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20:35~43/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아합에 대한 경고

[별벗]

  아합 왕이 아람의 벤하닷 왕을 자기 멋대로 풀어주고 서로 조약을 맺고 궁으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때에 한 선지자가 아합 왕을 만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줍니다. 이 선지자는 아합 왕에게 나아가기 전에 자기의 친구에게 자기를 때리라고 합니다(35절). 그런데 그 친구가 거절하자 이것을 거절하였기에 사자에게 죽임당할 것이라고 이야기했고, 그것이 현실로 이뤄집니다(36절). 이 선지자의 친구는 사실 매우 억울하고 황당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때리라는 것 자체가 납득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도 아마 선지자의 무리에 속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를 치라고 말한 선지자는 35절에 기록한 것처럼 “여호와의 말씀을” 그 친구에게 말하면서 때리라고 하였던 것인데, 이것을 거절한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때릴 것을 요청했는데 거절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거절한 것과 같습니다. 36절에서도 “네가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아니하였으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선지자라면 아무리 이해되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자기가 이해되면 따르고, 이해되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 것은 종의 태도가 아닙니다. 결국 이 선지자의 친구를 안타깝게 목숨을 잃습니다.

  이 선지자는 또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때려달라고 요청했고. 그 사람은 상하도록 심하게 때려서 마치 전쟁터에서 막 돌아온 사람처럼 만들었습니다(37절). 그러자 이 선지자는 수건으로 자기 눈을 가리어 변장을 하고 전쟁터에서 돌아오는 아합을 만납니다(38절). 수건으로 가리지 않으면 아합이 곧바로 선지자임을 알아볼 정도로(41절) 서로 아는 관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이전에 아람 군대와 나가서 싸우면 승리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 선지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 선지자는 왕에게 나아가 자기에게 있었던 일처럼 한 가지의 이야기를 아합에게 합니다. 전쟁터에서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을 끌고 와서 그 사람을 지키라고 말하면서 만약 그 사람을 잃어버리면 생명으로 대신하거나, 은 한 달란트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하고 떠났는데(39절), 어찌하다보니 그 사람을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호소하듯이 이야기합니다(40절). 은 한 달란트는 약 34kg으로 일반 노동자들이 60,00일(약 20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큰 금액입니다. 그러니 결국 포로를 잃어버린 대가로 죽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호소하듯이 이야기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아합 왕은 “네가 결정한 것이 네가 그래도 당해야 한다”고 대답합니다(40절).

  이러한 아합 왕의 답변을 듣자 선지자는 자신의 눈을 가렸던 수건을 벗어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습니다(41절). 그리고 하나님께서 아합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선지자가 한 이야기는 아합 왕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아합에게 벤하닷을 붙이셨는데, 그 벤하닷을 풀어주었다는 것을 예화로 말한 것입니다(42절). 하나님은 벤하닷을 멸하기로 하셨는데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아합 맘대로 벤하닷을 풀어 주었으니 아합이 벤하닷의 목숨 대신 죽게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아합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따르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책망이며, 하나님께서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43절은 아합이 근심하고 답답하여 자기의 왕궁으로 돌아갔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 표현은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걱정한 것이 아닙니다. 이 말씀을 새번역 성경은 “마음이 상하여 화를 내면서”라고 번역했는데, 이 번역이 더 원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합은 이 선지자의 경고를 듣고 근신(謹愼)하며 회개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이 선지자의 말을 노여워한 것입니다. 기분 나빠했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일국(一國)의 왕인데, 왕이 행한 것에 대해 딴지를 거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역사(役事)로 승리한 것입니다. 절대 전력(戰力)으로는 아람 군대가 월등하지만,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서 조촐한 이스라엘 군대가 아람 군대를 물리치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통해 아람을 멸하시길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하시고, 우상을 섬기는 데서 돌이키길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아합은 그러한 깨달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자기가 잘나서 전쟁에 승리한 것으로 생각했고, 하나님의 경고에도 기분 나빠할 뿐, 전혀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합은 아람과의 전쟁에서 전사(戰死)하게 됩니다(열왕기상 22장).

  하나님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를 기뻐하십니다. 자기의 생각대로, 자기의 뜻대로, 자기 멋대로 행하는 자에게 진노하십니다. 주님, 내 맘대로 행하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따라 순종하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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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20:35~43/ 하나님의 뜻을 거역한 아합에 대한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