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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미스 다이어리] 010 - 여자의 행복?
씬1/ 결혼식장 (D/ENG)
친구들 기념촬영 후 웅성웅성 모여있는 친구하객들 모습.
미자는 지영, 윤아와 얘기하며 하객들을 본다.
미자 (NA) 올가을 벌써 일곱 번째 참석하는 결혼식이다.
하늘색과 붉은 색, 화려한 프린트 등
파티에 온 듯한 화사한 원피스나 투피스 여자들.
미자 (NA) 보통 저렇게 화사한 공주차림의 여자들은 유부녀이고..
회색이나 검은색 바지정장입은 여자들
미자 (NA) 저런 출퇴근용 정장을 입은 여자들은 미혼여성들이다.
이때 화사한 원피스차림의 현주가 다가온다.
현주 야! 최미자!
미자 어~ 현주야!
현주 (지영과 윤아도 알아보고) 야 니네들 진짜 오랜만이다~~~
여셋 잘 있었어? / 결혼 생활은 재미있구?
현주 그럼~ (흘기며) 으유 연락들도 안하구... 오늘도 바쁜 거야? 끝나고 약속있어?
여셋 (응? 서로 보며) 아니...
씬2/ 아파트 (D/ENG)
널찍한 실내에 특별히 감각적이진 않지만
그런대로 세련되고 부유해보이는 인테리어.
한쪽은 가족사진들로 장식되어있다.
여셋은 사진을 보는
미자 (NA) 현주는 스물여섯살 딱 좋은 나이(?흠~약간 호흡)에 돈많은 남자와 결혼해 아들 하나를 낳고 안정된
결혼생활을 하는, 자신감 넘치는 유부녀다.
지영 애기 너무 귀엽다~
미자 잘 생겼네~
윤아 (괜히 딴지) 누구 닮은거야? 아무도 안닮았는데?
지영 (으이그..)
현주, 음료수와 쿠키 든 쟁반가지고 나오며
현주 야 말도 마~ 지가 지네 유치원 얼짱이라고 벌써부터 여자친구 바꿔가면서 사귀고 난리다 야!
여셋 (애기자랑에 떨떠름) 응.. / 그렇겠네 뭐...
현주 근데! 니넨 도대체 언제 결혼할건데! 응?
여셋 (표정 굳곤 동시에/E) 그 얘기 왜 안하나 했다!
여셋 뒤로 현주 걸리는 그림 위로
타이틀 - 여자의 행복?
씬3/ 아파트 (D/ENG)
여셋와 현주, 현주아들(5살정도)의 재롱을 보고 있다.
그냥 그런 까부는 춤인데 현주는 신통하다는 듯
박수치며 난리고 여셋은 억지호응
현주 아우 나 쟤 땜에 못살어~ 뭐든지 한 번 보면 그냥 바로 그대로 따라하는 거 있지?
지영 (그래도 호응) 어~ 진짜 똘똘하다~
미/윤 (차! 저게 뭐.. 하는 표정)
현주 니네두 빨리빨리 가서 낳아라~ 시집가서 애까지 낳아봐야 어른이지, 니넨 아직 애들이야 애들~
여셋 (큼...)
현주 어이구 잘하네 우리 아들~ 나중에 연예인할까?
여셋 (못봐주겠는)
씬4/ 부록방 (D)
우현, 잘 안써지는 듯 골몰히 생각하며
타자치고 있는데 부록, 들어온다.
부록 또~ 그놈의 라디오사연 쓰냐.
우현 아니요. 소설써요.
부록 소설?? (하.. 웃음나는) 무슨 소설?
우현 (수줍은) ... 사랑얘기요.
부록 (웃겨서 헉!) 사랑..얘기!
우현 매형, 저 소설 다 쓰면 책으로 만들어주실 수 있죠! 에?
부록 시끄럽다..
우현 형님?
부록 배고프다.. 밥차려라..
우현, 부록을 흘기더니 나가고
부룩, 픽! 웃더니 쓰윽 목빼고 원고보는데..
읽으며 황당하고 가소로운 표정
부록 (읽는) 순영씨는 예쁘다. 착하고 요리도 잘하고 예쁘다. 그래서 영철이가 순영씨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영철이도
잘생겼다. 그래서 순영씨도 영철이가 좋다고 했다. (표정 일그러지며) 이게 뭐냐 이게...
