깨끗한 양질의 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겠지만 돈없는 서민들은 돈이 없어 사용할 수 있는 물에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서민들의 생활용수는 더욱 고갈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해야 할 것이다.

사회 및 공공서비스의 개방은 국민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과의 FTA, 또는 투자협정으로 공공서비스를 개방한 나라들은 예외없이 공공요금의 급등, 그리고 시골지역의 서비스 중단을 겪었다. 멕시코의 철도는 멕시코 시티(수도)를 벗어나 얼마 안 가서 끊어졌다.

볼리비아의 수도 요금은 급등했으며 코스타리카의 건강 보험은 붕괴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보통 사람들(중산층 이하 서민-하지만 부유층과 서민층으로 양극화로 현상 심화)의 삶은 하루아침에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는 형국이 되었다.

★ 한.미 FTA와 물산업 민영화

▶ FTA와 상수도 개방

한.미 FTA에서 상하수도를 포함한 환경서비스는 미래유보(정부가 언제든지 규제를 강화하거나 공공독점을 할 수 있다)에 분류돼 있다. 그러나 “관련법 규정이 사적공급을 허용하고 있는 경우, 사인간 계약에 의하여 공급되는 해당 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 라는 규정이 있다.

즉 한국의 상하수도법이 사적 공급을 허용하면(위탁 등 민영화를 할 경우) 여기에는 미래유보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다시말해 한미 FTA의 적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부 유보'는 한미FTA 뿐 아니라 모든 FTA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다수 초국적 물기업이 유럽계임을 감안 특히 한.EU FTA는 더욱 위험하다.

▶ 용어정리

유보는 개방을 유보했다는 뜻이다. 현재 유보는 현재 상태를 상한으로 앞으로 더 개방할 수는 있지만 더 막을수는 없다(예컨대 스크린 쿼터 73일 현재유보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져도 74일 이상으로 쿼터를 늘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미래유보는 무제한 유보라서 규제를 더 강화(개방을 축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위탁’과 ‘공사화’는 기업들의 새로운 민영화 전략

‘위탁’과 ‘공사화’는 기업들의 새로운 민영화 전략으로서, 특히 철도, 에너지, 상수도와 같은 네트워크 산업에 도입되고 있는 추세이다. 시설매각(소유권 이전)이 야기할 수 있는 국민적 반발을 무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투자는 국가나 지자체가 해야 하고, 수탁 기업은 이윤만 챙길 수 있는 신종 민영화 전략인 것이다.

▶ 구체적인 사례

90년대 초중반부터 상수도 민영화 정책을 실시한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 남미의 경우 모두 시설매각이 아닌 지자체별 위탁 형태의 민영화이다. 위탁은 한국처럼 공기업으로 위탁된 경우도 있고, 국가 또는 지자체가 초국적 자본과 합작회사를 설립하여 위탁한 경우도 있다. 남미 전역에서 요금 폭등, 공급 중단, 수질 악화와 대중 봉기 등 사회적 재앙으로 이어지자 지금은 재국유화(공영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 상수도가 위탁?기업화될 경우 적용받는 주요 FTA 조항

＊투자: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차별 금지
＊경쟁정책: 국영, 공기업 상업적 거래(요금 현실화, 민간(외국)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등) 원칙 의무화
＊정부조달: 상수도 관련 기자재, 설비, 기술, 자문?교육서비스 조달을 외국기업에 개방함으로써 실질적인 운영을 장악해 들어올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유럽연합은 현재 협상 중인 FTA에서 지방정부도 정부조달을 개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투자자: 제소권: 위 사항에 대해 한국 정부 또는 지방정부가 위반했다고 기업이 판단할 경우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할 수 있다.
＊시골의 수돗물이 끊어질 수 밖에 없다. 시골의 저 외딴 집 하나에 수도를 공급하려면 그 집만을 위해 수도관을 1km를 매설해야 한다. 물론 아파트 촌에서는 그 정도를 투자하면 100가구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이 인프라 비용을 요금에 반영한다면 시골의 물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교차보조를 받아서 유지됐던 기존 수도마저 끊어질 것이다. 더구나 민간기업은 주식시장의 단기 평가를 받는다. 매년 경영진이 주가에 따라 갈리는데 장기 인프라 투자를 할 리 없다. 투자한 비용을 빨리 회수하는 데 골몰할 뿐이다.

불행하게도 상하수도의 신설, 또는 유지 보수가 다 이런 장기투자에 해당한다. 더구나 단기에 주가를 올리는 지름길은 대량해고이다. 지금은 지방정부가 하고 있는 상하수도 사업이 민간에게 넘어갈 때 틀림없이 일어날 일이다.

▶ 한미 FTA는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환경부의 물 산업 육성 정책(노무현정부)세부계획 보면 다음과 같이 명시돼 있다.

