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영등포구에 있는 구립 독서실을 다닌 적이 있었다. 요금이 저렴하지만 청소년 문화공간이랑 겹쳐 있는 곳이라 축제나 행사시에는 시끄러울 때가 많았다. 설상가상 아동복지센터가 들어오더니 건물 맞은편에는 ‘꿈 더하기 학교’라는 장애인 대안 학교까지 들어서게 되었는데 하나 밖에 없던 휴게실마저 교무실로 바뀌어 버리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었다.
어느 날 대안학교 담임 선생님이랑 교무실에서 티타임을 갖게 되었는데 독서실 생활을 너무 오래 한 탓에 건물 직원으로 오인 받아 생긴 해프닝이었다. 커피를 마시며 학교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취업준비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서울랜드 현장학습 봉사활동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게 되었다. 장애인 체험활동이라는 것이 낯설고 부담이 될 것 같아 거절하려 하였으나 전문 보호자들이 많이 있으니 후견인 역할을 주로 하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승낙하게 되었다.
당일 날 아침 간단히 소개를 나눈 후 역할을 분담했다. 본인도 보호자 역할을 직접 해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아진 탓에 여학생과 1급 장애를 가진 남학생을 담당하게 되었다. 남학생은 허공에다 지휘를 하며 웃거나 고양이 소리를 내는 특이한 버릇이 있었고 절대 혼자 두어선 안 된다는 당부가 뒤따랐지만 다른 보호자들이 많이 있었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버스에서 아침식사로 받은 김밥을 남학생에게 먹여주려는데 “안 먹어!” 하며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에 모두 헛웃음을 흘렸고 애써 태연한 척 하였지만 초장부터 무안을 받은 나로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두 명을 데리고 버겁게 선생 노릇을 하던 와중 회계담당 직원분이 남학생을 맡아주신 덕택에 잠시나마 수월해졌다. 여학생은 신체적인 장애를 제외하면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똑똑한 아이였다. 바이킹은 신나게 타면서 모노레일은 무서워하던 것이 한 편으로 귀엽기도 했다. 만화 캐릭터 전시회를 가고 싶어 하였지만 점심시간이 다 되어 데려가지 못했는데 다음에 가자는 말에 “네” 하며 따라 주었던 것이 정말 고마웠다.
점심식사 후 큰 일이 터졌다. 남학생이 없어져버린 것이다. 보호자들 전원과 학생들까지 나가서 겨우 찾아 데려왔고 결국 본인이 맡은 부분은 조금만 더 신경 써주었으면 좋겠다는 선생님의 꾸중 어린 부탁을 받게 되었다.
두 번씩이나 무안함을 안겨준 그 학생에게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지만 항상 붙어있어야 한다는 수칙만 지켰다면 이번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다른 보호자가 많이 있었다는 것을 핑계 삼아 슬쩍 뒷짐 져 놓고 창피를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학생 탓을 하려하다니 최악이었다. 더 이상 무책임한 행동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처음에 교육 받았던 대로 깍지를 끼듯이 손을 올려 잡았다. 보호자 사명감을 갖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했으며 화장실 갈 때 빼곤 절대 손을 풀지 않았다. 지휘를 하면 옆에서 같이 했고 고양이 소리까지 흉내내가며 따라 다녔다. 한껏 무리하던 와중 이번에는 담임 선생님이 남학생을 맡아 주신 덕택에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부담을 주지 않으려 배려해 주신 것이 정말 감사했다.
안 무섭다는 말에 속아 여학생이랑 급류타기를 타게 되었는데 바이킹 타고 즐겁다고 한 애 말을 믿은 것이 실수였다. 어질어질 하고 다리가 덜덜 떨렸다.
벤치로 도망가려던 찰나 입구 서계시던 선생님이 장난을 치셨다. 그 남학생이 나랑 같이 보트를 타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허세를 담은 팔자걸음이 다시 보트를 향하기 시작했다.
“오! 용감하신데요?”
“크하하하핫!”
건강이 조금만 더 안 좋았다면 보트 안에서 죽었을 것이다. 무참하게 구겨진 내 얼굴을 본 학생들이 킬킬대며 웃어댔고 놀이기구 공포증은 배가 되었다.
후에 들었던 얘기지만 내가 좋으냐는 질문에 남학생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싫은 것과 좋은 것은 직설적으로 표출하는 성격이라는데 출발 전 김밥 사건만 봐도 확실히 그러했다. 나름대로 노력한 것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일개 독서실 이용자였던 나는 이제 직원마냥 인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학생들에겐 선생님으로까지 불리게 되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던 어느 날 그 남학생과 다시 마주쳤고 마침 부모님과 선생님들도 한 자리에 계셨다.
“서......샌님.”
“어머 알아보네.”
“와... 기억하네.”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빠져 나왔다. 뒤에서 어눌한 발음으로 두 번 더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끝내 답례를 하진 못했다. 사실 내 체면 하나 생각해서 그렇게 열심히 한 것이었고 품었던 보호자 마인드조차 자존심 회복을 위한 도구였을 뿐 그 학생을 위한 마음으로 행동했던 것은 당시 아무것도 없었다. 재차 봉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난 아마 여학생이나 보다 장애가 덜한 학생들을 맡는 다고 할 것이 분명했기에 고상한척 선생흉내를 낼 수는 없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을지도 모른다.