씬5/ 정육점 (D/ENG)
채소든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오는 우현,
고기상태를 본다.
우현 여기요! 삼겹살이요..
이때 네---하며 나오는 명옥(20대의 참한 분위기).
우현, 명옥을 보더니 한눈에 반한 듯 멍--한.
BG) 클래식한
명옥 (상냥) 삼겹살이요? 얼마나 드릴까요?
우현 (멍한) 예... 안녕하세요..
명옥 (다소 황당) 에? 예.. 얼만큼 드릴까요?
우현 (멍한) ... 어... 삼겹살이요...
명옥 (황당해 뚫어져라 쳐다보는)
우현 (떨려 시선 피하는)
씬/ 집외경 (N)
씬6/ 거실 (N)
할머니셋과 부록, 우현, 신문지 깔고서
삼겹살 구워먹고 있다.
우현은 멍-하게 굽기만 하고 먹는둥 마는둥.
영옥, 혜옥이 기름 다 뜯어내고 먹는 모습 못마땅하게 보는
영옥 그걸 그렇게 다 떼면 뭘 먹냐!
혜옥 기름이잖아~ 살쪄.
영옥 그래, 날씬하게 해갖고 내년엔 시집가라~ 응?
혜옥 (흘기는)
영숙 고기는 좋네~ 요새 한 근에 얼마든가?
우현 에? (기억 못하는) 어... 얼마드라..
부록 아 금방 사오고도 모르냐?
영옥 혜옥일 닮아가나..
혜옥 뭐?
영숙 어디서 샀는데.
우현 에? (두근두근) 저기... 우진상가 1층에..
영숙 아~ 명옥이네?
우현 !!!
영숙 (궁시렁투) 거기가 원래 저-쪽 시장에 있다가 요번에 글루 이사왔잖어. 쯧, 혼자서 애들 키우느라 고생 많이
했지~ 인제 다 보내고 명옥이 하나만 남았지 아마?
이때 삼겹살 위로 명옥얼굴 오버랩
우현 (삼겹살보며 웅얼) 명옥씨...
혜옥 에이! 이건 다 탔네~
혜옥, 고기 내려놓는데
우현, 아까운지 얼른 집어 먹는다.
일동 에유! / 탄 걸 왜 먹어~~ / 뱉어~
우현 (그대로 씹어 삼키는)
씬7/ 아파트 (N/ENG)
여셋과 현주, 음료수에 쿠키먹으며 얘기중인
현주 이것저것 다 따지면 결혼 안돼~ 뭐 하나는 포기해야지. 외몰 포기하든, 학벌을 포기하든! 근데 니네 경제적인 건
무시 못한다~ 능력은 봐야돼!
미자 (NA) 현주는 선생님이고, 우린 결혼이란 숙제를 안해 하루종일 혼나고 있는 학생이다.
윤아 결혼하잔 남자들이야 있지~ 근데 아직은 좀 그래~ 더 놀다 하고싶어.
현주 (잔소리투) 의그~ 너 그렇게 계속 과거만 만들다 나중에 큰 코 다친다?
윤아 (뭣이?! 보는)
현주 결혼은 다~ 때가 있는 거야~ 때 놓치면 진짜 힘들어져~
미자 (괜히 지지 않으려) 그럼 뭐~ 자기일 가지면서 자유롭게 사는 거지. 그런 여자들 많아~
현주 (한심 불쌍) 그래서, 여자로서 행복하대?
미/윤 (!! 거슬리는데)
지영 (동감) 그건 아니겠지..
미/윤 (찌릿! 지영 째리는)
지영 (왜..?)
현주 야 안되겠다! 내가좀 나서봐야지! (전화걸고, 애교없는 익숙한 톤) 여보세요? 어 자기야 난데, 주위에 괜찮은
총각들좀 없어? 내 친구 소개시켜주게~
윤아 (못참고) 저기, 난 가봐야되거든?
미자 나두!
지영 (눈치보다) 어 나두...
현주 (전화 안끊은 채) 왜~ 저녁먹구 가지~
씬8/ 아파트앞 (N/ENG)
여셋, 툴툴거리면서 걸어나오는
윤아 쟤 뭐니? 지가 언제부터 우리보다 저렇게 잘났어?
지영 (뚱) 후~ 그래두 난 부럽드라..
윤아 뭐?
미자 야, 술이나 마시러 가자.
지영 아후~ 또 술 제대로 들어가겠네.
