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대학 입학한 대학생입니다.
중학생 때부터 오아시스를 좋아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 처음으로 팬카페도 가입해보고,
집에 CD 플레이어가 없음에도 용돈을 모아 앨범까지 샀습니다. ㅎㅎ
오아시스로 락 음악에 입문해
블러, 라디오헤드, 악틱몽키스 등등 많은 밴드의 음악도 찾아듣고, 좋아하게 되었지만
제 마음 속 부동의 원픽은 오아시스였어요
아마도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독보적인 (-_-;;) 캐릭터성 때문이 아닐까.. 그때 마침 사춘기가 와서 크크
아무튼 19년도 콘서트를 못 가서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을 때,
절묘하게도 바로 다음 해부터 코로나가 터졌기 때문에
올해 들어서야 처음 내한 공연에 올 기회가 생겼네요
그래서인지 콘서트에서 노엘이 처음 걸어나올 때부터 모든 순간이 꿈만 같았어요
내가 정말 이 노래들을 라이브로 듣는구나 싶었고,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였던 dead in the water을 부를때는 후레시고 사진이고 그냥 얼어버렸네요 ㅋㅋ
그리고 또 들었던 생각이
제가 오아시스 활동 당시 찾아본 인터뷰나, 인터넷에서 접한 일화 속 노엘과
무대 위에서 직접 본 노엘의 모습이 꽤나 달랐다는 거..
물론 나이 들어서 많이 스윗해졌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제가 느꼈던 갤러거 형제의 캐릭터는 여전히 철없고, 막나가고, 고개 들며 멋지게 사는 형 느낌이었어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런 노엘과 현재의 노엘 사이에는 30년 가까이 되는 시간이 있었고
그저께 본 노엘은 훨씬 멋지게 나이 든 어른이었어요
사춘기 어린 마음에 좋아했던 락스타에 대한 동경이
살아있는 전설이 된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심으로 바뀌는 순간이었고,
그게 제겐 정말 아름다웠고, 한편으로 뭉클하더라구요.
그리고 긴 세월을 갤러거 아저씨와 함께 지나오며,
그 과정을 직접 경험했을 올드팬 분들이 참 부러웠어요
그분들이 이번 공연때 느꼈을 감정을 저는 상상도 할 수 없으니까요
여기 후필즈에 계실 수많은 올드팬 분들께 감사드려요
덕분에 저같이 뒤늦게 노엘을 좋아하게 된 사람들도 직접 공연을 볼 수 있었으니...
아래부터는 지금은 좀 지나간 떼창 관련 떡밥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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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인스타그램 공지를 보자마자 놀란 게,
생각보다 훨씬 큰 공연장을 잡았더라구요.
근데 티켓팅에 개같이 실패해서 다시 한번 놀랐네요;;
이렇게 우리나라에 노엘 팬이 많았나, 싶다가도
뭔가 오아시스 노래 몇몇 곡만 아는 라이트팬이 대올해 들어서부분이 아닐까 하는 직감? 우려?가 들더라구요.
그리고 공연 당일날
제가 있던 구역에는 제 또래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하플버 노래는 따라부르는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조금 뻘쭘하다가
와싯 노래 인지도 순으로 떼창 소리가 커지는 걸 보고 어느 정도는 그 우려가 맞았구나 생각했어요
후필즈 분들도 이 부분을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구요...
그리고 'MZ 아이콘 노엘 갤러거'라는 헤드라인을 보고
문득 제 또래에서 오아시스가 어쩌다 알려지게 됐는지 떠올려봤어요
이하 내용은 제가 경험한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요
중학생 때 와싯 노래를 듣고 있으면
친구들이 뭐 그런 노래를 듣냐, 틀딱(;;)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나요
노래 좋다고, 한 번 츄라이 츄라이 해보라고 해도 통하지 않았지요
그도 그럴 것이 락 음악 자체가 제 또래에서는 비주류이기도 했고,
이미 오래 전 해체한 밴드는 친구들 관심 밖이었겠지요
하지만 몇 년 후 그 친구들도 고등학생이 되더니
하나 둘 원더월이나 돈룩백인앵거같은 노래를 좋아하더라구요.
아니 내가 들어보라 할 때는 언제고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밴드, 락 음악에 많이들 입문하고,
제 또래 사이에 다시 유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니 이번 콘서트의 아쉬운 반응도
아직 현역인 노엘 갤러거의 하이 플라잉 버즈의 공연을 보러 온 팬들과
이제는 클래식이 된 오아시스의 멤버였던 사람의 공연을 보러 온 라이트팬들 사이의 시선 차이가 아닐까 해요
그리고 그 라이트팬들도 이번 공연을 통해서
노엘 갤러거가 아직도 멋진 앨범을 내는 현재진행형의 아티스트라는 걸 알았으니
다음 내한부터는 그런 시선차가 좁혀질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세대교체의 과도기일수도 있겠다 싶구요..
