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에 집에 들어 왔습니다.
녹초가 된 것 같군요. 무엇보다도 그 애가 걸립니다.
어제, 저와 친한 친구인 그 애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언젠가는 그러리라는 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친구의 전화 목소리가 담담했던것에 비해,저는 어찌할바를 몰랐습니다.
너무도 미안했죠,
친구의 아버지가 아프신게 언제부터였을까요,
적지않은 시간이었고, 생각뿐 그 동안 저는 친구에게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못했어요. 오히려 투정만 부렸을뿐.
오늘 문상을 갔어요.
친구의 동생이 슬피, 너무도 슬피 곡을 하는 소리가 다른 방에서 새어나오더군요.
염을 했대요.
친구의 언니는 거의 실신상태였구요.
친구는 눈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대요.
저는 그 모습이 더 가슴 아팠습니다.
나쁜 기집애죠.
옆에 바로 옆에 언제든 어깨 빌려줄 준비된 사람, 나뿐만 아니라도 많았는데, 한번 써먹을줄도 모르는.
저는 그 애 앞에서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그저 음식나르고, 치우고,
웃으며 애기하고. 그렇게 웃고 떠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웃으며 애기하는 그 애의 모습이 저는 왜이리 슬프게느껴질까요?
제가 그 애에게 좋은 친구 못되어줬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그애가 내가 힘들어하면 그랬죠.'친구, 내가 있잖아.'
바보, 나 역시 그렇다는거 모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