1급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일은 고된 일이다. 돌발 행동에 항시 대비해야 하며 무엇보다 통제하기가 힘들다. 학생인 경우 악의를 품거나 반항심으로 말을 듣지 않는 것이 아닌 장애가 있어서 그러한 것이기에 일반 학생들 대하듯이 화를 낼 수도 없는 교사들의 고충은 엄청날 것이다. 장애인관련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선 그간 편견 된 시각만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약간이나마 다른 시각으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장애인 교육의 최전선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깊은 존경을 표하고 싶다.
몇 년 후 들린 학교는 선생님들을 포함하여 다 바뀌어 있었다. 같이 행동하며 독서실에서 만났던 학생들도 모두 졸업한 상태였다. 교실 복도에는 당시 체험 학습 때의 내 사진이 걸려있었는데 모든 기억들이 순간적으로 떠올라 웃음이 배어나왔다. 둘도 없는 경험을 하게 해주신 당시의 교장 담임 회계 보조 모든 관계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첫댓글 작가님 좋은 수필 고마워요
고운 밤되세요
작가님 좋은 경험을 하셨군요~
장애의 편견은 지금도 많이 있는것 같아요~
발달 장애인 고운 수필 감사히 잘보고 갑니다
뜻깊은 경험을 하셨네요~
처음 한걸음이 어렵지 그다음은 쉽게 다가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발달 장애인
작가님의 따뜻한 봉사의 글 감사히 잘 보았어요
봉사는 마음의 기쁨이이지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수필 고운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장애인과의 하루의 일쌍을 수필로 남기셨군요
이제는 고운 추억이 되셨군요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봉사는 해보지 못했는데
작가님의 글을 감상하고 보니 조금이나마 도움드리고 싶네요.
고운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봉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뿌듯하고 즐겁고 보람을 많이 느끼지요~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하루의 봉사가 마음속에 남아있어 고운 수필을 쓰셨군요
감사히 잘 보았어요~
남은 시간도 행복하세요
장애를 가진 분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가님의 고운 글 감사히 감상하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잘 보고 갑니다~
남은 오후도 행복하세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좋아질거라 생각합니다.
작가님처럼 말이죠~
고운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좋은 경험을 하셨군요.
발달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버릴 수 있고
짧은 시간의 경험이었겠지만 힘들었어도 살아가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고
오늘도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과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시는 그분들의 파이팅을 빌어봅니다.
조범진 작가님의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힘내시고 파이팅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따뜻한 마음의 봉사 체험의 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봉사는 내마음의 기쁨 이지요
장애의 편견없는 세상이었으면~~~
오늘도 행복한 밤 되세요.
작가님의 속마음까지 진실하게
표현하신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사회가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조범진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내 몸이 불편하지 않기에 시선을 두지 않았던 곳인데
작가님의 글을 보며 손길을 내밀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행복한 오후 시간 보내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고운글 감사히 보고 가요
봉사는 또 다른 사랑을 낳는것 같아요~
뿌듯한 마음 알것 같아요
남은 시간 행복하세요
작가님의 봉사경험을 글로 남겨주셨네요.
저는 아직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 경험이 없지만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되어 많은 생각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운 글에 머물다 갑니다.
편안한 하루시길 바랍니다.
이제 뉴스를 보니 발달 장애인 센타에서 장애인들을 종처럼 맛시지를 시키고 온갖 욕설과 구타까지..
관리하는 선생들이 이런 만행을 엄벌이 처벌해야합니다~
작가님의 봉사 발달 장애인과의 하루 고운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값진 경험을 하셨네요~
그 경험이 작가님의 글을 더 풍요롭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조범진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고운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행복한 금요일 되세요~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고운글 감사히 잘 보았어요
코로나 조심하시고 오늘도 고운 하루 되세요
뜻있는 봉사활동 하셨군요.
잘 보았어요. 건강유의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올려주시길. . .
작가님의 봉사가 고운글을 남기셨군요~
발달 장애인 작가님의 수필 감사히 잘 보았어요
경험이 최고이지요~
오후도 행복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한 번의 봉사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으신 듯 합니다.
고운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행복한 오후 보내십시오.
작가님의 봉사체험 글 감사히 감상하고 갑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체험하셨네요.
불편한 분들을 위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조범진 작가님의 발달 장애인
더불어 사는 사회입니다.
장애를 가졌다고 차별받는 사회가 되지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겠죠~
고운 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조범진 작가님
발달 장애인
봉사활동 했던 체험담 을
사실적으로 읽기 편하게
잘 쓰셨군요
사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백지장을 한손으로 드는것과
두손으로 드는것의 느낌처럼
함께하면 더불어 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각 장애인을 도와드리는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들은 본인의 의사를 묻지않고
팔을 잡으면 싫어하셔요
제가 도와 드릴까요 하고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주면
문제가 없는거죠
고운글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행복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범진 시인님의 발달 장애인 감사히 보고 갑니다~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은 가을처럼 따스한 하루이네요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멋진 글로 인사해 주세요~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안녕하세요 조범진 작가님!
이제야 댓글을 답니다~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발달 장애인 작가님의 수필 감사히 배독하고 갑니다
저는 아직 경험이 없지만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이해를 하고 갑니다
올 한해는 코로나가 모든 것을 멈추어버린 한해였네요
저희 문협도 코로나가 발목을 잡아 모든 것이 취소가 되었지요
신축년에는 좋은 소식들이 많이 있겠지요
그래야 작가님의 얼굴도 뵐수 있겠지요
다가오는 2021년은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고 항상 코로나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