암튼 그래서 내년에도 치프가 온다고 하니
그동안 열심히 돈 모아서 또 가려구요.
그때가 되면 제 또래 팬들도,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함께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그때는 부디 이쁜 머천이 있기를 바라며...
첫댓글 마음이 느껴지는 후기 감사합니다. 오아시스 노래도 좋지만 하플버도 매력이 있어요. 그리고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후에도 계속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노엘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내년 티켓팅이 더 어려워지지 않기를 바라며ㅠ + 그치만 이쁜 머천은 없을 것입니다...
그르게여 하플버 노래 좋은거 많이 알았음 하는데..
그나저나 머천 진짜 아오 ㅋㅋㅋ
올드팬인 저는 신규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도 여기 처음 가입할 때는 새싹같은 팬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고인물이라기도 하기 민망한 처지가 되어있네요.
학교 근처의 CD판매점에 오아시스 신보 예약 걸어놓고 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특히 5집 살 때 가게 직원이 한물간 오아시스를 아직도 듣냐고 했었는데요, 그 후로 20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유입 팬들이 있다니 감격.
개인적으로는 올해 내한 3일 모두를 한톨도 아쉽지 않고 만족스럽게 봤어요. 어쩌면 하플버 내한 중 가장 좋았을지도요? 전 내한의 기억을 까먹어서일 수도 있지만요.
상대적 신규팬으로의 생각을 정리해주셔서 감사드리며, 내년도 후년도 함께합시다.
노엘 머천을 살 마음이 들 그 날이 오기를 바라며…
저도 고인물;로서 동감해요 새로운 팬이 계속 유입되는거는 감격스러운 현상입니다 노엘도 뿌듯해하구요 올드팬들만 즐기기엔 너무나 좋은 음악이지요 이 인기가 지속되기를 !!!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함께하자구요
저도 중학생때부터 좋아해서 친구분들 반응 넘 공감돼요ㅋㅋ 팬층이 넓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즐길 수 있는건 좋은 것 같아요🥹 내년에도 재밌는 공연 됐으면 좋겠네요 과연 예쁜 머천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니까요 ㅋㅋㅋㅋ
머천은...고인물분들 반응 보면 기대하긴 힘들 것 같네요
관람객이 점점 줄어가며 잊혀지는 아티스트도 목격했던 터라, 신규유입이 꾸준하고 이정도 티켓파워 유지할 수 있는게 너무 기쁘고 대단하게 느껴져요.
다음 공연에도 물론 하플버 노래는 모르는 관람객도 당연히 많을거예요 그래도 너무 벅차지 않나요 계속 한국에서 볼 수 있다는게ㅜㅜ
그니까요 그래서 올드팬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덕분에 노엘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저도 같이 느끼는 거잖아요 ㅎㅎ
머천 진짜....너무했어요 차라리 전처럼 포스터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ㅋㅋ 내년에 또 보자구요!
진짜 포스터 있었으면 바로 샀을듯 ㅠㅠ 내년을 기대해 봅시다
사실 아티스트의 영감이란 것이 나이 들면 사그라들기 마련인데, 딱 그 시점에 우리 스크리밍 틴에이지 코리안 소녀 팬들 등장해서 저는 너무 기뻤어요ㅋㅋ 아닌게 아니라 큰 활력소가 되었을 것이고, 지금 이렇게 첫 공연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젊디젊은 팬들이 또 그 뒤를 이어 다른 영감과 자극을 줄 거라 생각해요. 저는 외국을 자주 가는 편인데, 항상 느끼는 점이 이렇게 적극적인 한국인들의 어떤 국민성? 민족성? 이런 것은 세계 어디를 가도 찾아볼 수 없다는 거예요. 우리는 우리답게 계속 재미있게 즐겨보아요.
스크리밍 틴에이지 소녀 팬이라기엔 저는 칙칙한 남자 공대생이긴 한데...
암튼 앞으로도 재밌게 즐겨보자구요 사실 내년이 벌써 기대됩니다 히히
@달려가는초코파이 어이쿠 칙칙하다뇨. 30을 맞이할 때 이게 망언이라는걸 깨달으실듯ㅋㅋㅋㅋ 내년에도 잼나게 놉시다
@눼엘 어우 진짜 그럴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