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시집 가던날, 육군 장교출신 든든한 사위, 대전 청남대에서 조촐하면서도 화려한 결혼식장 좋기도하고 행복 했었는데 사위에게 딸 맡기고 시골영감 귀가하는 버스 속에서 한없이 울었었다. 무능한 애비, 애틋하게 사랑할줄도 모르고 야생마처럼 키웠는데 이 모진 세상 어떻게 살것인가? 걱정반 기대반. 매마른 나의 눈에서 폭포같은 눈물 흐름은 절제할 수 없는 나의 값싼 감정 이었을 것이다.
2년뒤 나의 첫 손주의 출산. 토끼 쎄끼같은 손주 얼굴 보는 할애비 마음, 이것이 인생 이로구나 지금 생각해 보아도 신비롭고 흥분된 마음 아직 지울수가없다. 마침 외할머니 허리 디스크로 병 치레하는 도중 임으로 손주 육아(育兒) 포기하면서 몇일밤 밤새 우는 모습을 보았다.
딸아이 부부 척박한 서울 신혼 생활 직장 포기할수도 없는 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모(保母)할머니 지금 생각해 보아도 너무 고마운 분 이셨다. 친 손주 이상으로 사랑하고 아껴주시고 애기때 위장(胃腸) 키워야 건강하게 자랄수있다며 이유식 숟가락 들고 애기 쫓아 다니시던 모습 지금도 그 고마움 감개무량이다.
물론 요즈음 세상 아이하나 키우는데도 정말로 노심초사(勞心焦思) 사위 딸 나의할멈 최선을 다 하였다고 생각된다. 너머지면 다칠세라 고생하던 생각이 새롭다. 이 할애비는 뒷짐짖고 구경만 하였다마는. 그 아이가 자라서 천동 초등학교에서는 총 학생회 부회장 하시더니 중학교 진급이후 2021년3월12일 드디어 총 학생 회장이 되셨다고 할아버지에게 축하하여 달라는 카톡을 보내왔다.
할애비는 학창시절 반장(班長)해본 기억은 있으나 선량(選良)은 별로 관심 없었으니 그 흔한 감투들 자격도 없었겟지만 거의 사양(辭讓)하는 처지이고 사실은 조그마한 선거라도 정치? 냄새 나는것같아서 별로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성격이므로 크게 기뻐할 이야기는 못 되겟지만 복잡한 서울 도심(都心) 한 가운데에서 손주 스스로의 힘으로 선거대책본부 꾸미고, 공약 연설문 작성하고 웅변을 하여 학생회장에 당선 되셨다니 정말로 대견하고 흐믓하며 의아한 생각까지 들면서 기쁘기 한량없다.
그러나 할애비는 솔직히 남의 앞에 나서는 일 크게 환영하지는 않는다. 중학생까지는 찬란한 추억으로 좋은 경험이겟지마는 고등학교 대학교 일반사회에서 선량(選良)을 즐겨할까 그것이 걱정 되노라. 할애비 의지는 별로 중요하지는 않겟지만 학업에 열중하여 그저 멋있는 한사람의 인격체로 자라는 것을 보고싶을 뿐이다.
공부 잘하여 박사되면 좋고, 손주의 바람대로 과학자되면 더 좋고, 꿈을 가진 멋진 놈으로 성장하기를 오늘도 부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한다.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