씬9/ 카페 (N/ENG)
여셋, 술마시는. 흥분한 상태.
지영만 취했다.
윤아 (분한) 걘 지가 우리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나봐?
미자 여자로서 행복하대잖냐~
윤아 차! 멍청한 게, 남편하나 잘 만난 거밖에 없는 주제에...
지영 (혀꼬여) 주줴에...
미자 지가 우리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할 얘기가 그런 거밖에 더 있겠어?
윤아 아 잘난 척을 하니까 그렇지~ 재수없어!
지영 좔난 척.. 좨수없어...
윤아 야, 넌 그만좀 마셔~~
지영 (윤아보며) 재수없어...
이때 미자의 휴대폰벨 울리고
미자, 발신자 보는데 응?? 놀라는
미자 현준데?
윤아 왜 했대~
미자 받지 마까?
윤아 받어~ 뭐 죄졌냐?
미자 (받고) 여보세요. 어.. 내일? 왜?
현주 (E) 소개팅 시켜줄라그런다!
교차//아파트. 통화하는 현주 현주 그 남자 진짜 괜찮거든? 서른 네 살인데, 뉴트럴뱅크 다니구, 아버진 돌아가시구
홀어머닌데 장남 아니니까 상관없구,
// 다시 까페. 미자얼굴에 현주 (E) 암튼 연봉두 진짜 세대~
미자 (순간 갈등하는 표정)
윤아 뭐야?
미자 (윤아 눈치보며) 어.. 그래 뭐... 알았어.. (끊는)
윤아 왜? 뭐래는데?
미자 (찔려서 괜히 미안한) 어... 소개팅 하라구.
윤아 (도끼눈) 소개팅??
미자 어.. 아니 나두 얘가 해주는 건 하기 싫은데... 그냥 다짜고짜 막 하라구...
윤아 뭐야아! 난 왜 안해준대?
미자 (엥?)
윤아 너만 해주고! 나는!
미자 (기막혀 웃음나는)
지영 (취한) 나는! 나두 해줘!
윤아 너 잘~ 엮어서 새끼쳐라~ 알았지?
미자 (웃으며) 알았어~
씬10/ 부록방 (N)
우현, 타자치고 있다. 간간이 설레는 듯한 한숨.
부록, 타자소리 짜증나는
부록 으유 그 얘기같지도 않은 거.. 시끄럽다니까~
우현 (아랑곳않고 계속 치는)
부록 야임마!
우현 (버럭) 왜요!
부록 (헉!)
이때 밖에서 미자 들어오는 소리.
미자, 문 열고 들여다보며
미자 다녀왔습니다-
부록 어.. 그래. 저녁은?
미자 먹었죠~ (반응없는 우현보고) 삼촌? 뭐해요?
부록 뭐하긴.. 또 쓸데없는 짓거리지..
우현 (멍한)
미자 네?
부록 니 삼촌이 소설을 쓴단다 차! 초등학교 3학년 2반짜리가 쓴 사랑얘기 함 들어볼래? (원고 확 뺏고 읽는)
그녀의 뺨은 저녁노을에 흠뻑 젖은 듯 빨갛게 빛나고..(응? 이게 아닌데..) 그는 그녀의 미소에 숨이 멎은 듯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미자 와~ 멋진데요?
우현 (확 뺏고) 내놔요요!
부록 (수상하게 보며) 이 자식이.. (확신) 너 그거 어디서 베꼈어! 어?!
우현 (원고를 소중히 펴서 정리하는)
씬/ 집외경 (D)
씬11/ 부록방 (D)
출근직전 부록, 바바리를 입을까
롱코트를 입을까 하다 바바리 입는.
우현, 옆에서 보며 옷 받아들고 있다.
우현 저도 바바리 사주세요.
부록 (큼... 무시)
우현 바바리 사주세요~
부록 이게~ 뭐든지 따라할라구... 쯧!
부록, 나가버리고 우현, 시무룩하다가..
부록의 롱코트 유심히 보는
씬12/ 정육점 (D/ENG)
우현, 자기 사이즈에 안맞는 커다란 롱코트를 입고
들어온다. 설레는 표정인데..
이때 적어도 50대 이상의 아주머니 나오는
아줌마 어서 오세요~ 뭐 드리까!
우현 (실망과 당황, 눈만 꿈뻑꿈뻑하더니) 좀 있다 올게요.
우현, 인사 꾸벅하고 나가고
아줌마, 갸웃.. 뭐야..
