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편지」
- 지리산의 꽃, ‘구례종덩굴’
지리산에서만 자라는 ‘구례종덩굴’의 학명(Clematis mankiuensis Y.N.Lee)에서는 우리나라 학자의 이름,
이영노 이화여대 교수(2008년 작고)의 이름이 들어있어 더욱 반갑습니다.
흰민들레, 서울제비꽃, 금강초롱 등 한국의 특산식물인데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학자에 의해 등록이 되어
많은 꽃들의 학명이 일본인 식물학자 nakai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요.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Nakai)이 대표적입니다.
금강초롱꽃 학명에는 국권침탈 주역인 초대 일본 공사 '하나부사 요시타다'의 이름이 들어있습니다.
식물학자인 나카이가 세계식물학회에 등록을 하면서 일본인 하나부사의 이름을 넣어버린 것입니다.
한국 특산식물인 금강초롱꽃이 아직도 일본인의 이름표를 달고 살고 있습니다.
또 울릉도의 특산식물인 섬현삼, 섬기린초, 섬초롱꽃 등도 일본인들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인 '다케시마'(竹島)와 나카이가 붙여져 있습니다.
이영로 교수의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늘 보던 종덩굴은 자주색이었는데 노고단에서 만난 종덩굴은 색이 백색 가까운 노란색이어서 좀 특이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우연히 지리산에서만 사는 구례종덩굴이라는 것을 알고 꽃이 피는 6월이 오기만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6월 12일, 드디어 노고단 오르는 길, 반야봉 오르는 길에서 만났습니다.
우리 들꽃 중에서 구례가 자생지인 남바람꽃이 초창기에 구례의 옛이름인 봉성바람꽃으로 불렸지만
정식명칭이 되지 못하고 남바람꽃으로 등록이 되어 아쉬움이 많은데 ‘구례종덩굴’은 당당하게도 구례의 이름을 달고 있으니 어찌 자랑스럽지 않겠습니까.
새벽 3시에 출발하여 지리산에 들어 오후 5시까지 무려 14시간, 20km의 산길을 오르내리느라 몸은 지쳤지만
구례종덩굴, 흰참꽃, 나도수정초 등 숲에서 새로 만난 꽃들이 주는 기쁨으로 마음은 가볍기만 한 하루였습니다.
-섬진강 /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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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자료
구례종덩굴(Gu-rye-jong-deong-gul));
분류 - 미나리아재비목 > 미나리아재비과 > 으아리속
꽃색 - 노란색, 백색
학명 - Clematis mankiuensis Y.N.Lee
개화기 - 6~7월
분포지역 - 한국 전남 지리산
잎
잎은 마주나고 엽병과 작은잎자루가 꼬부라져서 덩굴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엽병은 잎몸보다 짧고 3장의 소엽으로 된 겹잎이다. 맨 끝의 소엽은 달걀 모양이며 길이 약 6cm, 나비 약 3cm이다.
끝은 점차 뾰족해지고 가장자리에 깊이 패어 들어간 흔적 또는 이 모양의 톱니가 있다.
곁작은잎은 달걀 모양이며 길이 약 4cm이고 털이 난다. 소엽의 엽병은 길이 1.5∼2cm이다.
꽃
꽃은 7월에 노란빛을 띤 흰색으로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 달린다.
긴 종 모양이며 길이는 약 2.8cm, 지름 약 2.4cm이다. 꽃잎은 길이 약 1.8cm이다.
꽃받침은 4갈래로 갈라지고, 갈래조각은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운데부분까지 붙어있으며 끝은 밖으로 젖혀진다.
줄기
나무를 감고 올라가거나 땅을 기며 나무처럼 단단하다.
첫댓글 우리 주변의 많은 자연들, 일상생활에서의 숱한 주위 환경들.....아직도 없어지지 않은 일제의 잔재들이 깊이 뿌리박고 있는 것이 어디 학명 뿐이겠습니까...
나 자신도 무심코 쓰는 일제의 용어들에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