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원님 페북 글]
<청년 세대를 짓누르는 금리의 무게를 '공정금융'으로 가볍게 해야 합니다.>
20~40대 젊은 세대가 뒤늦게 영끌로 집을 샀다가, 집값 하락과 금리 인상으로 이중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금리 때문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영혼을 파는 심정으로 집을 매도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가계도 가처분소득이 급속히 줄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자초한 결과라고 외면해선 안 됩니다.
이 문제에는 한국 특유의 부동산 광기는 물론이고, 금융산업의 구조적 후진성도 원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익이 16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배당수익률도 7%를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이 막대한 수익의 90% 정도는 대출이자에 따른 이익에서 나옵니다.
고금리 정책으로 그야말로 횡재한 것입니다.
반면에 해외 주요 은행들을 보면 총수익 중 이자이익의 비중은 40~60% 정도입니다.
나머지 이익은 금융 상품 개발, 신산업 투자 등 적극적인 금융 서비스 사업을 개척해서 얻습니다.
즉,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은 국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하면서 배를 불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집마련 대출, 전세 대출, 소상공인 창업 대출 등 한국 특유의 국민 정서와 상황을 이용한 게으른 사업방식인 겁니다.
특히 평생 내 명의로 된 집을 못 가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빠진 청년들에게 변동금리의 대출을 제공하는 것만큼 쉬운 장사는 없었을 것입니다.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금리를 책정하는 방식도 공정하지 않습니다.
첫째, 은행들은 대출금리는 성큼 성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찔끔 올립니다.
둘째, 은행들은 기업대출에 비해 가계대출에 과한 가산금리를 얹습니다.
이러한 관행은 아직 금융에 미숙한 청년들이 낮은 예금금리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저축대신에 투자와 주택 구매에 뛰어들었다가 급격한 금리변동의 함정에 빠져버린 현재의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은행들은 정부가 시중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개입하고,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관치 금융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청년 세대는 이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본인들의 이해관계가 걸렸기 때문만이 아니라, 공정의 관점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부는 은행들의 불공정한 사업관행으로 인해 청년과 서민의 고통이 가중된 것에 대해 당연한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입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2040세대의 입에서 평생 빚만 갚다가 죽을 것 같다는 암울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은 요건이 까다로워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한계 상황에 처한 일부 가계에 대해서 상환을 유예하거나 금리를 인하해주고 있지만, 전체 대상을 생각하면 언 발에 오줌 누는 격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미래 세대가 감당하기 힘든 고금리로 고통을 겪는 상황은 소비 축소로 경제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정부는 청년 세대의 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가동해야 합니다.
종부세 인하보다 더 시급한 일입니다.
비상한 상황에는 비상한 대책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안심전환대출 요건 추가 완화, 기한 연장 효과가 있는 대환대출 활성화, 청년과 서민 대상 채무 조정 프로그램 확대 등 아직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은행들도 설득력 없는 불평을 늘어놓지 말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일반기업들도 ESG 경영으로 사회적 책임과 투명 경영의 책임을 다하며 함께 상생하는 경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관치금융을 비판할 때가 아니라 ‘공정금융’을 행할 때입니다.
첫댓글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