씬13/ 정육점밖 (D/ENG)
우현, 시선은 정육점쪽으로 고정된 채
괜히 어색하게 서성대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앞쪽으로 휙 지나가는 명옥.
우현, 깜짝 놀라 우왕좌왕하다
들킬까봐 얼른 모퉁이 뒤로 숨어서 보는.
명옥이 정육점 안으로 들어가자 아줌마, 나온다.
우현, 모퉁이에 등 딱 붙이고 서서는
아줌마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데..
아줌마, 모퉁이를 돌아 우현 바로 앞으로 지나간다.
아줌마, 우현을 이상하게 보고
우현, 어색한 미소.. 얼른 가시라는 제스쳐.
씬14/ 정육점 (D/ENG)
명옥, 있는데 우현, 설레는 표정으로 들어오는.
명옥 어서오세요-
우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흘깃 보는)
명옥 뭐 드릴까요?
우현 (괜히 삼겹살만 뚫어지게 보는)
명옥 삼겹살 드릴까요?
우현 네..
명옥 삼겹살을 되게 좋아하시나봐요? (고기 담을준비하며) 얼마나 드릴까요?
우현 (얼굴 보곤 순간 멍해있다가 손가락 하나 슬쩍 펴며) 일... 아니 한...
명옥 일곱근 드려요?
우현 ... 네.
명옥, 고기를 담는데
우현, 뒤돌아서 돈이 되는지 맘조리며 세보는..
명옥 (다 담고) 사만구천원이요.
우현 (천원, 오백원까지 세느라 정신없는)
명옥 저기요~
우현 (뒤돌며) 네, 명옥씨!
명옥 (황당한) ... 제 이름을 아세요?
우현 (헉!) 아니... (당황해 횡설수설) 아니 그... 옆집 아줌마.. 그니까 딸의 이모가 명옥씨라서 잠깐
착각을... (하다) 아~ 이름이 명옥씨세요?
명옥 (황당) 네..
우현 (식은땀) 아~ 그렇구나~
씬15/ 방송국 화장실 (D)
미자, 예쁘게 차려입고 서서는
정성스럽게 눈화장 고치고 있다.
현주 (E) 아는 것두 많구 머리두 되게 좋구, 암튼 진짜 괜찮다니까 잘 해~ 알았지?
미자, 설레는 미소 지으며 표정연습
미자 (E) 그래~ 내가 괜한 자격지심에 기분나빴는지도 몰라~ 괜히 혼자 사는 게 멋지다는 둥 그딴 소리 하는
애들보다 현주같은 애가 백배 낫지. 어쩜 진정한 인생선배일 지도 몰라.
이때 변기칸 안에선 으웨에엑~~~
지영이 구토하는 소리.
미자 (인상 구기며) 야 괜찮어?
지영, 으... 하며 허리도 못펴고
변기칸에서 나오는
지영 아으... 미치겠다..
미자 그러게 작작좀 마시라니까!
지영 나 인제 술 끊었다.
미자 그 얘기 칠십번째 듣는다. (옷 매만지고)
지영 이번엔 진짜(야 하려다 미자에게 으웩~하는데)
미자, 야! 하며 지영을 확 옆으로 패대기 쳐
지영, 프레임 아웃되며 우당탕 소리
미자 어머! 어머! 미안해!
미자, 고꾸라져있는 지영에게 가 일으키는
지영 그래~ 친구보단 소개팅이라 이거지~ 아예 죽여라 죽여!
하다 다시 구토나는지 변기칸으로 들어가는 지영.
미자, 미안한 표정으로 다시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새 가다듬으며 미소짓는데
미소에서 다음 표정으로 연결
씬16/ 까페 (N/ENG)
미자, 실망해 퀭한 표정.
앞에 앉은 남자, 키 작고
완전 아저씨 스타일에 못생겼는데
거드름 피는 자세로 자신감 넘치는 듯 앉아있다.
미자 (E) 이 남잘 만나려고 두 시간 화장하고, 한 시간 머리하고... 친구까지 패대기치고...
남자 (아래위 훑어보며) 아담~하시네요.
미자 (E) 차! 내가 아담하믄! 넌 콩알이냐?
남자 (약간 얕잡아보는 투로) 뭐하시느라 아직까지 결혼도 안하시고...
미자 (기막힌데 내색은 못하고/E) 그러는 너는?