1> 민간부문의 물 산업분야 진입장벽 요소를 제거
2> 수도사업자(지자체, 공기업)간 또는 기존수도사업자와 민간기업간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환경 조성 및 제도정비

바로 이러한 구절은 한.미 FTA 상 정부독점의 포기를 의미한다. 그리고 지자체나 공기업이 교차보조 정책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업적 운영의 원칙, 공정경쟁의 원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거나 인프라 투자를 전제로 외국인 기업과 계약을 맺는 것도 원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당장 투자 챕터의 의무부과금지에 걸리기 때문이다. 중도에 계약을 폐기하는 것은 ‘투자자 국가 제소권’의 대상이다. 외국 기업에 안정적인 수익을 약속하고 이러한 ‘의무’를 계약에 집어넣을 수는 있겠지만, 훗날 요금 폭등이나 투자 부족으로 인한 수질 악화가 발생해도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이런 계약은 폐기하기도 힘든다. 외국에서는 초국적기업들은 계약을 폐기하려는 지방정부를 굴복시키기 위해 중앙정부의 물 보조금을 중단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더구나 한·미 FTA의 래칫조항(역진방지장치)으로 인해 한번 민영화 되면 되돌릴 수 없다.

★ 투자자 국가 제소권- 수자원 분쟁

인간의 존엄성 유지는 고사하고 인간의 물리적 생명과 생존에 가장 기본적인 자원인 물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고, 또 그 수익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투자자의 목적과 그 물을 공공이익에 맞게 이용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민중의 목적은 서로 충돌하면서 실로 첨예한 분쟁을 낳게 된다.

▶ 벡텔 대 볼리비아 사건

＊사건개요

미국기업 벡텔과 볼리비아 민중 사이에 몇 년에 걸쳐 벌어진 싸움은 외국 투자자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이윤추구를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극적인 사건이다. 볼리비아도 외채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다. IMF는 1999년 이 나라에 1억3800만 달러를 융자하기로 결정하고, 그 대신 '구조개혁'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아직 남아있는 공기업들을 모두 매각하라는 요구가 들어 있었고, 매각대상 공기업 중에 코차밤바(Cochabamba) 지역의 상하수도 시설도 포함되어 있었고,그 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일체의 보조금을 없애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를 기회 삼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유명한 미국 건설기업 벡텔(Bechtel)이 뛰어든다.

결국 2만 달러도 채 안 되는 헐값에 상하수도 시설 운영권이 벡텔의 자회사에게 넘어간다. 벡텔은 상하수도 시설 운영권을 따낸 지 단 1주일 만에 수돗물 가격을 급격하게 인상했다. 그 인상폭은 코차밤바 지역의 서민들이 감당하기가 힘든 정도였다. 당시 볼리비아 전체의 최저임금은 월 70달러 정도였는데, 한달 물값이 20달러를 넘게 되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물을 사야 할지 어머니 약을 사야 할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벌어졌던 것이다. 게다가 벡텔은 땅 위의 물 뿐만 아니라 공기 중의 물까지 잠가버렸다. 땅속으로 스며드는 빗물유입이 줄어들면 결국 강수량도 줄어든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자기 집 지붕에 떨어지는 빗물을 받는 것까지 금지하는 법을 만들도록 한 것이다.

마침내 그 다음 해 2000년 2월에 상하수도 사유화를 취소하고 벡텔의 상하수도 시설 운영권을 빼앗을 것을 요구하는 대중봉기가 일어나 시내 전체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는 코차밤바에 경찰을 보내어 고무탄환과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강제진압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175명이 다치고 2명의 아이를 포함해 6명이 사망하고 말았다.

마침내 4월 10일 볼리비아 정부는 굴복하고 민중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서약했다. 벡텔도 상하수도 운영권을 빼앗기고 나라 밖으로 쫓겨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후 볼리비아 곳곳으로 '물싸움'이 번져나간다.

볼리비아에서 쫓겨난 벡텔은 1992년에 네덜란드와 볼리비아가 맺은 양자 간 투자협정의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를 근거로 세계은행 산하 제투자분쟁 해결센터(ICSID)로 가서 볼리비아 정부를 상대로 2600만 달러 규모의 소송을 건다.

벡텔과 그 자회사가 볼리비아에서 지출한 비용은 100만 달러가 채 안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2600만 달러라는 배상청구액은 상하수도 시설 운영권을 통한 미래 예상수익을 근거로 추정된 '자산가치'로부터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ICSID는 이러한 벡텔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이 회사가 제기한 소송을 '수용'과 관련된 사건으로 접수했다. 벡텔이 볼리비아 정부를 고소했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악화되어 있던 벡텔에 대한 반감을 세계적으로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결국 '2600만 달러의 배상금을 타내느냐, 기업 이미지의 계속적인 악화냐'를 놓고 고민했을 벡텔은 마침내 볼리비아 정부와 2볼리비아노스(300원 정도)를 받고 고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 사건의 의미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

첫째, 벡텔이 투자해 획득한 것은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넘겨받은 시설운영권, 즉 사업권(concession)이라는 무형자산의 일종이다.

이 '투자'는 '물'이라는 볼리비아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밑바닥 자원을 독점하고, 물을 써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높은 독점가격을 매겨 수익을 뜯어내는 사회적 기득권이 되었다.

둘째, 벡텔은 그 모든 사태(민중봉기 사태 등)가 정부에서 투자자 보호를 소홀히 하여 벌어진 일이며, 따라서 상하수도 시설에 대한 운영권을 다시 빼앗아 간 것은 '수용에 맞먹는 행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