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조선시대 대표적인 왕릉군 「동구릉」을 찾았다.
'동구릉'은 한양(서울)의 동쪽에 위치한 9개의 능에 17위의 왕과 왕비가 안장된 역사적인 곳이다. 1408년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시작으로 조성되었으며, 조선왕조 500년의 능제 변화를 보여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2009년에 등재되었다. 총 면적은 191만여 평으로 건원릉을 중심으로 동쪽에 3개, 서쪽에 5개의 능이 배치되어 있다.
2024.8.18일에 연장 개통된 전철 8호선(별내선 광역철도) 동구릉역 3번출구에서 약 700m(10분)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아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역사문화관
동구릉 안내도
홍살문
매표소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첫 번째로 맞이하는 문이다. '홍살문'은 왕릉의 들머리임을 알려주는 건축적 장소로 이곳을 지날 때는 몸과 마음가짐을 엄숙히 하고, 여기에 모셔진 분들에게 경건한 예를 갖추라는 뜻으로 세워진 것이다. 혹은 '홍전문'이라고도 한다. 지붕과 문짝이 없으며, 삼국시대 신라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구릉에는 안쪽에 아홉 곳의 능마다 약간 작은 규모의 홍살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개별적으로 능의 참배나 제례가 시작되는 곳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있다.
재실(齋室)
'재실'은 평상시 영(종5품) 또는 참봉(종9품) 등이 능역의 관리를 위해 근무하는 곳이며, 제례 시에는 제관들이 머무르면서 제례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주요 시설은 집무실인 재실 외에 향(香)을 보관하는 안향청, 제기(祭器)를 보관하는 제기고, 기타 행랑채 등이 있었으며, 단청은 하지 않았다.
수릉(추존 문조와 신정황후)
'수릉'은 황제로 추존된 '문조'와 '신정황후' 조씨의 능이다. 수릉은 한 봉분 안에 왕과 왕비를 같이 모신 합장릉의 형식이다. 문조는 조선 23대 순조의 아들로 왕세자(효명세자)로 책봉되었으나, 왕으로 즉위한 적이 없다. 22세로 요절하고 이후 아들 헌종에 의해 '익종'으로 추존되었고, 이후 대한제국 시기에 고종에 의해 '문조익황제'로 재추존되었다.
현릉(문종과 현덕왕후)
'현릉'은 조선 5대 '문종'과 '현덕왕후' 권씨의 능이다. 정자각 쪽에서 능을 바라보았을 때, 왼쪽 언덕에 문종의 능, 오른쪽 언덕에 현덕왕후의 능이 있다.
건원릉(조선 태조)
'건원릉'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의 능이다. 태조는 1392년에 '개경'(지금의 북한지역 개성, 고려 태조 왕건이 919년에 도읍으로 삼았던 곳) 수창궁에서 왕위에 올랐다. 재위기간 동안 나라의 이름을 '조선'이라 정하고, 수도를 '한양'(지금의 서울)으로 옮기는 등 조선 왕조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건원릉의 억새(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1408년(태종 8년)에 세상을 떠나 이곳에 능이 조성되었으며, 건원릉은 독특하게 잔디가 아닌 '억새'로 덮여 있다. 이는 태조가 자신의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심어 달라는 유언에 따른 것이라고 전한다. 능 아래에는 '정자각'(보물)과 '신도비'(보물, 왕과 대신 등의 무덤 앞에 세워 업적을 기리는 비석)가 있다.
건원릉신도비(보물)
'태조 건원릉 신도비'는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건국 과정을 비롯하여 생애와 업적 등을 영원히 기리고자 태조의 일대기를 돌에 새겨 세운 비이다. 이 신도비는 이수, 비신과 귀부가 양호하게 잘 보존되어 있어 조선 초기 왕의 신도비는 물론 다른 신도비의 전형으로 평가된다.
휘릉(인조의 두 번째 왕비 장렬왕후)
'휘릉'은 조선 16대 인조의 두 번쨰 왕비 장렬왕후 조씨의 능이다.
숲 속의 보약 피톤치드
능과 능 사이에는 고즈넉한 참배용 길이 있다. 이런 숲 속에 들어가 보면 상쾌한 냄새가 숲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피톤치드'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 등에 저항하려고 분비하는 천연 향균물질로, 특히 소나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계절적으로는 여름 특히 초여름에 왕성하게 발생하고, 시간적으로는 정오 무렵에 숲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원릉(영조와 정순왕후)
'원릉'은 조선 21대 영조와 두 번째 왕비 정순왕후 김씨의 능이다.
경릉(헌종과 효현황후, 효정황후)
'경릉'은 조선 24대 '헌종'과 첫 번째 왕비 '효현황후', 두 번째 왕비 '효정황후'의 능이다. 경릉은 세 개의 봉분을 나란히 조성한 '삼연릉'의 형태로 조선왕릉 중 유일하다.
혜릉(경종 비 단의왕후)
'혜릉'은 조선 20대 경종의 첫 번째 왕비 '단의왕후' 심씨의 능이다.
숭릉(현종과 명성왕후)
'숭릉'은 조선 18대 '현종'과 '명성왕후' 김씨의 능이다. 현종은 효종의 아들로 조선 역대 국왕 중 유일하게 외국(청나라 심양)에서 태어났다.
능을 오가는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숭릉 연지
조선 왕릉에 있는 '연지'는 풍수지리 사상의 영향을 받아 조성되었다. 숭릉 연지는 둘레가 네모나고 둥근 섬이 있는 '방지원도형'(方池圓島形)의 연못이다. 방지원도형이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에 따라 네모반듯한 모양의 둘레에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모양의 섬을 가운데 두는 형식이다.
동구릉 탐방을 마무리하고 소나무숲길을 걸어 나오며, 왕들의 발자취를 상상해 본다.
9곳의 왕릉 중 한 곳인 '목릉'(조선 14대 선조와 첫 번째 왕비 의인왕후 박씨와 두 번째 왕비 인목왕후 김씨의 능)을 보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꼭 찾아 볼 것을 약속하고 발걸음을 재촉하였다.