이때 휴대폰 울리는
미자 (받고) 여보세요?
현주 (E) 어때? 괜찮지!
미자 (전혀!지만) 어...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
현주 (E) 잘 해봐~ 얌전하게 굴고!
미자 (참고) 나중에 할게.. 응.. (끊고 억지미소)
남자 서른 하나면... (나이 많다는 듯) 어휴~ 집에서 난리시겠어요? 시집가라고.
미자 (억지미소) 그렇..죠 뭐..
남자 전 서른 한 살이랑 소개팅하긴 처음이에요. 제일 많은 게 스물아홉이었나...
미자 (못참고) 저기요! 이런 말까지 할 필욘 없지만요, 전 이렇게 제 스타일 아닌 분 나오신 건 처음이거든요?
남자 (황당)
씬/ 집외경 (N)
씬17/ 거실 (N)
할머니셋과 부록, 밥상을 보며 인상쓰고 있다.
어제와 똑같이 삼겹살 한 쟁반 있다.
혜옥 우리 얼마 전에두 삼겹살 먹지 않았수?
영옥 (부글부글) 어제다! 어제!!
혜옥 (찔끔) 아.. 맞다..
일동, 우현을 보는데
우현은 시침 뚝 따고 불 조절하며
후라이팬 달구는
부록 너 살림살기 싫증났냐?
우현 아니요.
부록 (버럭) 근데 왜 또 삼겹살이야!
우현 아니... 거기 고기가 좋길래..
영숙 어디? 명옥이네? 거기 비싼데~ 딴데보다 꼭 천원 이천원씩 더 받아먹고 말이야. 담엔 거기서 사지마.
우현 (반항투) 왜요? 대신 고기가 좋잖아요~ 그럼 됐죠!
일동 (응? 우현보는)
씬18/ 카페 (N/ENG)
지영과 윤아, 미자얘기를 듣고 놀란
지영 (술마시고) 진짜 그랬어?
미자 (취해서) 하~ 술 끊었대매~
지영 아으! 지금 그게 문제냐? 너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하면 어떡해~
미자 (취한) 그나마 현주땜에 봐준거야! (생각만해도 질색) 어우~ 어우 재수없어! (술 벌컥벌컥)
윤아 으유! 대강 친구먹고 새끼나 치지 그걸 그렇게 차냐? 센트럴뱅크에 물 좋은 애들 많다던데!
이때 휴대폰 울리고
지영 야 전화왔어~
미자 (응? 취해서 받는) 여보세요.
현주 (E) 야! 너 그 남자 찼어?!
미자 어.. 그렇게 됐어..
현주 (E) 미쳤어 증말~ 그만한 조건 없다니까? 너 아직도 그렇게 정신 못차리냐~
미자 (버럭) 야! 넌 뭔데?
윤/지 (놀라 휘둥그레)
미자 (주정하듯) 넌 그렇게 잘났냐? 좋건좋은 남자 만나서 애낳고 사니까! 그게 그렇~게 행복하셔?
윤아 야! 얘 왜이러니!
지영 미쳤어!
하며 윤아와 지영, 미자의 휴대폰을 뺏으려 하는데
미자 안뺏기며
미자 야! 내가보기엔! 넌 행복하다고 믿고 싶은 거야~ 응? 어쩌겠어! 직업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그거라도
행복하다고 믿어야지! 안그래?
윤아 (계속 뺏으려고 하며) 아우! 얘 왜 이렇게 힘세!
미자 야, 남일 간섭하지말고 너나 잘 살어~ 너나 정신차리라구 이씨...
윤아와 지영, 미자말리는데
미자, 좀처럼 제압이 안되는
씬/ 집외경 (D)
씬19/ 주방 (D)
할머니셋과 부록, 아침먹으려 주방으로 들어오며
영옥 미자는?
부록 어제 늦게 들어와서 아직 자네요.
영옥 에으.. 내가 저거 시집가는 꼴은 보고 죽을래나..
부록 어머니두..
식탁 보면, 휴대용가스렌지에 또 삼겹살이다.
일동, 윽? 속 부대끼는 표정
부록 야 임마!!
우현 네?
부록 너 지금 해보자는 거야! 어? 이 자식이! (달려들 태세)
영옥 (말리며) 애비야!
부록 (할 수 없이 참는)
일동, 식탁에 앉으며
영숙 이거.. 줄창 삼겹살인 게.. 뭔 사연이 있는 게야..
우현 (펄쩍) 무, 무슨 사연이요~ 그런 거 없어요!
영숙 그 육곳간 명옥이한테 홀딱 넘어갔든가..
혜옥 아~ 그런 거였어?
우현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이, 이젠 안사올거란 말이에요!
영옥 (안심) 그래 그래~ (다짐) 그럼 이제 이게 마지막인거네? 당분간 고기는 안하는거네? 응? 사돈.
우현 예... 그런데요, 아직 좀 남았는데..
영옥 얼마나?
우현 여섯근..?!
일동 (표정 싸늘)
부록 (팔 걷어부치며) 그래! (우현멱살 잡으며) 죽자! 같이 죽자 이 자식아! (때리려는)
할셋 아유 애비야! / 미자애비야!
할머니들, 흥분한 부록을 말리는
씬20/ 미자방 (D)
멀리 주방쪽에서 우당탕 소리 들리고
우현 (OFF/멀리 비명) 악! 매형!
미자, 옷도 제대로 못벗고 아무렇게나 자다가
뒤척이며 깨기 시작하는데 숙취에 으으-으으-
괴로운 신음소리. 그러다..
눈 번쩍 뜨며 멍-한 표정
미자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하다 휴대폰 찾아 착발신 이력보고) 하아~ 이놈의 술때문에... (머리뜯고
괴로워하는)
씬21/ 방송국 화장실 (D)
미자, 괴로워 쭈그리고 앉아있다.
지영, 같이 속상한 듯 서 있고
지영 나랑 같이 술 끊자.
미자 ... 내가 또 뭐라그랬는데?
지영 ... 주제파악 똑바로 하라고.
미자 ... 또..
지영 속물에 저질이라고.
미자 후... 또..
지영 거기까지야.
미자 후... 죽어야돼...
지영 그러게 걔가 해주는 소개팅을 왜 나가~
미자 (약하게 짜증) 이제와서 그런 말 하믄 뭐해애~
지영 ... 쯧... 어쩌겠어.. 미안하다고 해야지.
미자 야! 그딴 놈 소개시켜 준 걔도 잘못한 거 아니냐?
지영 ... 그래도 니가 더 잘못했어.
미자 ... 아씨... (울상) 내 인생은 왜이리 꿀꿀한거냐..
씬22/ 성우 대기실 (D)
성우들, 쉬고 잡담하는 분위기.
이때 휴대폰벨 울리고
승태 (발신자 보더니 아후..곤란한 표정 짓더니 목소리 변조) 여보세요~
미자 (응? 보는)
승태 (시침 뚝) 누구요? 김..승태요? 잘못거셨습니다~
일동 (킥! 웃고)
미자 승태선배 왜 저래요?
원준 술먹고 이상한 여자한테 번호가르쳐줬댄다~
미자 에??
승태 글쎄 번호는 맞는데, 아닙니다~ (끊고 후--)
동균 (휴대폰보며) 형수님 번호가 몇 번이더라..
승태 (동균에게 달려들며) 야 이자식아!
영진 그러니까 담부턴 내 번호를 대란 말이야~ 그럼 내가 다 해결하잖아! 나 총각인 거좀 까먹지 말고~ 응?
이때 휴대폰 울리고 미자, 보는데.. 응?? 놀라는
액정에 ‘박현주’ 떠 있다.
미자 (난감해 하다..아! 목소리 변조해 받고) 여보세요~
일동 (응?? 본다)
현주 (E) 어 미자야 난데.
미자 (뜨끔하지만 계속 변조) 누구요? 미자요? 잘못거셨습니다. (하는데)
현주 (E/O.L) 나 현주라구!
미자 (창피하지만 포기하곤) 어... 현주야! (눈치보며 밖으로 나가는)
민지 어머, 저 언니두 사고쳤나봐요~ 완전 호박씨네~
씬23/ 녹음실밖 (D)
미자, 나와서 자리잡고 전화받는
미자 (미안해 말할 염치도 없는) 어 현주야...
현주 (E) 으유~~ 정신은 좀 차렸냐?
미자 어... 저기... 어제는...
현주 (E) 기억은 다 나?
미자 어.. 대강..
현주 (E) 너 나한테 미안해서 전화도 못했지?
미자 응.. 너... 기분 많이 나빴지.
현주 (E/한심하다는 듯) 차! 당연 나빴지~ 그렇다고 술먹고 술주정 하는 애랑 내가 싸우냐? 싸우면 나도 똑같지!
미자 (E/어이가 없으면서도 안심되는) 그래 넌 나랑 참~ 안똑같다.. (계속 통화) 그래.. 미안해..
현주 (E) 미안하면 밥사!
미자 그래. 응? 그래 그럼 이따가 보자. (끊고 휴대폰 보고는 씁쓸한 미소) 박현주! 암튼 멋있다!!
씬24/ 정육점앞 (D/ENG)
창 안으로 보이는 명옥모습. 무료하게 앉아있다.
우현, 그런 명옥을 엿보다 쓸쓸히 돌아서 가는
E) 타자소리와 함께 우현의 나레이션
우현 (NA) 그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다. 다만 삼겹살을 원망할 뿐. 그것이 삼겹살이 아니었다면.. 삼겹살이 아니라
늘상 먹는 김치였다면 이런 고통은 없었을 것을.. 그는 오늘도 그녀곁을 그렇게 지나쳐간다..
씬25/ 카페 (N/ENG)
여셋과 현주, 칵테일 마시고 있다.
현주 니네가 아직 잘 모르는가본데, 제대로 살림하고 애 교육시키는 게 보통 일인 줄 아니? 주부가 가정을 편안하게
지켜야 사회가 잘 돌아가는 거야~
윤아 (비꼬는) 그래~ 너만큼 전 인류에 공헌하는 애가 또 어딨겠냐~
지영 야아...
미자 (NA/약간 씁쓸) 현주는 진심으로 행복한 지도 모르겠다. 날 불쌍하게 여겼든 어떻든, 내 실수를 그렇게 쉽게
넘겨버리는 멋진 여유정도는 가지고 있으니까.
이때 동직과 정민, 다가오고
지영 어? 오빠 여기!
현주 안녕하셨어요? 오랜만이네요?
동직 네, 오랜만이에요. 얜 (정민) 제 친구 김정민이구요, 변호산데 아주 잘 나가는... (하는데)
현주 (혹해 동직 제치고 들이대며) 어머! 변호사요? (바로) 결혼 하셨어요?
동직 (기분나쁘고)
정민 아니요. 안했는데요.
현주 애인은요!
여셋 (민망한)
정민 없는데요.
현주 어머어머 잘 됐네~ 여기 처녀 많은데 뭘 딴데서 찾으실려고 해요? 가까운데서 찾지!
여셋 야?
현주 직업도 좋고, 어머~ 생긴 것도 잘 생기셨네~
정민 (뿌듯) 아~ 이거 또 내가 술사는 분위긴거야? 그런거야?
현주 호호호! 성격도 너무 좋다 얘~
정민 아줌마, 마음껏 시키세죠!
현주 (띵~) 뭐라구요?
정민 (???) 아줌마.. 아니세요?
현주 (큼..) 맞긴 맞는데요.. 제가 진짜 아줌마로 보여요?
정민 말씀하시는 투가 제대로 아줌만데요... 뭐...
현주, 찌그러지고 여셋, 쌤통이다 표정
미자 (NA) 유부녀로서는 우리 노처녀들 앞에서 우월했던 현주가 아줌마로서는 저렇듯 초라해져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유부녀들이 부러워하는 그 무언가를 우리는 아직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현주만 뾰로퉁하고 일동 왁자한 분위기에서 코드. F.O.
씬26/ 거실 (N) - 에필로그 (스크롤)
F.I. 할머니셋과 부록, TV보는데
퇴근하는 미자, 손에 비닐봉지 들고 들어온다.
미자 다녀왔습니다-
할셋 어 왔냐- / 오늘은 일찍 왔네-
부록 저녁은?
미자 안먹었죠~ (앉으며 자랑스럽게 비닐 펼치는) 짠~ 오늘 우리 삼겹살 구워먹어요!
일동, 삼겹살보며 억.. 인상쓰고
미자 (분위기보고) 왜 그러세요?
영옥 (미자를 쥐어박으며) 으이구 시집을 안갈거면 집안 돌아가는 거에 관심이 있든가
미자 아 할머니! 왜요오~~
혜옥 보기만 해도 토할 거 같애 (영숙 쪽으로 밀면)
영숙 (삼겹살 밀며) 아 좀 저리 치워~
일동, 미자를 구박하는 와중에
우현, 삼겹살을 소중히 끌어안고 덮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